이 글은 팔란티어(Palantir)에서 8년간 근무했던 나빌 S. 쿠레시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팔란티어의 급격한 성장, 독특한 기업 문화, 그리고 기술·윤리적 고민을 시간 순으로 상세하게 다룹니다. 팔란티어의 내부자 시선에서 바라본 장단점, 그리고 그가 배운 점이 친근하게 풀어집니다. 주요 결론은 팔란티어가 진정한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모했으며, "실행"과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독특한 가치를 창출해왔다는 점입니다.


1. 팔란티어, 대세로 떠오르다

요즘 팔란티어는 그야말로 뜨거운 회사입니다. 최근 S&P 500 지수에 편입되었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VC)들은 팔란티어 출신 창업자에게 투자 기회를 노리며 줄을 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오랜 직원들과 졸업생들은 지금의 인기와 관심이 참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2016년부터 2020년 사이만 해도 팔란티어에서 일한다고 하면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스파이 테크 기업", "NSA 감시", 혹은 컨설팅 회사가 소프트웨어인 척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죠. 사무실 앞 시위는 일상이었고, 도덕적으로 문제 삼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폄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팔란티어에서 일한다고 하면 한동안 말 꺼내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8년간 몸담은 이 회사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팔란티어의 실제 이야기를 직접 전하기로 했습니다.


2. 왜 팔란티어였나? – 합류 전 개인적 동기와 기대

저자는 2015년 여름, 팔란티어 런던 지사에서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팔란티어는 직원 1,500명의 실리콘밸리 기업이었고, 지금(2025년) 4,000명 규모로 성장해 덴버에 본사가 있습니다.

팔란티어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어려운' 산업에서 의미 있는 문제를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헬스케어와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당시 이 분야에 진지하게 뛰어드는 회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소셜미디어, 소비재 앱(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등)이 인기였던 시절이죠.

"진짜 어려운 문제를 다루고 싶었고, 실리콘밸리 문화도 가지고 싶었다면, 그땐 팔란티어가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다."

두 번째로 인재 밀도에 감탄했습니다. 헬스케어 분야 초기 멤버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깊이 매료되었고, 비즈니스·전략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은 진심으로 이기고 싶어하는, 철학을 읽으며, 100마일 자전거를 즐기는 진짜 특이한 사람들이었죠. 이는 페이팔 마피아(초기 임원들)의 유산이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피터 틸과 맥스 레브친은 둘 다 엄청난 집념과 경쟁심, 근성의 소유자였다. 이런 리더십이 보통의 재능 있는 팀을 위대한 팀으로 끌어올린다."

팔란티어는 정말 진지하면서도 특이한 곳이었습니다. (CEO 알렉스 카프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력서나 직무설명 없이 엉뚱한 질문을 던지고,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의 본성과 사고법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나는 지원자 정보를 전혀 모르고 만난다. 아무 관련 없는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문제를 쪼개고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지 지켜본다."

면접에서는 실제 일이나 소프트웨어 얘기보다 철학 이야기(Wittgenstein 등)를 한 시간 넘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3. 팔란티어의 "현장" 중심 일 방식 – FDE와 PD의 공생

입사 당시 팔란티어는 엔지니어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눴습니다.

  1. 고객 현장에 상주하며 일하는 Forward Deployed Engineers (FDE)
  2. 제품 개발(코어 제품팀, PD) 엔지니어 – 고객 방문 없이 소프트웨어 본체를 개발

FDE는 고객사 현장에 가서 주 3-4일씩 함께 일했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 중에선 정말 드문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어려운 산업의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깊게 파악할 수 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실제로 문제를 푸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때 PD는 FDE가 만든 초기 솔루션을 '제품화'해 더 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Foundry란 제품 역시 이런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장에서 불편함을 우리 손으로 해결해서 차곡차곡 '툴'로 만들었죠. 예: SAP, AWS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도구 Magritte, 시각화 툴 Contour, 웹앱 UI 툴 Workshop 등입니다.

이렇게 고객에게 실제 도구(툴)를 공개하는 게 당시엔 매우 혁신적이었지만, 오늘날 회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 되었습니다.

"팔란티어는 '서비스 회사 → 제품 회사' 전환에 성공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지금의 80% 마진은 그 결과물이다."

이 방식의 핵심은 고객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저 요구사항만 받아 적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에 직접 들어가 관찰하고 배우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팔란티어의 문화는 '비행기 먼저 타고, 질문은 나중에'였다."

여기에는 비용도 컸지만, 그만큼 강력한 배움의 순환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4. 실제 현장 예시 – 에어버스, 성공과 학습

저자의 첫 '실전 프로젝트'는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와의 협력이었습니다. 그는 툴루즈에서 1년 동안 에어버스 현장에 붙어 일하며, 공장 문제 해결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했습니다.

"에어버스 CEO는 A350 제조 속도를 높이는 게 최대 난제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개별 데이터(작업지시, 누락 부품, 품질문제)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작업자들이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했고, 과거 문제 사례도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A350 생산 속도를 4배 올리면서도 품질 기준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생각해 보면, '좋은 UI'를 실제 현장에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생긴다."

