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지방과 당을 쓰는 몸의 에너지 시스템부터,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 근육·심폐지구력·휴식의 균형까지 차례로 설명한다. 백지연 교수는 장수를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걷거나 근력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 변화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하고 과잉 영양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운동으로 AMPK를 활성화하고, 일시적인 스트레스 뒤에 충분히 회복하는 것이다.
1. 운동할 때 몸이 쓰는 세 가지 에너지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근육이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교수는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당, 지방산, 그리고 매우 짧은 순간 쓰이는 크레아틴인산(phosphocreatine) 시스템을 소개한다.
크레아틴인산 시스템은 아주 강력하지만 지속 시간이 극히 짧다. 몇 초간 폭발적인 힘을 낼 수는 있어도 금세 고갈되므로, 장시간 운동의 주된 에너지원은 결국 당과 지방이다.
"운동을 우리가 제대로 하려면 근육이 어떻게 에너지를 내는지를 알아야 돼요. 크게 에너지원이 세 개가 있거든요. 하나는 당이 있고, 두 번째는 지방산. 이 두 개가 메인이에요."
여기서 에너지의 단위처럼 설명되는 것이 ATP다. 지방산은 연소될 때 약 32개의 ATP를 만들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 다만 산소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속도는 느리다. 그래서 지방을 주로 태우는 운동은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과 연결된다.
"지방산을 태워서 에너지를 내는 게 유산소 운동이에요. 무려 32개의 ATP가 나와요. 굉장히 많은 양이거든요. 근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반면 근육 안에는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 당이 있다. 이 당은 해당과정을 통해 매우 빠르게 에너지를 만들 수 있지만, ATP 생산량은 약 2개로 적고 저장량도 한정돼 있다. 즉, 당은 효율은 낮아도 급할 때 빠르게 쓸 수 있는 연료다.
"지방산은 압도적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거고, 당은 잽도 안 되지만 대신 빨라요. 빨리빨리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운동하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고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이른바 '퍼짐' 현상은, 몸속 당 저장량이 고갈되는 것과 관련 있다. 지방은 몸에 비교적 많이 저장되어 있어 운동생리학에서는 거의 무한한 에너지원처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방을 즉시 빠른 속도로 ATP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고강도 운동 중에는 당이 먼저 부족해져 멈추게 된다.
"운동하다 보면 '털린다' 그러거든요. '더 이상 못 하겠어' 하고 퍼지죠. 당을 쓰다 보면 저장된 당이 한정돼 있다 보니까 고갈이 나죠."
"여러분들의 지방은 되게 무한해요. 운동생리학자들은 무한대라고 얘기하더라고요."
2. 운동 뒤 혈당 상승은 자연스러운 반응
운동 후 혈당이 잠시 올라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교수는 이것이 운동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한다. 혈당 수치는 근육이 포도당을 얼마나 흡수했는지, 몸이 에너지 부족에 대응해 포도당을 얼마나 새로 만들었는지 등에 따라 개인차가 크다.
특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이 과정에서 혈당도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운동 직후의 일시적 상승만 보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건강한 대사 기능을 갖췄다면 이후 다시 잘 떨어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운동 많이 했을 때 그게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거야. 걱정할 필요는 없어."
"스트레스 상황이잖아요. 코르티솔 이런 것들이 어마무시하게 올라갈 거라고요. 그건 올라갈 수밖에 없어. 너무너무 자연스러운 상황이에요."
운동은 몸에 부담을 주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곧 나쁜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뒤에서 설명하듯, 잠깐 올라갔다가 회복되는 변화는 몸을 더 강하게 만드는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
3.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강수명과 근육
교수는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영상에서는 기대수명이 약 80세, 건강수명이 약 70세로 제시되며, 약 10년의 격차가 쉽게 줄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나온다.
"총수명은 좀 늘었거든요. 근데 건강수명은 거의 안 늘었어요. 지금 80, 70이에요. 10년의 갭이 있어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는 회복과 관리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든다. 그래서 교수는 질병이 생긴 뒤에만 대응하기보다, 비교적 건강할 때부터 근육과 체력을 지키는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질병이 이미 발생했을 땐 늦었다. 솔직히 말하면 해줄 게 없어요. 이미 다 발생한 일을 막으려면 너무 많은 품이 들어요."
특히 근육은 단순히 몸매를 위한 요소가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걷고,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직접 연결된다. 즉 근육은 건강수명과 직결된 생활 기반이다.
"근육이 그냥 건강수명하고도 직결돼요. 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근육이 너무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근육을 간과할 순 없어요."
다만 교수는 근육 성장과 장수가 완전히 같은 방향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근육을 키우는 과정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성장시키는 방향에 가깝고, 장수와 관련된 대사 상태는 에너지를 쓰고 손상된 몸을 복구하는 방향에 가깝다. 둘이 일부 상충할 수 있으므로, 생애주기와 건강 상태에 맞춰 운동·영양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육이 성장하는 건 에너지를 저장하고 성장하는 방향인데, 장수는 그쪽은 아니거든요. 몸을 복구하고 에너지를 쓰는 쪽이에요."
