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최고 AI 책임자이자 Scale AI 공동창업자인 알렉산드르 왕은 개인 AI 에이전트 Muse를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과 목표를 실제 행동으로 바꾸는 '두 번째 정신'으로 바라본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소비자용 AI를 만들기 위해 7개월 동안 제품과 모델을 집요하게 다듬었고, 이후 메타의 AI 연구 조직을 소규모·고밀도 인재·낮은 관료주의라는 원칙 아래 다시 설계했다. 이 대화는 제품 철학부터 밈 마케팅,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 그리고 AI가 인간의 야망을 되살릴 미래까지 폭넓게 다룬다.
1. 개인 초지능이라는 출발점
Muse의 역사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가 출범하며 세운 개인 초지능(Personal Super Intelligence) 비전에서 시작된다. 알렉산드르 왕, 냇 프리드먼, 마크 저커버그 등이 함께 만든 초기 메모의 핵심 질문은 단순했다. "어떻게 하면 강력한 AI가 모든 사람의 삶을 실제로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였다.
그들이 말한 AI는 업무를 대신하는 도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간 경험 자체를 넓히고, 사람이 원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다. 이 생각은 2025년 6월, 아직 에이전트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전부터 메타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삶을 실제로 더 좋게 만드는 강력한 AI를 만들 수 있을까? 더 넓게 말하면, 인간 경험을 끌어올리는 무언가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다만 최전선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길다. 데이터를 만들고, 사전학습을 하고, 후속 훈련을 하며, 이를 뒷받침할 전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메타는 이 긴 모델 개발 파이프라인을 먼저 돌리면서,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는 AI 에이전트를 향해 가고 있었다.
2. OpenClaw가 보여준 에이전트의 가능성과 공포
분위기가 바뀐 계기는 Opus 4.5와 OpenClaw 같은 에이전트 경험이었다. 특히 냇 프리드먼은 MSL 안에서 OpenClaw를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써 본 사람 중 하나였고, 그 경험은 "황홀함과 공포 사이"에 있었다고 표현된다.
냇은 자신의 AI에게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싶다고 말했고, AI가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인해 실제로 물을 마시는지 보고 칭찬해 주도록 설정했다. 다소 기묘하고 침해적으로도 들리는 사례지만, 동시에 AI가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행동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경험은 어딘가 무섭기도 했고, 황홀하기도 했어요."
"AI가 보안 영상으로 내가 물을 마시는지 확인하고 '잘했어'라고 말해줬죠."
알렉산드르도 곧 OpenClaw를 깊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냇이 만든 자기 분석 프롬프트를 실행해 본 경험은 특히 강렬했다. AI가 이메일, 사진 등 자신의 여러 정보에 접근해 패턴을 연결하고 연속적으로 심리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아마 3년치 치료를 한순간에 압축한 것과 비슷했어요."
그는 이 과정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로 그 취약함과 몰입이, 개인 에이전트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2026년 2월 무렵 각각 메타 이사회에 메모를 보냈다. 알렉산드르는 이를 '궁극의 소비자 제품'에 가깝다고 보았고, 냇은 기억에 남는 제목의 글인 「The Claw, the Law, and Trust Is a Must」를 작성했다. 특히 마지막 표현인 "신뢰는 필수다"는 이후 Muse 설계의 중심 원칙이 됐다.
3. 프로토타입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품까지
확신을 얻은 팀은 빠르게 움직였다. 불과 1~2주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사회에 시연했다. Muse의 상징 캐릭터인 Jollybot, 초기 형태의 Muse Charm 등 최종 제품의 많은 핵심 요소가 첫 프로토타입에 이미 담겨 있었다.
하지만 프로토타입은 '가끔 마법 같았지만 대체로 잘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이후 출시까지 7개월은 그 마법을 반복 가능한 제품 경험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가끔은 작동하면서 마법 같았지만, 대부분은 안 됐고 계속 망가졌어요."
