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샷AI의 키미 K3 공개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제안한 '오픈웨이트 및 미국 AI 리더십' 서한으로 글로벌 AI 시장이 폐쇄형 모델 중심에서 개방형 모델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을 통해 솔라 오픈 2와 모티프 3 같은 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이 등장하며 대응에 나섰다. 앞으로는 국가대표 모델을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AI 기업 전체를 연결해 기술 주권과 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1. 키미 K3가 촉발한 글로벌 AI 충격
지난 2026년 7월 16일,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는 초거대 AI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다. 키미 K3는 2조 8,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전문가 혼합, 즉 MoE 구조의 모델이다.
기존의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기업들이 핵심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자체 서버에서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과 달리, 키미 K3는 모델 가중치를 완전히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문샷AI의 서비스에 접속하는 대신 모델을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실행할 수 있다. 이는 모델의 작동 방식과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이용자가 특정 기업의 서비스에 종속되는 문제를 줄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성능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키미 K3는 클로드 오퍼스 5, 페이블 5, GPT-5.6 Sol 등 최신 모델에 이어 세계 4위권에 해당하는 성능을 보였다. 출력이 다소 장황하고 속도가 느리며 토큰 생성 비용이 높다는 단점은 있지만, 중국산 AI가 단숨에 미국산 AI의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중국산 AI의 지능이 단숨에 미국산 AI를 따라잡았다."
지난해 딥시크가 고성능 AI 모델을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 문샷AI는 대형 스타트업도 높은 지능을 가진 초거대 AI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사이의 AI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7월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오픈웨이트 및 미국 AI 리더십' 서한을 제안했다. 이 서한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인텔, AMD,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IBM 등 주요 기술 기업이 참여했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30여 개 기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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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픈웨이트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
오픈웨이트는 AI 모델의 핵심 매개변수인 가중치를 공개하는 개방형 모델을 뜻한다. 반대 개념인 폐쇄형 모델은 기업이 모델의 매개변수와 학습 구조를 공개하지 않은 채 웹페이지나 API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폐쇄형 모델은 이용자가 별도의 인프라를 마련하지 않아도 되고, 기업이 모델을 계속 업데이트하므로 편리하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 기업에 의존해야 하고, 이용자의 데이터가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통제하기 어려워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오픈웨이트 모델은 사용자가 모델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체 서버나 장치에서 실행할 수 있다. 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외부 AI 서비스에 계속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델을 운용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이나 폐쇄망처럼 외부 서비스 사용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오픈웨이트 모델을 이용하려면 모델을 구동할 서버와 GPU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또한 모델의 안전장치를 해제하거나 변형할 가능성이 있어, 악용과 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현재 오픈웨이트 및 미국 AI 리더십 서한에는 의외로 구글과 오픈AI도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폐쇄형 모델뿐 아니라 오픈소스나 오픈웨이트 모델도 함께 내놓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AI 생태계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반면 앤트로픽은 서한에 서명하지 않았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오픈웨이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제한 없는 AI 접근성이 오히려 공격자에게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픈웨이트 모델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며 위험하지 않은 오픈웨이트 모델은 공공재다."
"오픈웨이트와 미국 AI 리더십 서한에는 상당 부분 동의하지만, 광범위한 AI 접근성이 공격자보다 방어자에게 이익을 준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앤트로픽이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한 사업적 부담만이 아니다. 오픈웨이트 모델이 공개되면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사고 발생 시 모델 제작사와 운용 주체 중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 안전장치를 우회한 악용 가능성이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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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 대응책이 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
오픈웨이트가 글로벌 AI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국내 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GPT나 클로드 같은 해외 폐쇄형 모델을 사용하던 기업과 연구기관은 자체 인프라만 마련하면 해외 오픈웨이트 모델을 직접 도입할 수 있다. 금융권이나 폐쇄망 환경에서도 외부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고성능 AI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국산 모델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시장이 해외 빅테크의 오픈웨이트 모델에 빠르게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 이때 중요한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것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해외 빅테크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 인프라와 기술로 만든 자체 AI 기반 모델을 확보하려는 정책이다. 목표는 글로벌 선도 AI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갖추는 것이다.
또한 국내 산업과 교육,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모델의 가중치와 아키텍처, 학습 방법론 등을 공개하는 것을 핵심 조건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특정 기업만 AI 기술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모델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개선하는 생태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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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솔라 오픈 2와 모티프 3의 기술적 성과
2026년 7월 28일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방형 AI 모델은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2와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 3다. LG AI연구원의 K-엑사원 2.0과 SK텔레콤의 A.X K2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에 참여한 모델들은 허깅페이스 등을 통해 가중치뿐 아니라 아키텍처와 학습 방법론까지 공개해야 하므로, 향후 국내에서도 다양한 오픈소스·오픈웨이트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솔라 오픈 2: 에이전트와 초장문 처리에 집중
업스테이지는 7월 22일, 오픈웨이트 모델인 솔라 오픈 2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전 세대 솔라 오픈 100B가 범용 대형언어모델 성능에 집중했다면, 솔라 오픈 2는 도구 호출, 코딩, 사무 업무 등 실제 에이전트 AI 활용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모델 규모는 2,500억 개 매개변수다. 이용자는 가중치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고, 모델 이름에 'Solar'를 포함하며 출처에 'Built with solar'를 표시하면 상업용 서비스나 파생 AI 모델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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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도 전작보다 크게 향상됐다.