"내 생애 주기에 따라 약간 플랜을 다르게 가져가야 된다."
고령이거나 이미 여러 질환이 있고 영양·근육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장수 유행어에만 매달리기보다 에너지 저장, 영양 보충, 근육 형성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 반대로 비교적 젊은 20~40대는 대체로 에너지가 과잉되기 쉬우므로, 심폐지구력과 에너지 소비 능력을 높이는 전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4. 유산소와 근력운동, 그리고 휴식의 균형
젊은 층에서 심폐지구력 운동을 중시하는 흐름을 교수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렇다고 근력운동을 완전히 빼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영상의 결론은 유산소 운동을 중심축으로 두되, 근력운동을 보완하고, 회복까지 포함해 설계하라는 것이다.
"유산소를 하긴 하는데 근력을 안 할 수 없다. 롱제비티의 방향을 가져가면서도 근력운동을 보완해야 된다는 게 정반합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근력운동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방식은 경계한다. 근육은 운동 중 손상되고, 그 뒤 충분한 회복을 거쳐 적응한다. 따라서 쉬지 않고 계속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과잉 영양까지 더해진 상태에서 무리하는 것도 장기 건강에 불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휴식. 너무 여기에 몰두하다 보면 휴식을 갖지 않고 계속 몰아붙이거든요."
"적절한 회복 타임을 갖고, 너무 많은 과잉 영양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하게 심폐지구력을 유지하면서 근력운동을 약간 추가하는 형태가 가장 젊은 사람들한테 좋지 않나?"
정리하면, 운동은 하나만 골라 극단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다음 요소를 함께 보는 일이다.
- 심폐지구력 운동으로 지방을 쓰는 능력과 대사 유연성을 키운다.
- 근력운동으로 근육량과 일상 기능을 지킨다.
- 운동 강도에 맞는 회복 시간을 확보한다.
- 과도한 섭취와 무리한 훈련을 피한다.
5. 만보 걷기에 머물지 말고 운동 강도를 올려야 한다
교수의 가장 강한 메시지 중 하나는 제목 그대로 "만보 걷기가 운동의 끝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매일 만 보를 걷는 습관 자체는 훌륭하지만, 몸이 이미 그 강도에 적응했다면 같은 운동을 계속해도 추가적인 체력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맨날 걷는 사람, 걷기 만보 하는 어르신들 많거든요. 그 이상을 안 해요."
운동 강도는 개인의 VO₂ max(최대산소섭취량), 젖산염 수치, 그리고 운동 중 지방과 당을 어느 비율로 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영상에서는 운동 강도를 구분하는 Zone 1, Zone 3 개념을 언급한다. Zone 1은 비교적 낮은 강도로 지방을 활용하며 오래 지속하기 좋은 구간이고, Zone 3처럼 강도가 올라갈수록 당 의존도와 젖산염 증가가 커질 수 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자신의 VO₂ max와 젖산염 반응을 측정해 개인별 운동 구간을 찾는 것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혈액을 소량 채취해 혈당 측정기처럼 젖산염 농도를 확인하고, 어느 속도나 심박 수준에서 어떤 운동 영역에 들어가는지 평가한다.
"전 국민이 자기 프로파일을 알고, '내 VO₂ max는 여기구나' 그거에 맞춰서 운동하는 것."
"나의 VO₂ max랑 내 락테이트를 측정해서 내 Zone 1을 찾아줘요."
중요한 점은 훈련을 하면 몸이 바뀐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 꾸준히 운동하면 지방을 태우는 대사 능력이 좋아질 수 있고, 예전보다 더 높은 강도에서도 지방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 같은 속도에서 젖산염이 덜 오르고, 젖산염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는 지점도 더 높은 강도로 이동할 수 있다.
"한 달을 트레이닝하면 리피드 메타볼리즘이 좋아지잖아요. 더 높은 운동 강도에서까지도 지방산을 계속 써요. 락테이트가 안 올라."
"분명히 3, 4 러닝머신에서 락테이트가 올랐거든요. 근데 한 달 운동하면 6, 7에서 오르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예전에는 적당했던 걷기 강도가,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의 Zone 1이라고 볼 수는 없다. 체력이 좋아졌다면 조금 더 빠르게 걷거나, 경사를 이용하거나, 가벼운 조깅·인터벌 등으로 자극을 조정해야 한다.
"나는 이미 좋아졌는데 더 이상 그 강도가 Zone 1이 아닌 거죠. 레벨업을 해줘야 되는데 안 해."
"계속 걷기만 하면 아무런 변화가 안 나죠."
