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였던 '긍정 심리학'의 교수 탈 벤-샤하르(Tal Ben-Shahar)가 행복의 진정한 의미와 실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행복을 단순히 쫓는 것이 아니라 안티프래질(충격을 받으면 더 강해지는 성질) 능력을 키우고, SPIRE 모델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스트레스와 고난을 성장의 기회로 바꾸고, 삶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과학적 방법론을 만나보세요.


1. 행복을 연구하게 된 계기와 행복학의 필요성

저는 원래 하버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습니다. 학업 성적도 우수했고 운동도 잘했으며 사교 활동도 활발했죠.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불행했습니다.

어느 추운 보스턴의 아침, 저는 지도 교수를 찾아가 전공을 철학과 심리학으로 바꾸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님이 이유를 묻자 저는 두 가지 질문에 답을 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것이 제가 지난 30년 동안 행복을 연구하게 된 시작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성공, 목표 달성, 성취가 전부라고 배웁니다. 하지만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죠. 저는 심리학, 철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는데 왜 삶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연구하는 학문은 없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행복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우리가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며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행복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행복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행복은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행복해지면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 되며,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해집니다.

하지만 행복학에 대한 오해도 있습니다. 행복을 단순히 '쾌락'과 동일시하거나, 행복한 삶은 고통이 없는 삶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진정한 행복은 즐거움뿐만 아니라 의미, 관계, 그리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받아들이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2. 안티프래질(Anti-fragility): 고난을 통해 더 강해지기

어려운 시기에 행복학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나심 탈레브 교수의 '안티프래질(Anti-fragility)' 개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2.0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회복탄력성 1.0: 공학에서 유래한 용어로, 고무공을 눌렀다 떼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듯 스트레스를 받은 후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능력입니다.
  • 안티프래질 (회복탄력성 2.0): 시스템에 압력을 가하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넘어, 오히려 더 크고 강하고 건강해지는 성질입니다. 마치 공을 떨어뜨렸는데 원래 높이보다 더 높이 튀어 오르는 것과 같죠.

우리 몸의 근육이 바로 안티프래질 시스템입니다. 무거운 것을 드는 스트레스를 주면 근육은 더 강해집니다. 심리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Growth)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PTG는 고난을 겪은 후 오히려 더 성장하는 현상입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라면, PTG(외상 후 성장)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통해 더 강하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안티프래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실제로 그렇게 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0과 1처럼 이분법적인 것이 아닙니다. 평생에 걸친 여정이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결말은 없습니다.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기대하며 매일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행복의 역설과 SPIRE 모델

행복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행복을 직접적으로 추구하고 "나는 행복해져야 해"라고 집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덜 행복해지고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을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행복을 간접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마치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눈이 부시지만,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 색으로 분해해서 보면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행복도 그 구성 요소들로 분해해서 추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제안하는 SPIRE 모델입니다.

  • Spiritual (영적 안녕)
  • Physical (신체적 안녕)
  • Intellectual (지적 안녕)
  • Relational (관계적 안녕)
  • Emotional (정서적 안녕)

이 다섯 가지 요소를 각각 추구할 때, 우리는 간접적으로 전체적인 행복의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 3-1. Spiritual: 일에서 소명(Calling) 찾기

영적인 안녕은 꼭 종교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삶과 일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입니다. 예일대학교의 에이미 브제스니예프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세 가지 관점 중 하나로 바라봅니다.

  1. 생업(Job):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주말과 월급날만 기다리는 상태.
  2. 경력(Career): 승진과 성공, 더 높은 지위를 향한 사다리로 보는 상태.
  3. 소명(Calling): 일 자체에서 의미와 목적을 느끼며, 월요일을 기대하는 상태.

중요한 건 객관적인 직업의 종류가 아니라, 내가 그 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병원 청소부라도 자신의 일을 '환자의 회복을 돕는 중요한 역할'로 정의한다면 그것은 소명이 됩니다.