이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도 사용자로서 직접 제품의 가능성과 문제를 함께 겪었다. 집안일에 쓰고, 아이들과 함께 사용했으며, 자신의 MMA 훈련 영상을 AI에게 보여주고 개선 조언을 받기도 했다. 당시 메타 내부 회의에서는 직원들이 "에이전트와 어떤 이상한 경험을 했는가"를 공유하는 일이 하나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다만 OpenClaw 현상은 한동안 폭발적으로 주목받았다가 사그라들었다. 알렉산드르는 그 이유를 명확히 봤다. 사람들은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지만, 제품이 대체로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가 한 번은 기적처럼 작동하고, 다음번에는 엉망이라면 사용자는 곧 떠난다.
"마법 같은 순간은 있었지만, 대부분 잘 작동하지 않았어요."
Muse가 차별화된 지점은 경쟁자를 깎아내리는 데 있지 않다. 그는 OpenClaw를 만든 피터 스타인버거와 기여자들을 존중하며, OpenClaw 자체를 비전 있는 창작물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메타가 한 일은 화려하지 않지만 결정적이었다. 모델과 제품 사이의 수많은 모서리를 끊임없이 다듬는 일이었다.
"Muse를 마법처럼 만든, 어쩌면 덜 화려한 부분은 모든 세부사항을 정말 집요하게 갈아낸 일이었어요."
4. 코딩 경쟁 대신 개인 AI를 선택한 이유
당시 AI 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는 코딩 에이전트가 가장 중요한 AI 형태라는 것이었다. Claude와 Opus 계열이 코딩에서 앞서나가며 업계를 이끌었고, 많은 회사가 그 방향으로 몰려갔다. 메타 역시 코딩 AI 경쟁에 전력으로 뛰어들 수 있었지만, 알렉산드르는 개인 에이전트라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 판단의 바탕에는 메타의 독특한 위치가 있었다. 그는 AI가 발전하면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쓰는 시간이 줄고, '진짜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같은 메타 제품은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사와 취미, 친구와 가족을 따라가며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영역에 위치해 있다.
"AI의 약속은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에 거의 시간을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메타의 제품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담고 있어요."
메타는 매일 약 35억 명이 사용하는 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업무용이나 코딩 중심 AI가 아니라, 개인용·소비자용 AI에서 가장 특별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업무도 아니고, 코딩도 아니에요. 개인적인 영역이죠."
5. 100개가 넘는 기준으로 완성도를 검증하다
개인 에이전트는 신뢰가 핵심이다. 모델은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작동하며, 에이전트는 다양한 외부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쉽게 실패할 수 있다. 사용자가 계속 실패를 겪으면 아무리 잠재력이 큰 제품이라도 '쓸모없는 제품'으로 판단하게 된다.
"신뢰성 있게 마법 같은 경험을 준다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비자 제품 중 하나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불안정하면 사람들은 그냥 쓰레기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Muse 팀은 이상적인 개인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행동과 능력을 100개 이상 목록화했다. 각각의 항목에 평가 기준을 만들고, 모델이 취약한 부분을 추적하며 훈련과 개선을 반복했다. 그야말로 제품의 품질을 수치와 사용자 체험 양쪽에서 관리한 것이다.
출시 여부는 단순한 직감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각 항목마다 출시를 막는 최소 기준과 '좋은 수준'의 기준을 설정했다. 이전 체크포인트에서는 전체 항목 중 약 80개는 통과했지만 20개가 미달이어서 출시하지 않았다. 마침내 MusePark 1.3의 특별 훈련 버전에서 전 항목이 기준을 넘었을 때, 수치적으로도 출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100개가 넘는 항목마다 출시를 막는 기준과 좋은 기준을 정해뒀어요."
또한 수많은 신규 사용자가 앱을 처음 다운로드하고 사용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Muse는 일반적인 챗봇이 아니라 실제로 일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그 차이를 이해시키고 자연스럽게 온보딩하는 과정도 중요했다. 모델 성능이 조금만 달라져도 제품 경험이 크게 흔들리는 만큼, 팀은 지속적으로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거대한 제품은 의외로 모델과 제품을 합쳐 200명 미만의 인원이 만들었다. 메타 같은 대기업에서는 매우 작은 팀이었다. 알렉산드르는 이를 의도적인 선택으로 설명한다. 중요 제품일수록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제품이 산만해지고,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응집된 경험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6. 제품에는 하나의 관점이 필요하다
알렉산드르는 큰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의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다. 여러 사람과 여러 PM이 각자의 요구를 제품에 밀어 넣으면, 결과물은 통일된 제품이 아니라 뒤섞인 괴물이 되기 쉽다.