이는 무조건 힘들게 운동하라는 말이 아니라, 몸의 적응에 맞춰 안전하게 운동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운동만 반복하면서 "나는 매일 만 보 걸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운동 효과가 정체될 수 있다.
6. 과잉 영양이 만드는 만성 스트레스
영상은 운동만큼이나 먹는 양과 영양 상태를 중요하게 다룬다. 교수는 현대인이 필요한 것보다 많이 먹는 경우가 많고, 이 같은 영양 과잉이 몸을 계속 저장과 성장의 상태에 묶어 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뉴트리언트 센싱(nutrient sensing), 즉 몸이 영양 상태를 감지하고 대사 방향을 조절하는 체계다. 이 시스템의 변화는 노화와 관련된 징후 중 하나로 이야기된다.
"뉴트리언트 센싱 시스템 자체가 변화한다는 게 노화의 징후예요."
영양이 계속 충분하거나 과잉이면 몸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성장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반대로 에너지가 약간 부족하거나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면 AMPK라는 대사 스위치가 켜질 수 있다.
"에너지가 약간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운동을 많이 해서 에너지 소비가 많을 때, 이럴 때 AMPK가 켜져요."
AMPK가 활성화되면 몸은 저장보다 에너지 생산과 손상 복구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된다. 교수는 이 과정이 심장, 혈관, 미토콘드리아 등 전신의 변화와 연결되며, DNA 손상 복구와 자가포식(autophagy) 같은 정비 과정도 관련된다고 설명한다.
"AMPK가 켜지면 모든 분야가 변화하는 거고, 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몸이 바뀌고 우리 몸의 손상을 복구하는 쪽으로 몸이 바뀌어요."
"DNA 수리, 자가포식, 이런 게 내 몸을 고쳐 쓰고 수리하는 거잖아요."
따라서 운동은 단순히 칼로리를 태우는 행동이 아니라, 이처럼 몸의 대사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가장 확실하게 AMPK를 강하게 켤 수 있다는 게 포인트죠."
반면 단백질 섭취도 '많을수록 무조건 좋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 식품으로 이미 충분한 단백질을 먹고 있는데도 보충제, 크레아틴 등을 계속 추가하며 과잉 섭취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영상의 관점에서는 지나친 영양 공급이 장수에 유리한 대사 상태와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과잉 영양은 롱제비티랑 완전 반대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단백 섭취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영양이 과잉인 상태에서는 mTOR 관련 신호가 계속 활성화되어, 몸이 쉬지 못하고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영양 과잉 자체가 mTOR를 계속 켜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하거든요. 현대인들은 늘 영양 과잉으로 먹다 보니까 스트레스 불이 안 꺼져. 그건 문제예요."
7. 운동은 끝이 있는 좋은 스트레스
운동 중에는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같은 호르몬이 올라가고 심박수도 증가한다. 겉으로 보면 스트레스 반응처럼 보이지만, 교수는 스트레스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핵심은 그 자극이 일시적이며 회복이 가능한가에 있다.
이와 관련해 소개하는 개념이 호르메시스(hormesis)다.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스가 잠깐 가해지고, 이후 충분히 회복하면 몸은 오히려 그 자극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운다. 운동은 대표적인 호르메시스 자극이다.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운동과 같은 단발적인 스트레스가 있고, 그걸 내가 리커버리하면 좋은 스트레스가 되는 거고."
운동 뒤 휴식이 주어지면 항산화 시스템과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 즉 운동은 잠깐 몸을 흔들어 놓지만, 그 뒤 회복을 통해 더 튼튼해지도록 돕는다.
"운동은 얼마나 좋은 스트레스냐. 한 번 딱 스트레스 주고 없어져. 그럼 리커버리 타임이 있어요. 그러면서 내 항산화 시스템하고 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능력이 발달해요."
반대로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상태, 예를 들어 지속적인 과식, 만성적인 수면 부족, 과도한 훈련, 회복 없는 긴장 상태 등은 장수와 건강에 불리할 수 있다.
"좋은 스트레스라고 얘기하는 것은 끝이 있는 거. 일회성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회복하는 시간이 있다면 그건 좋은 거고요."
"해결되지 않고 계속 불을 지핀다, 그거는 롱제비티에 문제가 있는 스트레스."
8. 마무리: 운동은 '많이'보다 '맞게' 하는 일
이 영상이 전하는 결론은 단순하다. 만 보 걷기처럼 익숙한 운동에만 머물지 말고, 내 몸이 적응한 만큼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동시에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지구력과 지방 활용 능력을 높이고, 근력운동으로 근육과 생활 기능을 지키며, 충분한 휴식과 과하지 않은 영양 섭취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
특히 건강할 때부터 몸의 대사 능력과 근육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힘들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이 아니라, 짧고 좋은 스트레스와 회복을 반복해 몸을 더 오래 건강하게 쓰는 전략이라는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