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23살 창업가 노아 신이 만든 개인용 AI 에이전트 '인스팅트(Instinct)'가 단순한 챗봇이나 앱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스팅트는 문자·전화·이메일·음성 등 사람이 이미 쓰는 채널에서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예약·여행·쇼핑·일정·구독 해지 같은 일을 실제로 끝까지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사용자 대신 행동하되, 사용자의 이익과 통제권을 최우선에 두는 AI를 만드는 것이다.
1. 앱이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개인 비서'
노아 신은 자신이 약 1년 전 창업한 인스팅트를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고, 그저 "개인 비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비서는 질문에 답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가 원래 AI에게 기대해 왔던 방식대로 실제 행동을 수행한다. 그는 2023년 사람들이 처음 ChatGPT를 쓰며 상상했던 존재, 즉 일상적인 모든 일을 도와주는 에이전트가 이제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나올 것은 지구상의 대부분 사람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인 비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꾸며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그냥 개인 비서입니다."
그가 강조하는 인스팅트의 강점은 복잡한 기능 목록이 아니라 '그냥 작동한다'는 감각이다. 사용자는 별도의 앱을 배우거나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할 필요가 없다. 인스팅트에는 전화번호와 컴퓨터, 이메일 주소가 있어 문자로 지시할 수도 있고, 전화를 걸 수도 있으며, 반대로 AI가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문서에 서명해야 하는 마감 시각이 임박했는데 사용자가 놓치고 있다면, 인스팅트는 단순 알림을 보내는 수준을 넘어서 직접 전화한다.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문서는 오후 3시까지 서명해야 합니다. 지금은 2시 55분이에요. 받은편지함에 있으니 지금 처리해 주실 수 있나요?"
이때 인스팅트는 필요하면 해당 이메일을 다시 보내 받은편지함 위로 올려줄 수도 있다. 노아 신은 이런 행동을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행동으로 본다. 중요한 일은 적절히 재촉하고, 덜 중요한 일에는 불필요하게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제한된 능력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화면은 단순하지만 뒤에서는 인터넷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업을 상당 부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 쇼핑부터 구독 해지까지, 실제로 일을 끝내는 에이전트
인터뷰어는 인스팅트가 특정 작업 하나만 수행하도록 미리 프로그래밍된 서비스가 아니라, 전화와 컴퓨터를 통해 폭넓은 일을 할 수 있는 에이전트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 사례로 US 오픈 경기장에서 전광판에 잡힌 커플이 당시 영상 클립을 원했는데, 인스팅트가 관련 영상을 찾아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언급된다.
노아 신은 특히 패션·쇼핑 활용 사례를 흥미로운 예로 든다. 일부 사용자는 자신의 옷장에 있는 옷, 신발, 양말 등을 모두 촬영해 인스팅트에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 체형, 비율도 인식시킨 뒤, AI에게 기존 옷을 활용한 주간 코디를 짜 달라고 요청한다.
인스팅트는 단순히 "검은 셔츠와 청바지를 입으세요"라고 목록을 보내는 대신, 사용자가 실제로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제안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온라인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새 의상 조합을 찾고,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고르면 구매와 배송까지 처리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면서 '저거 마음에 드는데, 집으로 보내줄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일 새로운 코디 세 가지를 제안받고, 원하는 옷은 버튼 한 번으로 주문하는 식의 사용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단지 추천 알고리즘처럼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취향·몸·기존 소유물·구매 의도를 모두 고려한다는 점이다.
개인 금융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인스팅트는 거래 내역과 정기 구독을 분석해 불필요한 결제를 찾아낸다. 사용자가 "이 구독을 실제로 쓰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 이건 있는 줄도 몰랐네"라고 답하면, 인스팅트는 그 자리에서 끝내지 않는다.
"이 서비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합니다. 사이트에 들어가 로그인하고, 이메일 인증이 필요하면 이메일을 사용하고, 마지막 단계까지 가서 구독을 취소합니다."
그리고 취소가 완료되면 단순히 "해지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번 달에 얼마나 절약했는지 알려준다. 인터뷰어는 소비자의 게으름이나 관성에 기대는 서비스는 이런 에이전트 시대에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게으름이나 관성에 의존하는 모든 제품은 끝장나는 것 아닌가요?"
