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교수는 스트레스와 외로움은 모두 사람과 관계에서 비롯되지만, 해결 방식은 서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외로움은 단순히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혼자 있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스스로의 성장에 감탄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는 '받지 말자'고 다짐하는 대신, 작고 구체적으로 통제권을 되찾는 행동과 몸을 돌보는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
1. 한국의 스트레스와 일본의 외로움
김경일 교수는 심리학 연구에서 한국은 비교적 스트레스가 중심인 사회, 일본은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는 사회로 구분된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한국인이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거나 일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두 나라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의 비중과 문화적 양상이 다르다는 의미다.
일본은 오랫동안 내부 질서와 규율이 중요한 문화로 형성되었고, 그 결과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한국은 외부의 침략과 급격한 변화에 적응해 온 역사 속에서, 내부의 규율보다 순간적이고 능동적인 적응력이 더 중요했던 사회가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일본 문화에서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반면, 한국은 서로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문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본은 내부의 질서와 규율이 굉장히 중요하죠. 선을 안 넘죠.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문화는 선을 너무라고 있죠. 게다가 우리는 심지어 참견의 민족이라고 하는 재밌는 농담을 하기도 하죠."
교수는 최근 한국의 기대수명이 일본을 추월하는 지표들이 나타난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한국인에게 일본은 전통적인 장수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놀라운 변화인데, 그는 그 이유를 스트레스와 외로움의 차이에서 일부 추론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심리학적으로 스트레스는 힘들어도 사회적 지원을 받고 대처 방식을 찾으면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생기기 때문에, 그 상태를 벗어나는 일 자체가 더 어렵다. 외로움이 심할수록 건강과 수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실제로 영국처럼 외로움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다루는 곳도 있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스보다 무서운 게 외로운 거다."
"스트레스는 대처하고 사회적 지원이 들어가면서 관리가 가능하지만, 외롭다라고 하는 건 참으로 관리하기도 어렵고 빠져나오기도 어려운 거거든요. 왜냐? 주변에 사람이 없거든요."
2. 사람을 많이 만나기보다 사회적 에너지의 양을 알기
외로움을 해결하려면 사람을 적극적으로 많이 만나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교수는 이에 대해 단순히 "그렇다" 혹은 "아니다"라고 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도움이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피로와 부담을 키워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술의 주량에 비유한다. 자신의 주량 안에서 마시면 즐거움이나 사회적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량을 넘기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한 주 혹은 한 달 동안 새로운 사람을 얼마나 만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외롭다면 내가 한 달 혹은 일주일에 몇 명을 만날 수 있는지를 알아야만 사람을 만나는 것을 다음에 결정할 수 있습니다."
김경일 교수는 자신이 성격검사를 하면 내향적으로 나온다고 말한다. 여기서 내향적인 사람은 사람을 싫어하거나 낯을 가리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짚는다. 내향성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못 한다는 뜻이 아니라, 즐겁고 생산적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횟수와 에너지의 한계가 다르다는 뜻에 가깝다.
그는 일주일에 낯선 사람과 식사하거나 깊이 교류하는 일을 두 번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 첫 만남에서는 충분히 활기차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만, 두 번째 만남쯤에는 사회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피곤한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저는 사회적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죠."
"사회성은 기름 탱크의 용량 정도로 생각하시는 게 좋죠."
특히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사회성 '탱크 용량'을 아는 일이 중요해진다. 청소년기나 청년기에는 피곤하거나 실수해도 어느 정도 이해받을 수 있지만, 성숙함이 기대되는 나이에는 사람마다 다르게 대하는 모습이 관계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무리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관계의 밀도를 파악해야 사회적 번아웃을 막을 수 있다.
"중년이 된다면 내 사회성의 용량을 이제 대답하실 수 있고 말하실 수 있어야 됩니다."
또한 외로움을 없애겠다는 이유로 몇 명의 아주 가까운 친구에게만 모든 정서적 기대를 집중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그중 한 명과 관계가 멀어졌을 때 배신감과 상실감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는 가까운 관계만큼이나 느슨하고 다양한 관계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벼운 안부를 나누는 이웃, 취미 모임의 지인,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도 삶의 중요한 안전망이 될 수 있다.
3.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하는 법
"외로움을 꼭 극복해야 하나요? 차라리 외로움을 즐기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교수는 철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고민해 온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를 설명한다.
고독은 혼자 있을 때 생각이 계속 이어지고, 자기 삶을 돌아보며 시간을 채워 가는 상태다. 반대로 외로움은 혼자 버려진 듯한 느낌 속에서 생각마저 멈춰 버리는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외로움은 '고통받는 것'으로, 고독은 '즐기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독은 나 혼자만의 시간에 생각을 계속 진행시키는 거고요. 외로움은 나 혼자 버려져 아무 생각이 없고 생각이 즉 멈춰 버린 상태라는 겁니다."