"큰 조직의 제품은 여러 사람의 관점과 비전이 합쳐진 프랑켄슈타인 같은 결과물이 되곤 합니다."
"사용자는 느껴요.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 무언가를 억지로 밀어 넣었다는 걸요."
그는 이를 PM 지옥에 가깝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기능 하나씩을 넣으려 하면 제품은 결국 '스무디'처럼 뒤섞이고, 아무도 선명한 경험을 받지 못한다. Muse는 그 반대여야 했다. 하나의 명확한 관점, 하나의 일관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해야 했다.
이 대목에서 진행자는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삶이 1만 개로 복제된 회사"라는 표현처럼, 훌륭한 소비자 제품은 창작자의 취향과 시각이 끝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르는 Muse에서는 특히 냇 프리드먼의 취향과 감각이 제품의 방향을 크게 결정했다고 평가한다.
Muse는 공개적으로 수백만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고, 알렉산드르는 주변의 성장 그래프를 리트윗하며 Muse가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비자 AI 앱일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다만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7. 밈으로 메타를 다시 멋지게 만들기
Muse 출시 이후 알렉산드르의 X 활동은 매우 독특해졌다. 그는 제품 기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밈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퍼뜨렸다. 이 전략의 출발점은 AI 제품 출시가 쏟아지는 환경에서 Muse가 문화적으로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 AI 제품, 새 스타트업, 새 모델에 폭격을 당하고 있어요."
메타에는 막대한 배포력이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는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제품 존재를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이야기하고, 스크린샷을 공유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는 온라인 밈 문화에 깊이 빠져 있는 친구들로부터 감각을 얻었다고 말하며, 농담처럼 그들을 "내 스키조 친구들"이라고 부른다.
그의 게시물은 팀이 자동으로 생성한 밈이 아니었다. 대부분 직접 썼으며, 회의 중에도 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올려야 한다는 충동을 느낄 정도로 몰입했다.
"회의 중에 밈이 떠오르면 '아, 이건 꼭 올려야 해'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넷은 위험을 보상하고, 예상 밖의 것을 보상합니다."
그가 노린 또 하나의 목표는 '메타를 다시 쿨하게 만들기'였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처럼 문화적으로 거대한 제품을 가지고도, 메타라는 회사 자체는 오랫동안 멋지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Muse의 마스코트인 작은 캐릭터 'Jolly'는 이를 위한 좋은 재료가 됐다. 그는 출근길에 Jolly가 서류가방을 든 이미지를 만들어 "월요일에 출근하는 내 모습"이라는 밈을 올렸고, 이 캐릭터가 다양한 맥락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서 중요한 마케팅 원칙도 나온다. 소비자는 회사의 AI 연구나 기술적 위상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제품이 나에게 무엇을 해주는가?"다.
"사람들은 당신이나 당신 회사에 관심이 없어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건 자기 자신에게 이게 무엇을 해주느냐입니다."
진행자는 오래된 광고 고전인 《Scientific Advertising》을 인용하며, 광고는 제품 자랑이 아니라 소비자가 얻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렉산드르도 이에 동의하며, Muse 사용자들이 실제로 해낸 흥미로운 일을 리트윗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8. 작은 성공에서 시작되는 AI와의 신뢰
밈과 스크린샷은 앱 다운로드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쓰게 만드는 것은 결국 신뢰의 축적이다. 알렉산드르는 Muse 사용 경험을 AI와 하는 '신뢰 낙하(trust fall)'에 비유한다.
처음에는 아주 작고 위험이 낮은 일을 맡긴다. AI가 잘 해내면 사용자는 조금 더 큰 일을 맡긴다. 그다음에는 더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를 맡긴다. 이 작은 성공이 반복될수록 사용자는 AI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한다.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흥미는 있어요. 그래서 작은 한입을 줍니다. 그러고 나서 조금 더 큰 일, 더 큰 일, 더 큰 일을 맡기죠."
"성공적인 Muse 사용자는 점점 더 큰 일을 맡기고, 매번 그것이 잘 작동하는 경험을 합니다."
