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고 치료법이 없던 병으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긴 의사과학자 데이비드 파이겐바움의 실화와, 그 경험을 통해 시작된 '모든 치료법(Every Cure)' 프로젝트의 여정을 담은 TED 강연입니다. 기존 약물의 숨겨진 효능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재발견, 그리고 이를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연결하는 사회적 움직임까지, 영상은 절망에서 응답으로 전환된 놀랍고도 희망적인 의료혁신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1. 죽음 앞의 깨달음과 새로운 희망의 시작

데이비드는 25세의 젊은 의대생이었고,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이자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던 경험으로 의사가 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캐슬먼병(Castleman disease)"이라는 매우 희귀하고 들어본 적도 없는 질병에 걸려 모든 장기가 멈춰가는 죽음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데이비드, 우리는 할 수 있는 걸 다 해봤어요. 더 이상 해볼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와서야 자신의 상황을 실감하게 되고, 이미 모든 치료법이 소진된 상태임을 받아들입니다.

마지막 시도로, 그의 의료진은 전혀 이 병과 상관없는 7가지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방법을 씁니다. 기적적으로 이 조합이 효과를 보였고, 데이비드는 살아나 의과대학으로 복귀합니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5번이나 재발했고, 그때마다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특히 세 번째 재발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질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낼 미래도, 내가 치료할 환자도,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치료법도 모두 사라진다는 게 너무 슬펐어요."

이때 그는 단순히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걸 깨닫고 희망을 행동으로 전환하기로 결심합니다.


2. 기존 약의 재발견 ― 신약 개발의 새로운 길

신약 개발은 15년과 1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자신이 살아난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나를 살린 7개 항암제도 사실 내 병을 위해 만든 약은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다른 병을 위해 만들어진 약 중에 내 병에도 효과가 있는 게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의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는 원래 심장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탈리도마이드는 발육부전이라는 오명을 씻고 현재는 나환자 및 다발골수종 치료제로도 쓰입니다.

"질병들은 겉보기는 달라도 몸 안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비슷할 수 있고, 그래서 어떤 약이 여러 질병에 모두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들은 FDA 허가만 받은 약이라면, 이득이 더 크다고 생각되면 실제 적응증이 아니더라도(off-label) 처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쓰이는 처방 중 4건 중 1건이 이런 오프라벨(off-label) 처방입니다."

데이비드는 직접 자신의 혈액을 연구했고, 면역체계의 과활성 신호를 발견하여 예전에 이식환자에게만 쓰이던 시롤리무스(sirolimus)라는 약이 이 신호를 꺼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이 약은 캐슬먼병에 한 번도 써본 적 없었죠. 다른 옵션도 없던 데이비드는 스스로에게 투여합니다. 그 결과,

"시롤리무스 복용 후, 지난 11년간 재발 없이 완치 상태입니다!"

관객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인생의 다음 챕터를 시작하게 됩니다.


3. 개인의 경험에서 모두의 치료로 ― Every Cure의 시작

데이비드는 사랑하는 연인 케이틀린과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자기 경험을 담은 책도 출간합니다. 그리고 대학 연구자가 되어, 희귀질환 및 암을 위한 치료법 탐구의 길을 가기 시작합니다.

2022년, 그는 동료들과 함께 비영리단체 'Every Cure'를 설립합니다.

"'모든 약물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가능한 한 많은 질병을 치료하자'는 사명을 가지고 있어요."

이 미션 아래 14개 약물 재창출 케이스를 완수하면서 수천 명의 생명을 살렸고, 구체적인 사례들도 소개합니다.

  • 카일로(Kylo): 뼈암 치료제를 활용해 생명을 구한 뒤 간호대학생이 됨
  • 마이클(Michael): 멜라노마 암약을 희귀암에 재창출, 결혼식에서 아들과 걸을 수 있음

데이비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우리가 이미 약 4,000종의 약을 4,000여 질병에 쓸 수 있도록 개발했지만, 사실 약 1만4,000개 질병에는 승인된 치료법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희귀질환자들, 그리고 적절한 옵션 없이 고생하는 수많은 환자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는 한, 기존 약들만 잘 찾아서 연결한다면 신약개발 비용의 1% 미만, 훨씬 빠른 시간 내에 그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4. 왜 시장은 약물 재창출을 외면하는가? 그리고 인공지능의 등판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요? 데이비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간단히 말해, 이게 '수익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특허 기간이 끝난 약이 전체의 80%이고, 임상시험에 드는 비용이 너무 커서 제약회사가 투자비를 뽑을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일을 누가 책임지고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큰 해결 과제가 있었죠. NIH(미국국립보건원), FDA, 심지어 제약회사 그 누구도 이 임무를 맡을 주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전 세계의 4,000종 약과 1만8,000종 질병 데이터를 탐색하고, 가장 희망적인 매칭을 발굴합니다."