고독을 즐긴다는 것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황을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다.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쓸지 아는 능력이다. 독서, 취미, 문화생활, 운동과 레저 활동은 단지 시간을 때우는 일이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채워 갈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
"혼자 있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지 못하면 외로움에 견디다 못해 나쁜 관계로 도피하는 최고의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거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아무 관계나 붙잡으면, 그 관계에서 싸우거나 이용당하거나 실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상처를 받은 뒤 다시 관계를 끊고 외로움 속으로 숨어들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므로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건강한 관계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취미를 많이 해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교수는 여기서 한국 사회에 강한 인정투쟁적 삶을 언급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을 받아야만 자기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려는 삶의 방식이다.
"다른 사람이 뭔가 인정을 해줘야만 내 존재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타인의 인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칭찬받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 문제는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가치를 오직 남의 평가에만 맡기는 경우다. 김정운 박사의 표현을 빌려, 교수는 이를 훨씬 쉽게 '남의 감탄에 목매는 사회'라고 부른다.
"남의 감탄에 목매는 삶이 아닌, 내가 나한테 감탄할 게 있는 삶."
따라서 취미나 여가도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경쟁이 되면 외로움을 해결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몰랐던 것을 배우고, 전보다 조금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는 성장의 경험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취미보다, 나 자신에게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라고 감탄할 수 있는 활동이 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된다는 이야기다.
4. 외로움을 줄이는 의외의 기반, 수면
외로움을 이기는 뜻밖의 방법으로 교수는 잘 자는 것을 제시한다. 심리학 연구에서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이 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외로운 사람이 잠을 못 자는지, 잠을 못 자서 외로워지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지만, 적어도 수면 부족이 외로움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잘 안 자는 사람이 외로운 경우가 더 강합니다. 그래서 잘 주무셔야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면은 그저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가 아니라, 잘 자기 위해 필요한 환경과 습관을 익히는 기술이자 역량이다. 교수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무작정 누워 있는 태도는, 책을 멍하니 바라보며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잘 자려면 자신의 수면 습관을 살피고, 무엇이 잠을 방해하는지 알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제대로 자는 건,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야 잘 잔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자 역량입니다."
외로움을 마음의 문제로만 해석하지 말고, 생리적·물리적 상태에서도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피곤하고 잠이 부족하면 사람을 만나는 일도, 혼자 있는 시간도, 감정을 다루는 일도 훨씬 버거워질 수 있다.
5. 스트레스의 핵심은 통제권 상실
교수는 "스트레스받지 마"라는 말만큼 도움이 안 되는 조언도 드물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의지로 없애는 대상이 아니라, 먼저 그 정체를 이해하고 다뤄야 할 대상이다.
스트레스는 사전적으로 여러 정의가 있지만, 핵심은 내가 통제권을 잃었다고 느낄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 부정적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라, 내가 상황을 바꿀 힘이나 선택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데 있다.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내가 통제권을 상실했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들을 통칭하는 겁니다."
"통제권이 있으면 꽤 힘든 일을 당해도 스트레스를 적게 느끼고요. 통제권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으면 나는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다는 거죠."
직장에서 상사가 무시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할 때 스트레스가 큰 이유도, 그 사람의 말에 즉시 맞서기 어렵고 상황을 내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수는 황당한 상상을 예로 든다. 만약 상사의 이름이 쓰인 인형을 압정으로 찌르면 실제 상사가 아파하는 상황이라면, 상대가 아무리 나쁜 말을 해도 자신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진 느낌이 들 것이고 스트레스는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예시는 실제 복수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핵심이 상대의 공격 그 자체보다 무력감에 있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한 비유다.
그렇다고 "통제권을 가져라"라고 말하는 것 역시 너무 추상적이다. 그래서 그는 스트레스를 느낄 때 통제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상황으로 이동하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평소 가지 않던 옆길, 뒷길, 가까운 동네 골목길을 걷는 것이다. 작은 변화이지만 어디로 갈지, 얼마나 걸을지, 무엇을 볼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작고 구체적인 길을 같이 가자는 제안을 저한테 합니다."
"바로 옆길, 뒷길, 안 가 본 옆 동네의 골목길이에요."
큰 스트레스를 큰 변화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직장 문제로 지친 사람이 갑자기 혼자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면, 낯선 언어와 환경 속에서 통제권을 더 크게 잃어 스트레스가 폭발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회복에는 다음 세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
- 변화: 현재의 스트레스 환경에서 잠시 벗어난다.
- 통제권: 내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
- 작고 구체적인 행동: 부담이 적고 당장 실행 가능한 방법을 쓴다.
"스트레스는 변화, 통제권, 작고 구체적인 것, 세 가지 일체가 다 갖춰지고 있어야 됩니다."
또한 모든 스트레스에 통하는 만능 해법은 없다. 어떤 스트레스에는 걷기가 효과적이고, 어떤 상황에서는 대화나 수면, 맛있는 식사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신의 반응을 기록하고 알아 가는 개인별 스트레스 데이터베이스, 즉 나만의 회복 노하우다.