대학생들 가운데에는 음성 메모로 생각을 마구 쏟아낸 뒤, AI가 이를 정리해 계획과 다음 행동으로 바꾸도록 맡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깊은 신뢰는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다. AI가 사용자에게 계속 정확하게 소통하고, 애매한 상황에서는 되물으며, 실제 작업을 끝까지 수행해야 형성된다.
또한 Muse의 입소문은 스크린샷을 통해 강하게 퍼졌다. 진행자의 지인은 전용기 안에 신분증을 두고 내린 뒤 Muse에게 모든 과정을 맡겼다. "나는 이 과정에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다. 네가 전부 해결해 달라"는 식으로 요청했고, Muse는 신분증 위치 확인, 회수 방법, 배송 기사 섭외, 사무실 보안 통과와 전달 절차까지 진행했다. 이 대화 캡처 몇 장은 어떤 광고보다 강력했다.
"현대 소비자 제품은 스크린샷에서 먹혀야 해요."
Jolly 캐릭터가 스크린샷에 등장하면, 사람들은 즉시 그것이 Muse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제품 자체가 공유될 때 브랜드도 함께 퍼지는 구조가 된 셈이다.
9. AI는 인간의 야망을 되살릴 수 있는가
알렉산드르는 개인적으로 Muse를 여러 워크플로우와 두 번째 뇌처럼 사용한다. 이 표현은 단순한 생산성 비유가 아니라, 그가 AI와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 보여준다.
그는 AI가 인간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되는 미래보다, 개인이 자신의 욕망·꿈·계획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존재가 되는 미래를 믿는다. 인간은 원래 원하는 것이 있고 꿈꾸는 존재이며, AI 에이전트는 그것을 현실로 옮기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에이전트는 우리가 원하는 것과 꿈꾸는 것을 이루게 해주는 메커니즘이자 다리가 될 겁니다."
"인간은 점점 더 크게 꿈꾸게 될 거예요."
그는 아이들이 언젠가는 자기만의 별계를 갖는 꿈을 꿀 수도 있고, AI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단지 귀찮은 일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는 사람들이 어릴 때 가졌던 큰 꿈을 성인이 된 뒤에도 잃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Muse는 모든 사람에게 어린 시절 꿈꿨던 어른의 삶을 줄 수 있습니다."
알렉산드르는 사람들이 학교를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며, 각종 책임과 제약 속에서 점차 꿈과 야망을 잃는다고 본다. 진행자는 더 직설적으로 "그것은 그냥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두들겨 맞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많은 성인이 자신의 주체성과 야망을 잃은 채 살아간다는 데 공감한다.
"우리는 모두 얼마나 좀비처럼 살고 있는지 충분히 깨닫지 못합니다."
AI의 약속은 삶의 장애물과 관문지기, 귀찮은 절차를 대신 처리해 주는 것만이 아니다. 사람의 주체성(agency) 을 일생에 걸쳐 키우는 '상승 에스컬레이터'가 될 수 있다. 어릴 때 큰 꿈을 꾸고, AI의 도움으로 이뤄 보고, 그다음 더 큰 꿈을 꾸는 순환이다.
"꿈을 크게 꾸고, 이루고, 더 크게 꿈꾸고, 또 이루는 거죠."
그는 지금까지 세상은 소수의 집요한 사람들이 자기 욕망을 현실로 만들며 바꿔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십억 명 모두의 주체성이 켜진 세상은 아직 본 적이 없다. 풍부한 지능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다면, 세상은 기묘하고 다양하며 창조적인 방향으로 폭발적으로 흥미로워질 수 있다.
10. 마크 저커버그의 전화와 Scale AI를 떠난 결정
대화는 알렉산드르가 Scale AI를 운영하던 시절로 돌아간다. 어느 날 마크 저커버그가 "통화할 시간 있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완전히 처음 보는 관계는 아니었다. 메타의 오랜 임원인 알렉스 슐츠가 2021년 또는 2022년쯤 둘을 AI 이야기를 위해 연결해 줬고, 소개 이후 첫 만남을 잡는 데만 거의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알렉산드르는 마크가 엄청난 일정 속에서도 중요한 일에는 깊게 시간을 쓰고, 창업자에게 조언할 때 왓츠앱으로 길고 치밀한 답변을 빠르게 보내는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그는 굉장히 빠르고 엄밀하게 긴 왓츠앱 답변을 써요. 정말 인상적인 능력이죠."
