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AI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는 2025년 현재, OpenCode의 덱스 라드(Dax Raad)는 오히려 "AI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그는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케팅, 온보딩, 리텐션이라는 핵심 과정은 AI가 결코 해결해 줄 수 없는, 여전히 인간의 깊은 고민과 감각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합니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제품 성공의 본질적인 3단계 퍼널(Funnel)에 대한 그의 통찰을 요약했습니다.


1. 마케팅: AI는 '멋짐(Cool)'을 만들어낼 수 없다 🙅‍♂️

제품을 만들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단계는 바로 마케팅(Marketing)입니다. 덱스는 많은 개발자들이 마케팅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제품이 좋으면 알아서 팔리겠지"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바빠서 당신이 만든 제품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마케팅의 핵심은 그 무관심한 사람들을 멈춰 세우고 주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블로그 포스팅이나 뻔한 광고판으로는 부족합니다. 친구나 동료에게 "야, 이거 봤어? 진짜 미쳤다!"라고 공유하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거나, 웃기거나, 깊이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덱스가 말하는 '멋짐(Cool)'의 영역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뭘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The don't give a s*** about you). 그들이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당신을 쳐다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 정말 넘기 힘든 높은 기준이죠."

"저는 AI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로 써봐도 결과물은 항상 너무 진부하죠(corny). AI는 '멋짐(Cool)'을 구현할 수 없습니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창의적인 마케팅 아이디어는 AI가 아닌 인간의 감각에서 나와야 합니다. 10번 시도해서 9번 실패하더라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단 한 번의 '멋진' 시도가 필요합니다.


2. 아하 모멘트(Aha Moment): 무자비하게 쳐내라 ✂️

마케팅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다음 단계는 그들이 제품의 가치를 깨닫는 '아하 모멘트(Aha Moment)'로 최대한 빨리 데려가는 것입니다. 덱스는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자신의 '자식 같은' 기능들을 무자비하게 죽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처음 접하고 "아, 이거구나! 좋다!"라고 느끼는 그 순간까지 가는 길에 있는 모든 마찰(Friction)을 제거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가입 정보 요구, 부가적인 기능 설명 등은 사용자를 이탈시킬 뿐입니다.

"정말 잔인해져야 합니다. 거의 자식 같은 기능들을 죽여야(kill your children) 할 수도 있어요. 가장 중요한 하나를 픽하고 나머지는 우선순위에서 미루세요. 사용자가 그 핵심 순간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모든 단계를 살펴보고, 다 잘라내세요."

덱스는 가장 성공적인 제품의 예시로 ChatGPT를 듭니다.

"챗GPT는 우리 생애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하나죠. 입력창 하나만 덩그러니 있고, 거기에 아무거나 치면 인간 같은 대답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사람도 쓰자마자 '아, 이거 대박이네'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엄청난 아하 모멘트죠."

이처럼 사용자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은 알고리즘 최적화가 아니라, 인간의 깊은 취향과 직관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3. 리텐션: 기능(Features)이 아니라 기초 요소(Primitives)를 쌓아라 🏗️

사용자를 확보했다면 이제 평생 고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용자파워 유저(Power Users)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보통 제품을 만들 때 '심플함'과 '다기능(유능함)' 사이에서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덱스는 이것이 잘못된 통념이라고 말합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은 바로 '기초 요소(Primitives)'를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특정 기능(Feature)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강력하고 근본적인 도구들을 먼저 개발하고, 그것들을 조립해서 일반 사용자를 위한 심플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파워 유저들이 더 복잡하고 깊은 기능을 원할 때, 그 기저에 있는 기초 요소들을 직접 다루게 함으로써 무한한 확장성을 줄 수 있습니다.

"단순함과 유능함 사이에는 트레이드오프가 없습니다(There's no trade-off). 그냥 초반에 일이 더 많을 뿐이죠. 기능을 바로 만드는 대신, 그 기능으로 조립될 수 있는 기초 요소(Primitives)들을 먼저 만드세요."

"AI는 당신의 문제 영역에 맞는 올바른 멘탈 모델을 대신 환각(hallucinate)해 줄 수 없습니다. 어떤 기초 요소들이 필요한지 설계하고 파악하는 건 엄청난 지적 노동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제품의 구조를 설계하고, 초보자와 전문가를 모두 아우르는 깊이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개발자의 깊은 이해도가 요구되는 영역입니다.


마무리: 고통스럽지만, 그래서 가치 있다 💡

덱스는 강연을 마치며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자신조차도 매일 이 원칙들을 지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고 말이죠. 이론은 단순하지만 실행은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합니다. 하지만 그는 바로 그 지점에 희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AI는 우리가 예전에 못 하던 것들을 하게 해주지만, 위대한 것을 만들기 위한 매일의 고통을 없애주진 않습니다. 제 삶은 여전히 예전만큼 힘들어요. 하지만 바로 거기서 모든 재미와 목적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에도 승리하는 제품을 만드는 공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끄는 '멋진 감각', 핵심에 집중하는 '과감한 결단', 그리고 깊이 있는 '설계 능력'이 필요합니다. AI는 도구일 뿐, 결국 치열하게 고민하고 땀 흘리는 인간만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