노아 신은 짧게 동의한다. 이 변화는 사용자에게는 분명 이득이지만, 복잡한 해지 과정이나 잊힌 구독에 수익을 기대는 기업에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
3. 에이전트끼리 협력하는 신뢰 네트워크
인스팅트의 또 다른 핵심 구상은 에이전트 간 협업이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은 일정 조율이다. 사람끼리 회의 시간을 잡으려 하면 "이 시간 가능하세요?", "그때는 출장입니다", "그럼 다음 주는요?" 같은 메시지가 길게 오간다. 서로 다른 시간대와 이동 일정까지 고려하면 단순한 미팅 하나도 피곤한 협상이 된다.
노아 신은 이 과정을 인간이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목표는 그냥 시간을 찾는 것이죠. 굳이 이런 핑퐁 게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용자는 "이번 주 안에 이 사람과 만나고 싶다"거나 "이 시간대 중 가능한 시간을 찾아 달라"고 의도만 말하면 된다. 그러면 내 인스팅트와 상대방의 인스팅트가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최적의 시간을 캘린더에 넣는다.
이 구조의 핵심은 '신뢰하는 사람 네트워크'다. 에이전트끼리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사용자의 일정·메일·개인 정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에게는 폭넓은 접근 권한을 주고, 동료에게는 업무 캘린더나 특정 문서만 열어주는 식으로 세밀하게 권한을 나눌 수 있다.
"배우자에게는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겠지만, 어떤 동료에게는 업무 캘린더와 특정 받은편지함 일부만 보여줄 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가 부여받지 않은 정보에 접근하려 하거나, 신뢰를 어기는 행동을 하면 그 사실이 사용자에게 알려진다는 점도 강조한다. 예컨대 상대에게 캘린더만 허용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개인 정보를 찾으려 한다면 인스팅트가 알려준다.
"패트릭이 이런 종류의 정보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두 사람 사이에서 신뢰가 깨지는 문제가 생기죠."
이는 기술적인 접근 제어뿐 아니라, 현실 사회의 신뢰·평판·관계 규범을 에이전트 네트워크 안에 옮겨오는 구상이다.
이런 협업은 친구 모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친구 여섯 명이 매주 새로운 활동을 하고 싶다면, 각자의 일정·관심사·음악 취향·공연 정보 등을 바탕으로 AI가 계획을 만들 수 있다. 한 사례에서는 여섯 명이 하나의 우버를 나눠 타도록, AI가 최적 경로와 각 사람의 픽업 시각을 계산했다.
"10분 뒤에 당신을 태우고, 여기서는 5분 뒤에 다른 사람을 태우겠습니다."
이처럼 반복적이고 귀찮은 사회적 조율을 없애면,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느라 지치기보다 실제로 친구를 만나고 경험을 즐기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4. 예약과 여행을 바꾸는 새로운 인터넷 인터페이스
노아 신은 개인 에이전트가 확산되면 인터넷 자체가 다시 쓰일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인터넷은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열고, 검색하고, 수많은 옵션을 비교하고,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는 과정에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에이전트 시대에는 사용자가 결과와 의도만 말하면 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인터넷은 다시 쓰일 것이고, 사람들이 소프트웨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매우 달라질 것입니다."
그가 대표적으로 드는 분야는 식당 예약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예약 사이트에 접속해 날짜·시간·인원을 입력하고, 자리가 없으면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몇 초마다 빈자리를 확인할 수 있고, 특정 식당 하나가 아니라 여러 도시와 여러 예약 플랫폼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더 나아가, 단순히 예약 경쟁을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예약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결혼기념일, 생일, 오랜만에 방문한 친구와의 식사처럼 특별한 목적을 갖고 예약을 시도한다. 식당도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는 손님을 맞이하고 싶을 수 있다.
"이 사람은 배우자의 30번째 생일을 축하하려는 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행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목적을 식당 측에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식당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설정한다면, 단순한 선착순 예약보다 양쪽에 더 좋은 매칭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사용자는 중요한 날에 더 좋은 자리를 얻고, 식당은 자신이 원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여행은 이미 인스팅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으로 언급된다. 노아 신은 당시 인스팅트 플랫폼을 통과하는 거래 규모가 연간 10억 달러 이상에 이르며, 그중 약 50%가 여행 관련 거래라고 말한다. 다만 이는 인터뷰에서 창업자가 제시한 수치다.