A350 최종 조립 라인, 툴루즈


5. FDE의 역할과 팔란티어식 기업 조직 문화

FDE는 빠르게 결과를 내는 '장인정신'과 정치적 감각이 필수였습니다. 코드 품질은 다소 희생되더라도, 고객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빨리 보여줘야 신뢰를 얻었죠.

반면 PD는 범용적이고 확장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듭니다. 이 두 역할이 모두 중요합니다.

이런 방식이 성공하려면 조직 내 자유로운 논쟁과 강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팔란티어는 그야말로 '매니악하면서도, 내부 비판이 허용되는 컬트(sect)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한 신입 엔지니어와 임원이 사내 전체 메일로 진지하게 다투는 일도 일상이었죠.

"회의에서 논쟁하는 게 오히려 미덕이었다. 모두가 정말로 이 문제를, 소프트웨어와 세상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었다."

입사하면 'Impro' (연극즉흥), 'The Looming Tower'(9·11 관련), 'Interviewing Users', 'Getting Things Done' 등 다양한 책을 선물로 줬습니다. 특히 'Impro'는 사회적 맥락, 역할놀이, 집단 내 위치 파악 등 FDE가 현장 신뢰를 얻는 데 꼭 필요한 감각을 이해시키는 데 쓰였습니다.


6. 팔란티어가 만들어낸 창업자, 실무 능력, 사내 언어

재미있는 점은 팔란티어 출신 창업자가 다른 IT 기업(예: 구글) 출신보다 많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실제로 협상·정치·조율 능력을 FDE가 계속 연습해야 했기 때문이죠. 각 산업, 고객마다 '언어'를 배우고 현장 전문가들과 소통해야 했습니다.

"팔란티어는 그만의 독특한 전문용어와 밈(meme)이 넘치는 세계였다."

용어도 특이합니다. '온톨로지', '아티스트스 콜로니', '36 챔버', '점(dot)', '고통의 대사(metabolizing pain)' 등 다수의 독창적 개념이 존재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내부 언어'가 형성된 회사가 오히려 혁신력이 높다는 것도 저자는 강조합니다.


7. 평평한 조직 구조와 특이한 인재 채용 전략

팔란티어는 직급을 거의 두지 않고(전원 "Forward Deployed Engineer" 등으로 통일),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영향력은 곧 실적 기반입니다. 원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해서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틀 대신 실질적 영향력과 실행력을 보고 문화가 형성됐다. 위에서 시키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자신이 주도해서 만들었다."

채용 배경도 독특합니다.

  • 국방·정보기관 친화적 인재(전직 군인, CIA/NSA 요원 등)도 많았고,
  • '이상한 놈', 스스로 판단하고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을 선호했습니다.
  • 연봉이 사실 '시장 밑'이었고, 불이익을 감수함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은 진짜 자기 가치관에 확신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8. '도덕적 회색지대'에 대한 생각 – 기술자와 윤리의 문제

팔란티어는 '도덕적으로 까다로운(brave)' 영역(국방, 의료, 보험, 이민 등)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분야는 위험하니 손대지 마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저자는 현실은 그렇게 흑백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이 나라를 지키고, 경찰이 법을 집행해야만 하는 건 사실이다. 이 모든 영역에서 '나쁜 점'은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손 뗄 수는 없다."

팔란티어는 모든 고객과 일하는 게 아니라, 몇몇 '확실히 나쁜' 경우(예: 트럼프 시대 이민 단속 ERO)에는 손을 뗐습니다. 나머지 분야(국방, 정보, 대기업 등)는 대개 선의를 위해 일한다고 봤고, 실제 테러 공격 예방 등 긍정적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9. 데이터 통합(Data Integration)과 기술적 혁신

팔란티어가 손꼽히는 강점은 '기업 데이터 통합' 역량입니다. 데이터를 정리, 정제, 접근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Foundry의 핵심이었죠. 여러 데이터 포맷, 조직 내 권한·정치적 장벽을 뚫는 데 애썼고, 보안(feature: row-level 권한제어, 감사 이력 등)을 기본에 넣음으로써 실제로 데이터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10. 미래 전망과 저자의 선택

저자는 팔란티어의 앞으로가 밝다고 전망합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 대기업과 기관에 AI를 활용하려면 결국 깨끗한 데이터와 업무 통합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기업의 핵심 데이터에 AI가 접속하고, 실제 비즈니스 워크플로를 자동화하는 시점이 곧 온다. 팔란티어는 이미 데이터 통합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한편, 저자 본인도 오랜 꿈인 창업에 도전한다며, 정부 관련 프로젝트와 함께, 팔란티어에서 배운 사유적·실용적 문화를 그대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치며

팔란티어는 한때 외면받았던 '현장 중심·문제해결' 방식과 독특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단순한 컨설팅을 넘어서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금 AI 시대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혼란과 윤리의 회색지대에서 고민하고 '실행'하는 태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현실에 직접 뛰어드는 것", 이것이 팔란티어의 가장 큰 유산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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