이 AI 플랫폼은, 넷플릭스가 데이터로 사용자의 영화 취향을 예측하듯 약∙질병 간의 연결망을 분석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새로운 적응증을 예측합니다. 도출된 후보들은 실험실, 임상, 때로 이미 검증된 경우 바로 현장 도입까지 추진합니다.

이 야심찬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준 것이 바로 The Audacious Project. 최초 지원에선 탈락했지만 결국 선정되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됐고, 또 미국의 정부 기관 ARPA-H의 지원까지 더해져,

"2030년까지 15~25개의 약물 치료 적응증을 재창출하고, 추가적인 자금 확보시 수십 개, 수백 개까지 확장할 예정입니다."

또한, AI가 제안한 첫 번째 약물 매칭은 데이비드의 병, 캐슬먼병 환자에게 적용되어 그 환자가 다시 생명을 얻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5. 실제 혁신 사례와 미사용된 잠재력

이들의 플랫폼이 단지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환자들에게 변화를 만들어내는 몇 가지 감동적인 사례가 이어집니다.

  • 리코보린(Leucovorin): 값싼 비타민 유도체가 일부 자폐 아동 중 뇌로 엽산이 공급되지 않는 소수 환자에게서 말을 트이게 만듭니다.

    "3년 동안 말을 못 하던 메이슨(Mason)이, 3일 만에 첫 말을 했어요."

    "5년간 말이 없던 라이언(Ryan)이, 시작한 지 2주 만에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했죠."

  • 조셉(Joseph): 희귀암인 POEMS 증후군으로 죽음을 앞뒀으나, 다발골수종 치료제 3가지를 적용해 결국 완치 후 결혼까지 계획 중입니다.

데이비드는 객석의 조셉을 향해 외칩니다.

"조셉, 네가 여기 있음이 너무 감사합니다. Woo-hoo!"


6. 모두가 힘을 합쳐야 가능한 혁신

강연을 마치며 데이비드는 한 마디를 되짚어 제시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요.'라는 말, 정말 그럴까요?

어쩌면 아직 우리가 해보지 않은 답이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모두의 동참을 요청합니다.

"도와주세요! 우리는, 약국 선반에 이미 있는 치료법 때문에 어떤 환자도 고통받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싶습니다.

'다 해봤다'가 아니라, '할 수 있는 게 남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어요."


7. Q&A ― 현실의 벽과 시민의 역할

사회자가 이어받아, 이런 일이 왜 더 보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지 질문하자 데이비드는 다시금 구조적 이윤 추구 논리를 설명하며,

"현재 시스템엔 이런 일을 할 인센티브가 없어요. 하지만 기회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회자는 현대 의료가 각 질환에 맞춘 정밀치료만을 강조해왔던 맥락에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고, 데이비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기업들은 한 약을 20~30개 정도의 적응증 후보를 검토하지만, 결국 한두 개만 선택해 진행하다보니 나머지 좋은 기회들이 그냥 사라집니다. 우리는 이런 '틈새'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1. 약물 재창출 및 오프라벨 사례 제보: 본인 또는 가족이 기존 약물이나 오프라벨 처방으로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면 everycure.org/ideas를 통해 알려달라고 합니다.
  2. 기부 및 인식 확산: 임상시험은 매우 비쌉니다. 모든 치료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후원 및 주변 홍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누군가 이 약으로 도움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본다면, 함께 퍼뜨려주세요!"


마치며

데이비드 파이겐바움의 강연은 절망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아낸 인간의 용기와, 이를 모두와 공유하려는 연대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 이미 우리 곁에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기존 약물의 가능성을 인공지능과 집단의 힘으로 살려내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변화의 물결에 우리 모두가 동참할 수 있음을 환기합니다.

"아직 해볼 게 남아 있습니다. 함께 풀 수 있습니다!" 🌱🚀

핵심키워드:

  •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 인공지능(AI)
  • 희귀질환/난치병
  • 비영리 혁신
  • 집단지성
  • 사회적 참여 및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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