사용자는 단지 음성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오늘 밤 뉴욕에 가야 해."
그러면 인스팅트는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선호 항공사·좌석 종류·비행 클래스·기내식·결제 카드 등을 고려해 항공편을 찾고 예약한다. 이어 호텔을 고르고, 공항까지 가는 우버와 도착 후 호텔까지의 이동, 캘린더 일정까지 연결한다.
"사용자는 '오늘 밤 뉴욕에 가야 해'라고 음성 메시지 하나를 남겼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해결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한 번 들은 선호를 기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특정 호텔 스타일, 항공사, 좌석, 여행 방식을 선호한다고 알려주면, 이후에는 같은 정보를 반복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여행 예약 사이트처럼 옵션을 클릭하는 경험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개인화된 경험이 될 수 있다. ✈️
5. 개인정보와 신뢰: 많이 알수록 유용하지만, 통제권은 사용자에게
개인 에이전트가 유용해지려면 캘린더, 이메일, 결제 수단, 위치, 계정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터뷰어는 이 점에서 프라이버시와 효율성의 교환 관계를 직접 묻는다. 더 많은 맥락을 제공할수록 에이전트는 더 유용해지지만, 사용자는 그만큼 불안해질 수 있다.
노아 신은 신뢰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사용자가 수주 동안 제품을 써 보며 점진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용자는 언제나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한다고 느껴야 하고, 실제로도 통제권을 가져야 합니다."
그에 따르면 사용자는 자신이 편안한 속도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접근 권한을 철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내부 지표의 예로, 사용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난 시점에 사용자 약 40%가 개인 신용카드를 연결한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단순한 결제 기능 활용이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는 간접 지표라고 본다.
또 민감한 정보 하나라도 연결한 사용자는 약 80%의 유지율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만큼 신뢰가 형성된 사용자는 인스팅트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크다는 뜻이다.
보안은 크게 두 층위로 설명된다.
첫째는 이미 다른 금융·기술 기업들도 다루는 문제인 민감 정보의 안전한 저장과 관리다. 계정 정보와 결제 정보가 분리되어 안전하게 관리되고, 사용자가 접근 권한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에이전트 특유의 새로운 위험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이나 웹페이지에 악성 문구가 포함되어 있어 AI를 속이려 하거나, AI가 잘못된 지시를 받아 원치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인스팅트는 들어오는 텍스트·이미지·미디어를 별도의 보안 장치에서 검사한다고 설명한다.
"인스팅트가 소비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는 방화벽을 거칩니다. 악성 콘텐츠를 가로채고, 거부하고,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팅트가 어떤 판단을 하거나 행동을 실행하기 전에, 에이전트 자체와 분리된 별도 시스템이 이를 감시·중단·승인·거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한다.
"에이전트 자체와 분리된 시스템이 다음 행동을 승인하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언어 모델의 환각, 즉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만들어내는 문제도 개인 비서형 AI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특정 고유명사나 정보가 모델의 오류로 갑자기 생성된 것인지, 실제 근거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독립적인 감시 장치를 둔다고 설명한다.
"행동이 실행되기 전, 그 판단은 기반 에이전트와 다른 인센티브를 가진 시스템에 의해 검증되고 면밀히 살펴집니다."
그의 결론은 단순하다. 에이전트가 강력해질수록 보안은 부가 기능이 아니라 회사의 핵심 가치와 제품 설계 방식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6. 광고가 아닌 사용자 편에 서는 비즈니스 모델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적 질문 중 하나는 "에이전트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다. 무료 서비스가 광고주와 판매자에게서 돈을 벌면, AI가 사용자에게 최선이 아닌 상품을 추천하거나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할 위험이 있다.
노아 신은 인스팅트가 사용자의 행동을 사용자의 의사에 반해 조종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말한다. 특히 에이전트가 사용자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높은 사회적 설득 능력을 갖게 될수록, 잘못된 인센티브는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인스팅트가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물건을 사게 하거나, 원하지 않는 구독을 하게 만들도록 행동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그는 구글,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같은 대형 소비자 플랫폼을 예로 들며, 무료 서비스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에서는 사용자의 관심과 구매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 목표가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사용자가 돈을 내지 않는다면, 사용자가 상품이라는 말이 있죠."