- MMLU-Pro에서 딥시크 V4-플래시와 미모-V2.5 등 해외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 LiveCodeBench v6 정확도가 전작의 56.5%에서 92.4%로 상승했다.
- 금융·경영 전문가 작업을 평가하는 APEX-에이전트에서도 미스트랄 미디엄 3.5와 딥시크 V4 플래시를 크게 앞섰다.
- 한국어와 국내 업무에 특화된 KMMLU-Pro, K-놀리지, K-도메인, K-오피스에이전트 등에서도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기술적으로는 긴 글을 효율적으로 요약하는 리니어 어텐션과 세밀한 문맥 이해를 담당하는 소프트맥스 어텐션을 75 대 25 비율로 결합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 부담을 낮추면서 긴 문맥을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전체 2,500억 개 매개변수 가운데 실제 답변 과정에서는 150억 개만 활성화된다. 총 320개의 선택형 전문가 중 8개와 1개의 공통 전문가가 질문에 맞춰 작동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모델 전체 규모는 크지만 실제 추론 과정의 계산량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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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오픈 2는 솔라 오픈 100B가 특정 성능에 도달하는 데 필요했던 토큰 수를 크게 줄였다. 예를 들어 솔라 오픈 100B가 MMLU 0.55를 달성하는 데 6710억 토큰이 필요했지만, 솔라 오픈 2는 2100억 토큰만으로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구동 조건도 개선됐다. 16비트 부동소수점 기준으로 엔비디아 H200 GPU 4장으로 실행할 수 있고, 양자화를 적용하면 H200 2장으로도 구동할 수 있다. 노타는 엔비디아 블랙웰용 NVFP4 양자화를 적용해 모델 크기를 500.6GB에서 153.3GB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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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중 토큰 예측 기술인 MTP가 적용되지 않아 추론 속도가 빠른 모델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솔라 오픈 2는 속도보다 100만 토큰 이상의 초장문 문맥 처리와 에이전트 수행 능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어서, 제한된 컴퓨팅 자원 안에서 핵심 기능을 우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티프 3: 독자 아키텍처와 높은 효율성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7월 21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모티프 3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모티프는 지난해 2월 추가 공모를 계기로 개발을 시작했으며, 30여 명의 인력과 700장 GPU로 5개월 만에 프런티어급 모델을 완성했다.
모티프 3는 3,14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췄지만 실제 추론 때는 전체의 약 4%인 130억 개만 활성화된다. 질문이 들어오면 384개의 전문가와 1개의 공통 전문가 가운데 8개의 전문가가 선택돼 답변을 만든다.
이 모델에는 GLDA, 즉 그룹화 차분 잠재 어텐션 구조가 적용됐다. 이는 관련성이 낮은 단어를 줄이는 차분 어텐션, KV 캐시를 벡터로 압축해 메모리를 절약하는 잠재 어텐션, 두 기술의 병렬 처리와 자원 배분을 관리하는 그룹화 기술을 결합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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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 3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오픈소스를 조합하지 않고 아키텍처부터 개발 과정 전체를 독자 기술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원작자의 정책 변경이나 상용화 제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독자 구조를 사용하면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요구에 맞춰 모델을 직접 최적화할 수 있다.
성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티프 3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 지수에서 44점을 기록했다. 이는 유사 모델 평균 중앙값인 15점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전체 586개 모델 가운데 중복 점수를 포함해 40위, 오픈소스 모델 가운데서는 3위에 해당한다.
현재 지능 지수는 딥시크 V4 프로와 클로드 오푸스 4.6 수준으로 평가됐다. 아직 사전 출시판인 베타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버전에서 성능이 더 향상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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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내 AI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
키미 K3 공개와 오픈웨이트 서한을 계기로 글로벌 AI 시장은 앞으로 초고성능 폐쇄형 모델과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이 경쟁하는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웨이트 모델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 전 세계 기업과 정부, 연구기관이 이를 활용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이용 비용을 낮추고 기술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특정 국가나 기업의 AI 생태계에 종속될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 주권을 지키려면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은 단순히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국산 AI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외 모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생태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올해 연말에는 현재 경쟁 중인 네 개 모델 가운데 두 개만 국가대표 AI로 선정될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글로벌 AI 경쟁에서 가능한 많은 기술적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은 한국형 AI를 선택과 집중하는 것을 넘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을 엮는 성격이어야만 한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두 개 모델만 남기는 데 그치기보다는, 지금까지 사업에 참여한 모든 국내 AI 기업과 컨소시엄을 서로 연결하고 기술과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대표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의 모델과 기술이 함께 성장해야 앞으로의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독자적인 기술 주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오픈웨이트 모델의 확산은 고성능 AI를 일부 빅테크만 독점하던 시대를 바꾸고, 기업과 정부가 자체 인프라에서 AI를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그러나 개방성이 커질수록 안전성, 저작권, 책임 소재 같은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솔라 오픈 2와 모티프 3가 이미 의미 있는 성능과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이 특정 모델의 선정에만 머물지 않고 국내 기업 전체를 연결하는 생태계 전략으로 확대된다면, 한국은 글로벌 오픈웨이트 경쟁 속에서 기술 주권을 지키는 방파제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