본격적인 대화는 메타의 Llama 4가 기대한 궤도에 오르지 못한 뒤 시작됐다. AI가 메타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해지는 시점에, Llama 4는 내부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마크는 알렉산드르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알렉산드르는 이것이 마크의 중요한 강점이라고 말한다.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둔 창업자이면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업가들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구한다. 진행자 역시 마크가 자신의 '비공식 자문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인다.
Scale AI와 메타의 거래는 첫 연락부터 발표까지 약 5~6주 만에 진행됐다. 알렉산드르는 처음에는 메타가 Scale AI를 인수하거나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처럼 명확한 소비자 제품 논리가 있는 거래와 달리, Scale AI는 기업·정부 대상 데이터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크가 원했던 것은 주로 AI 조직과 Llama 프로그램을 다시 세울 인재와 리더십이었다.
"그는 인재를 원했던 거죠."
결국 메타는 Scale AI의 49%를 투자 형태로 보유하고, Scale AI는 독립적으로 계속 운영되며, 알렉산드르와 일부 핵심 인력이 메타로 합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는 이 거래를 모든 당사자에게 이익이 되는 드문 윈윈윈 구조로 봤다. Scale의 주주도 보상을 받고, Scale도 계속 성장하며, 메타는 AI 역량을 재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쉽지 않았다. 알렉산드르는 9년간 Scale AI를 자신의 '평생의 일'로 생각해 왔다.
"저는 Scale을 운영하는 내내 진심으로 제 인생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를 최종적으로 움직인 것은, 메타가 당시 AI 분야에서 다소 '손상된 자산'처럼 보였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그 상황이 기업가적 본능을 자극했다. 이미 잘 굴러가는 조직에 들어가는 것보다, 무너진 기반을 다시 세우고 원칙과 문화를 처음부터 만들 기회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이 연구소를 다시 창업하는 것과 같았어요."
11. 메타 AI 연구소를 다시 창업하는 방식
알렉산드르가 마크와 공유한 핵심 원칙은 작고, 평평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팀이다. 그는 일론 머스크가 여러 시기 보여준 것처럼, 극도로 뛰어난 기술 인재가 모인 작은 팀이 빠르게 움직이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기술적인 팀이 매우 평평하게 움직이면 아주 빠르게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어요."
마크 저커버그 역시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을 내리면 망설이지 않고 전력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묘사된다. 진행자는 이를 나폴레옹의 말인 "망설임은 치명적이다"와 연결한다. 마크는 실패 자체보다 성공했을 때 얼마나 크게 이길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며,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계속 변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알렉산드르는 메타가 구글처럼 느리고 관료적인 회사가 될 수도 있었지만, 마크가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조직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고 평가한다.
12. 창업자에서 코치이자 환경 설계자로
Scale AI에서의 알렉산드르는 모든 업무를 해낼 수 있어야 하는 창업자였다. 회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강한 관점을 갖고, 자신의 기준이 조직 곳곳에 반영되도록 운영했다. 첫 창업자라면 이런 방식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다만 그 방식은 창업자 자신이 조직의 병목이 되는 문제도 만든다.
"좋은 창업자가 되려면 모든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면화했어요."
메타에서의 역할은 달랐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이루어야 했고, 알렉산드르 자신은 AI 연구자도, 제품 디자이너도 아니었다. 따라서 그의 첫 번째 과제는 각 분야 최정상급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환경을 만드는 것이 됐다.
MSL의 창립 순간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주 작은 팀으로 연구소를 처음부터 만들며, 개인 초지능이라는 강한 방향성을 갖고, 메타의 컴퓨팅·인프라·배포력 덕분에 스타트업이 흔히 겪는 제약 없이 큰 일을 시도할 수 있었다.
"컴퓨팅에도, 인프라에도, 배포에도 병목이 걸리지 않을 기회였어요."
그는 메타가 뛰어난 소수 인재를 영입하는 데 거액을 쓰는 이유도 설명한다. 최고의 인재는 또 다른 최고의 인재를 끌어온다. 또한 OpenAI나 Anthropic 같은 회사의 초기 직원들은 주식 가치 상승으로 이미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메타의 보상이 반드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알렉산드르의 일은 자신이 모든 정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북극성 같은 방향을 제시하고 뛰어난 사람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시키는 것이다.