6. 스트레스는 몸의 상처처럼 돌봐야 한다
교수는 뇌가 신체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을 완전히 별개로 처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뼈가 부러지거나 몸을 다쳤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과, 관계에서 거절당하거나 모욕당해 힘들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뼈 부러지고 살점 떨어져 나간 고통과 사람 때문에 겪는 고통을 하드웨어적으로 그렇게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정신력이 약해서' 생기는 일로 보고 마음으로만 이겨 내려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몸을 다쳤다면 잘 먹고, 잘 자고, 몸을 풀고, 혈액순환을 돕듯이 스트레스도 신체를 돌보며 회복해야 한다.
"스트레스 받을 때 중요한 거 마찬가지죠. 몸을 다친 사람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푸는 겁니다."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습관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기본적으로 진정제이며, 처음에는 긴장을 풀어 주는 듯하지만 동시에 감정과 말의 제어 장치를 느슨하게 만든다. 그래서 화가 난 상태에서 직장 동료와 술을 마시면 그 자리에서 원망과 불만을 과하게 쏟아 내고, 다음 날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2차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술은 진정제라는 것을 일단 이해하셔야 됩니다."
술을 마시더라도 직장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 직장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직장 동료와 마시면 함께 감정이 격해질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설명하다 보면 스스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게 된다.
교수는 대학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카센터를 운영하는 친구를 찾아간다고 소개한다. 그 친구는 대학 조직과 무관하기 때문에 '총장'이나 '학사 일정' 같은 말을 잘 모른다. 교수는 친구에게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총장님한테 섭섭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총장이 뭐야?' 이렇게 물어보죠. 그 사이에 저는 한 번 빵 터지죠."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셨겠구나. 아, 그래. 나도 일부 책임이 있네."
이처럼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평소에 직장이나 가족 안에만 갇히지 않은 다양하고 느슨한 관계망을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관점과 다른 공기를 제공해 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7.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화풀이하지 않기
스트레스 상황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습관은, 자신에게 만만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다. 이는 가족, 연인, 오래된 친구, 혹은 자신을 이해해 줄 것 같은 친절한 동료에게 가장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교수는 사람들이 '만만하다'는 말을 흔히 어리석은 사람에게 쓰지만, 실제로는 영리하면서도 선한 사람을 만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상대가 반격하지 않거나 참아 줄 것 같다는 이유로,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그 사람에게 쏟는 것이다.
"영리한데도 선한 사람을 만만하다고 착각하는, 결국은 본인이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반복하면 결국 좋은 사람부터 곁을 떠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까운 사람을 상처 입히는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관계망을 더 황폐하게 만들고 외로움을 키운다.
"내가 만만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로 풀면 좋은 사람부터 나를 떠나기 때문이죠."
교수는 주변에 나쁜 사람만 남아 있는 경우도, 처음부터 그런 사람들만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좋은 사람들을 밀어냈을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이 결국 인간관계의 질과 자신의 외로움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다.
8. 시간이 없을수록 작은 회복 행동을 준비하기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 없어요"라는 사람들에게 교수는 다소 유쾌하지만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화장실은 어떻게 가셨어요?"
화장실에 갈 정도의 시간만 있어도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더라도, 뇌에게 "나는 지금 나를 돌보고 있고, 스트레스에서 빠져나오려 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긴 휴가나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회복 행동을 찾는 일이다.
"스트레스는 큰 방법, 긴 시간으로 푸는 것이 결코 아니에요."
김경일 교수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따라 회복 방식을 다르게 준비해 둔다고 말한다.
- 30분이 있을 때는 칼국수를 먹는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칼국수는 그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음식이다.
- 5분이 있을 때는 신체를 마사지하거나 주무른다.
- 1분밖에 없을 때는 심호흡을 5~10회 한다.
- 5분, 10분, 20분, 30분, 1시간 등 시간의 길이에 맞춰 서로 다른 방법을 꺼내 쓴다.
"저는 칼국수가 영혼을 맑게 하는 음식이에요."
"제 뇌가 칼국수를 먹을 때마다 무언가 이완감을 느끼고 있는 연합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 뇌는 자신이 방치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스트레스에 완전히 압도되어 자포자기하는 대신, 나와 내 뇌가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야, 김경일 너 참 그래도 성의가 있다. 그래서 좋아.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게. 스트레스에 자포자기하지 않을게."
9. 마무리: 나를 돌보는 방식이 관계와 삶을 바꾼다
이 영상의 핵심은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단순한 '마음의 약함'으로 다루지 말라는 데 있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시간을 성장과 의미로 채우는 힘, 그리고 가까운 관계에만 매달리지 않는 다양한 연결 속에서 완화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없애겠다고 다짐하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다뤄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몸을 풀고, 안전한 관계 속에서 감정을 정리하며, 시간의 크기에 맞는 나만의 회복법을 마련하는 것이 결국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