"프로그래머이자 기술자로서 저는 그런 현실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인스팅트는 단순히 "시키는 일을 완료하는 AI"가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따르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예를 들면 사용자의 신뢰를 쌓고, 사용자가 더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며, 사용자가 놓친 일을 챙겨주고, 사용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이다.
"인스팅트는 단순한 작업 수행기가 아닙니다."
그가 구상하는 수익 모델은 사용자에게 월 100달러 같은 높은 구독료를 받는 방식보다,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거래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는 방식에 가깝다. 애플페이, 아멕스, 쇼피파이, 아마존, 앱스토어처럼 사용자에게 편리한 유통·결제·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그로 인해 수익을 얻는 사업자나 판매자 측에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그는 결제 인프라 자체를 대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인스팅트가 얼마나 강력한 유통과 구매 의사결정의 접점이 될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여행 업계처럼 기존 온라인 여행사 수수료가 높은 분야에서는, 에이전트가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7. 기존 앱과 기업은 사라질까, 더 커질까
개인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클릭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우버이츠·도어대시·아마존·여행사 같은 기존 서비스는 위협받을 수 있다. 인터뷰어는 사용자가 "평소 먹던 메뉴를 주문해 줘"라고 한마디만 하면 인스팅트가 우버이츠에 들어가 주문하는 세상을 예로 든다. 이때 기존 앱들은 더 이상 사용자의 화면 점유 시간이나 광고 노출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노아 신은 많은 디지털 산업이 사라진다기보다 변형될 것이라고 본다. 그는 각 기업의 매출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말한다.
- 사용자가 앱 안에서 오래 머무르고 광고를 많이 보는 것이 매출의 핵심인지
- 아니면 사용자가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구매하는 것이 매출의 핵심인지
만약 거래량 증가가 기업에 중요하다면, 에이전트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문 과정의 마찰이 줄어들면 사용자가 더 자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제까지 필요한 클릭 수를 줄이면 거래량은 늘어납니다. 마찰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스팅트가 캘린더를 보고 약속 시간과 교통 상황을 파악한 뒤, 사용자가 늦지 않도록 미리 우버를 호출해 둔다고 가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45분 뒤 약속인데, 지금 차를 불러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차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교통 상황을 계산하고, 사용자가 절대 늦지 않게 해 주는 겁니다."
음식 배달도 마찬가지다. 사용자가 비행기에서 내려 늦게 귀가하는 일정이라면, 인스팅트는 사용자가 배고플 가능성을 알아차리고 평소 주문하던 음식을 미리 제안할 수 있다.
"배고프세요? 어제나 5일 전에 주문했던 그 메뉴를 집으로 보내드릴까요?"
이런 방식은 앱 안에서 스크롤하고 광고를 보는 시간은 줄이지만, 실제 거래 빈도는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기존 플랫폼이 에이전트와 무조건 적대 관계가 되기보다, 더 높은 전환율과 거래량을 얻기 위해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보다, 일부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A/B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처음부터 전부 켤 필요는 없습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작은 실험부터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의 관심을 붙잡아 두는 것이 수익의 핵심인 기업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노아 신은 사용자가 원치 않는데도 계속 스크롤하게 만드는 일부 소셜미디어의 구조를 비판하며, 개인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그런 환경에서 해방할 수 있다고 본다.
"사용자가 앱에 있을 때 행복하지 않은데도, 그 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8. 기능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느낌'과 이해 가능성
노아 신은 AI 제품을 만들 때 많은 기업이 "AI가 이제 이것도 할 수 있다"는 기능 발표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는 기능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을 잘 쓰게 되지 않는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가 직관적으로 느껴져야 한다.
"우리는 능력보다 이해 가능성에만 집중하자는 원칙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이해 가능성은 사용자가 AI에게 무엇을 요청할 수 있는지, 요청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 원칙이 높은 참여율과 빠른 입소문 성장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그는 본다.