"제 일은 북극성과 방향을 설정하고, 팀 안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 뒤 그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환경과 자원을 주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코치에 가까운 역할이라고 표현한다. 대기업에는 뛰어난 사람이 많지만, 그들이 자신의 최고 작업을 할 권한을 받지 못하면 결국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으로 떠난다. 특히 AI 연구는 아직 인류가 모델의 한계를 모르는 미지의 분야이므로, 정해진 공정처럼 관리해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 자유로운 탐색, 뛰어난 통찰이 필요하다.
13. 다이아몬드 채굴과 빌딩 건설의 차이
알렉산드르는 사업과 조직 운영을 두 종류로 나눠 설명한다. 하나는 마천루를 짓는 일, 다른 하나는 다이아몬드를 캐는 일이다.
마천루를 짓는 일은 수익 구조가 비교적 선형적이다. 데이터 라벨링 사업, 데이터 사업, 아마존 프라임 배송처럼 운영 효율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공정을 2% 개선하고, 또 1% 개선하고, 다시 0.5% 개선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반면 다이아몬드 채굴은 파워 로(power law) 가 작동하는 영역이다. 대부분의 시도는 별 성과가 없을 수 있지만, 극소수의 성공은 나머지 모든 실패를 압도할 만큼 엄청난 가치를 만든다. 벤처캐피털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시도는 별 가치가 없을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다른 모든 것보다 백만 배 더 가치 있을 수 있어요."
AI 연구 역시 다이아몬드 채굴에 가깝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미친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시도해 보게 하고, 가능성이 보이는 것을 키워야 한다. Scale AI에서는 마천루 건설자처럼 운영을 최적화했다면, 메타에서는 다이아몬드 채굴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진행자는 알렉산드르의 19세 생일 파티 이야기를 꺼낸다. MIT 1학년이던 그는 HRT라는 트레이딩 회사에서 겨울 인턴을 했고, 당시 모임에는 훗날 Hyperliquid를 창업한 제프리 얀, Cognition을 창업한 스콧 우, Decagon을 창업한 제시 장, Anthropic 연구자 비키 예 등 뛰어난 인물들이 함께 있었다.
"그 인턴들에게 그냥 시드 투자를 했어야 했어요."
알렉산드르는 어린 시절 수학·과학·컴퓨터 과학 경시대회와 올림피아드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훗날 크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매우 초현실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14. 200명 넘는 직속 보고자와 반관료주의 조직
알렉산드르는 현재 200명 이상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경영 상식으로는 지나치게 넓은 관리 범위처럼 보이지만, MSL의 설계 원칙에서는 의도적인 선택이다.
그가 이끄는 연구 그룹인 TBD의 연구자들은 사실상 직접 그에게 보고한다. 이는 각자를 세세히 관리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관료주의를 최소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미 탁월한 성과를 낸 연구자들을 채용했으므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세 관리가 아니라 좋은 환경, 방향, 자원, 그리고 기술적 논쟁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이들은 관리자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훌륭한 환경이 필요할 뿐이에요."
물론 기술적 리더십은 존재한다. 여러 포드(pod)마다 기술 리더가 있고, 기술적 의사결정이 갈릴 때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사람 관리와 행정적 계층은 의도적으로 얇게 만든다. 팀은 중요한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뛰어난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를 최대한 듣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알렉산드르는 자신이 200명 이상의 사람을 관리하는 최고의 관리자는 아닐 수 있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그러나 이 조직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관리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들은 이미 뛰어나며, 필요한 것은 최고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들은 모두 뛰어나고 매우 유능합니다. 그저 마음껏 해낼 공간이 필요할 뿐이에요."
마무리
이 대화에서 알렉산드르 왕이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신뢰, 관점, 그리고 인간의 주체성이다. Muse는 AI가 대화를 잘하는 챗봇을 넘어, 작게 맡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사용자가 더 큰 삶의 목표를 시도하도록 돕는 개인 에이전트가 되려 한다.
동시에 메타의 AI 재건은 거대한 조직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최고 인재가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작고 평평한 조직을 만드는 실험이다. 그가 그리는 AI의 미래는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미래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어릴 적 품었던 야망을 끝까지 추구할 수 있게 만드는 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