니체가 150년 전에 썼듯이, "살아야 할 '이유(Why)'를 가진 사람은 그 어떤 '방법(How)'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아침에 목적의식과 소명감을 가지고 일어난다면, 당신은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4. Physical: 스트레스가 아니라 '회복'이 문제다

신체와 정신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큰 문제인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스트레스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근육을 키우려면 스트레스가 필요하듯, 성장하려면 스트레스가 필요합니다.

진짜 문제는 회복(Recovery)의 부재입니다. 운동 후 쉬지 않고 계속 무거운 것을 들면 부상을 입듯이, 심리적으로도 충분한 회복 없이 스트레스만 지속되면 번아웃이 옵니다.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차이점은 그들은 정신없이 바쁜 삶 중간중간에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회복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안티프래질 시스템이 작동하여 더 강해집니다.

회복의 3단계:

  1. 미세 회복(Mini recovery): 15분 산책, 명상, 업무 없이 즐기는 커피 한 잔, 3번의 심호흡.
  2. 중간 회복(Mid-level recovery): 숙면, 주말 휴식. (신도 하루는 쉬었습니다!)
  3. 거시 회복(Macro-level recovery): 긴 휴가.

"재충전(Recreation)해야 창조(Creation)할 수 있습니다." 리더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회복을 위한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세요.


5. Intellectual: 깊이 있는 배움과 관계

지적 안녕은 호기심과 깊은 배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더 행복하고 성공할 뿐만 아니라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정보를 빠르게 훑어보는 '속독'이나 '스캐닝'에는 익숙하지만, '깊이 읽기(Slow reading)'나 깊은 학습 능력은 잃어가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능력은 사람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능력과도 연결됩니다. 7초마다 웹페이지를 넘기듯 사람을 대하면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깊은 학습을 연습하면 비즈니스 성공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됩니다. 계약서나 텍스트를 깊이 이해하는 훈련을 통해, 우리는 잠재 고객이나 파트너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6. Relational: 관계와 '셀프-풀(Self-full)'한 삶

행복의 가장 중요한 예측 변수는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양질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안티프래질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조건 역시 '관계의 질'입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베푸는 삶'과 '경청'이 중요합니다. 훌륭한 리더는 '서번트 리더(Servant Leader)'로서 남을 섬기고 경청합니다. 하지만 남에게 주기만 하고 자기를 돌보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셀프-풀(Self-full)'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흔히 행복 추구가 이기적(Selfish)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타적(Selfless)인 것은 좋다고 배우죠.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이 둘의 합성어인 '셀프-풀(Self-full)' 상태입니다. 나 자신을 채우는 것이 곧 남을 도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행복 추구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제가 행복을 추구하고 제 자신을 채운다면, 저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더 좋은 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이기적인 것도, 이타적인 것도 아닙니다. 바로 '셀프-풀(Self-full)'입니다.


7. Emotional: 고통의 수용과 감사의 힘

정서적 안녕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고통스러운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세상에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사이코패스와 죽은 사람뿐입니다. 고통을 거부하면 감정은 더 커지지만,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둘째, 즐거운 감정을 키우는 것, 특히 '감사'입니다.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은 행복뿐만 아니라 면역력과 성공 확률도 높입니다. 영어 단어 'Appreciate'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감사하다.
  2. 가치가 오르다 (경제가 성장하듯).

'Appreciate'라는 단어의 두 가지 의미, 즉 감사와 성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삶의 좋은 점들에 대해 감사할 때(Appreciate), 그 좋은 점들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Appreciate). 반대로 당연하게 여기면 가치는 떨어집니다.


마무리

모든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듯,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연습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테니스 책만 본다고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없듯이, 행복에 대해 알기만 해서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을 위한 5가지 실천 (SPIRE 체크인):

  1. Spiritual: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더 많이 행하세요.
  2. Physical: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 시간을 가지세요.
  3. Intellectual: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은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세요.
  4. Relational: 스마트폰을 끄고 소중한 사람과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세요.
  5. Emotional: 매일 감사한 일 5가지를 찾아보세요.

"배우는 데 실패하지 않으려면, 실패하는 법을 배우세요 (Learn to fail or fail to learn)." 이것이 위대한 리더와 행복한 사람들의 만트라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안티프래질 시스템을 깨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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