제품 경험은 아주 작은 요소에서도 결정된다. 예를 들어 인스팅트가 긴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자가 처음 두 줄만 읽고 넘길 가능성이 크다면, 중요한 정보를 앞부분에 배치해야 한다. 그는 사람들이 긴 글을 읽을 때 첫 줄은 많이 읽고, 다음 줄로 갈수록 읽는 비율이 줄어드는 패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용자가 첫 30%만 읽어도 핵심을 이해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에이전트는 정답을 정확히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가 피곤하지 않게 읽고 판단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인지 부담을 줄이는 디자인의 문제다.
개선 방식도 데이터 분석만으로 정하지 않는다. 노아 신은 먼저 자신이 새로운 경험을 써 보고, 팀이 써 보고, 소규모 얼리 액세스 그룹에 배포한 뒤, 충분히 신뢰가 생기면 전체 사용자에게 확대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제가 먼저 써 보고 어떤 느낌인지 봅니다. 괜찮다고 느끼면 팀에 배포하고, 그다음 초기 사용자 그룹으로 넓혀 갑니다."
특히 신뢰처럼 장기적이고 정성적인 감각은 단순한 클릭률만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계적 출시와 사용자의 실제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9. 초대제 성장과 폭발적인 컴퓨팅 수요
인스팅트는 당시 초대제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된다. 하지만 노아 신은 이를 인위적인 희소성 마케팅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자원과 안전성을 관리하면서 책임 있게 성장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초기에는 친구와 가족 등 약 20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고, 각 사용자는 다섯 장의 초대권을 받았다. 처음에는 하루에 다섯 명 정도씩 늘어나는 듯했지만, 사용자가 직접 흥미로운 활용 사례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성장률이 가속됐다. 그는 마케팅 비용을 전혀 쓰지 않았는데도 일일 성장률이 약 10~11%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마케팅에는 0달러를 썼습니다."
"매일 사용자의 약 10%가 자신에게 있는 다섯 장의 귀중한 초대권 중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합니다."
심지어 초대권이 이베이에서 약 300달러에 거래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그는 이러한 현상을 자랑하기보다, 성장 속도를 통제하지 못하면 사용자가 서비스를 쓰지 못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났는데 사용자가 열 배가 됐고, 그중 80%가 컴퓨팅 자원이 부족해서 서비스를 쓰지 못한다면 안 됩니다."
개인 에이전트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존 소비자 서비스보다 확장 문제가 더 어렵다. 사용자가 늘면 서버 요청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용자를 위해 수행해야 하는 AI 추론과 백그라운드 작업이 함께 늘어난다. 특히 인스팅트는 사용자가 요청할 때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깨어나 상황을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예를 들어 아침 6시에 사용자의 하루를 미리 점검하거나, 오후 4시에 다가오는 일정과 잠재적 문제를 감지해 개입할 수 있다.
"인스팅트는 하루 중 어느 순간이든 깨어날 수도, 잠들 수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면 필요한 컴퓨팅 규모는 기존의 코드 생성 AI 서비스보다도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지는 않지만, 능동성(proactivity)이 커질수록 토큰 사용량과 컴퓨팅 수요가 자릿수 단위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편 인스팅트는 최상위 모델 수준의 성능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모든 작업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시 끝내야 하는 작업과 몇 분 또는 몇 시간 뒤에 완료되어도 되는 작업을 구분하고, 후자는 더 효율적인 배치 처리 방식으로 돌린다.
"모든 작업이 수백 밀리초 안에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일은 몇 분이나 몇 시간 안에 끝나도 됩니다."
이처럼 작업의 성격에 맞게 추론 배치를 설계하면, 여러 작은 효율 개선이 쌓여 전체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0. 미래의 인터페이스: 화면을 여는 일조차 줄어든다
노아 신이 궁극적으로 그리는 인터페이스는 앱 화면조차 거의 열 필요 없는 형태다. 지금도 인스팅트는 문자나 전화로 작동하지만, 미래에는 음성 중심의 상호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일부 사용자는 이미 인스팅트와의 상호작용 중 90% 이상을 음성으로 한다고 한다. 휴대폰의 액션 버튼을 누르고 "패트릭과 아크나에게 인사하는 이메일 보내줘"라고 말하면, 화면을 잠금 해제하거나 메신저 앱을 열 필요 없이 AI가 이메일을 보낸다.
"휴대폰 잠금을 풀고 iMessage를 열어 메시지를 입력할 필요조차 없어집니다."
더 나아가 에어팟 같은 기존 이어폰을 켜 둔 채 산책하거나 달릴 때, AI가 중요한 계약 검토·뉴스·일정·도움 요청 등을 요약해 알려주는 장면을 상상한다. 사용자는 이동 중에 짧게 "캘린더에 넣어줘", "그건 중요하지 않으니 지워줘", "그 사람에게 이 답을 전달해줘"라고 말하면 된다.
다만 모든 경험이 음성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행 일정표, 웨딩 플래너, 복잡한 프로젝트처럼 더 풍부한 시각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AI가 그때그때 필요한 웹페이지나 작은 앱을 생성해 전달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매번 앱을 새로 만들어야 했던 지난 20년의 방식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이 이미 너무 많은 앱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수많은 앱이 하나의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압축되는 대신, 그 안에서 제공되는 능력은 오히려 더 넓어질 수 있다.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능력의 한계와 혼동하지 마세요. 능력은 오히려 확장될 것입니다."
11. 단일 작업을 넘어 장기 목표를 함께 추구하는 AI
인스팅트의 미래는 "이 일을 해줘"라는 단발성 요청을 처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노아 신은 사용자가 몇 달에 걸친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AI가 그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함께 일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체중을 늘리거나 줄이는 목표, 특정 달리기 기록 달성, 장기적인 재정 목표 등을 에이전트와 공유할 수 있다. AI는 단순히 운동 기록을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계획을 조정하고 필요한 시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 3~4개월 동안 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저와 함께 일해 줄 수 있나요?"
기업 영역에서는 이미 인스팅트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사업도 보인다고 한다. 재고가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되 과잉 재고도 막으라는 식으로, 사람이 개별 주문을 지시하는 대신 목표와 제약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제는 '이 물건을 주문해줘'가 아니라, '재고가 이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도, 위로 올라가지도 않게 해줘'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는 정적인 명령 수행에서 벗어나, AI가 상황 변화에 맞춰 도구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동적 목표 추구로의 전환을 뜻한다.
12. 인간 같은 친구가 아니라, 조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자
인터뷰어는 영화 《Her》처럼 사용자와 AI 사이에 강한 정서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을 묻는다. 하지만 노아 신은 인스팅트가 사용자와 연애적이거나 정서 의존적인 관계를 만들도록 설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관계 형성이나 그와 비슷한 영역은 인스팅트가 추구하거나 발전시키길 원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그가 바라는 인스팅트의 모습은 인간 친구나 장난스러운 캐릭터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적절한 행동과 소통 방식을 아는 사회적으로 유능한 운영자에 가깝다. 사용자가 긴 설명을 싫어하는지, 특정 말투를 불편해하는지, 큰 파일보다 간단한 요약을 선호하는지를 시간이 갈수록 학습하고 적응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특정 경험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소통 방식과 실행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스팅트'라는 이름 역시 인간 이름을 붙여 AI를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사용자가 AI를 하대하거나 단순한 잡일 처리 도구로 보지 않고, 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느끼길 바란다.
"서로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유능한 행위자여야 합니다."
13. 마무리: 사용자 편에 선 AI가 바꿀 일상
이 인터뷰에서 노아 신이 반복해서 강조한 원칙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AI는 앱 속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 대신 실제로 행동하는 개인 비서가 되어야 한다. 둘째, 강력한 개인화는 민감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만, 데이터의 통제권과 신뢰는 언제나 사용자에게 있어야 한다. 셋째, 에이전트는 광고나 판매자의 이익이 아니라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인스팅트는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됩니다."
그가 그리는 미래에서는 사람들은 앱을 열고, 메뉴를 비교하고, 반복적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데 시간을 덜 쓴다. 대신 "오늘 밤 뉴욕에 가야 해", "이번 주에 이 사람과 만나고 싶어", "이 목표를 몇 달 동안 함께 달성하고 싶어"처럼 의도를 말하고, AI가 뒤에서 복잡한 실행을 맡는다.
물론 이 비전이 현실이 되려면 보안, 개인정보, 잘못된 행동 방지, 기업과의 이해관계, 막대한 컴퓨팅 비용 같은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영상은 개인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인터넷과 소비·일정·관계·업무의 구조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강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