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PUSH를 창업하여 WHOOP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라미 알하마드가 새로운 AI 영양 관리 앱 'Alma'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인 '끈기'와 '타이밍'에 대한 철학부터, 챗GPT를 경쟁자로 지목하며 AI를 통해 영양 추적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려는 Alma의 전략까지 심도 깊게 다룹니다. 또한, 최근 오라(Oura) 링의 특허 소송과 나이키의 브랜딩 전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기술보다는 '제품의 본질'과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미래 피트니스 산업의 핵심이 될 것임을 강조합니다.


1. 끈기와 의사결정: 창업가의 기본 자세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피트니스 테크 업계에서 10년 넘게 하드웨어와 데이터 분야를 이끌어온 라미 알하마드(Rami Alhamad)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는 근력 측정 웨어러블인 'PUSH'를 공동 창업해 2021년 WHOOP에 매각했고, 현재는 AI 기반 영양 관리 앱인 'Alma'의 CEO로 활동하고 있죠.

인터뷰 초반, 라미는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적힌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 "에너지와 끈기는 모든 것을 정복한다(Energy and persistence conquer all things)"에 대해 이야기하며 창업가의 정신을 강조했어요. 창업가는 항상 옳은 결정만 내릴 수 없으며,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끈기'라고 말했죠.

또한, 그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말한 '되돌릴 수 있는 결정'과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구분하는 방식을 적용한다고 해요.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이라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빠르게 실행하라는 것이죠.

사람들은 때때로 창업가나 설립자로서 항상 옳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마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을 겁니다. 핵심은 끈기 있게 버티는 것입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것이죠.


2. PUSH의 탄생과 스타트업의 타이밍

라미는 20대 시절 엄청난 '헬스장 죽돌이(Gym rat)'였는데, 근력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수행 능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고 해요. 당시 엘리트 올림픽 선수들은 고가의 장비로 속도 기반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지만, 일반인을 위한 솔루션은 없었죠. 그는 역도 동작을 보며 "이건 거대한 물리학 문제일 뿐이다(무게 x 거리)"라고 깨달았고,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이를 측정하는 PUSH를 개발하게 되었어요.

그는 스타트업에서 '타이밍'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어요. PUSH는 시장에 조금 일찍 등장했지만, 다행히 너무 빠르지는 않아서 살아남을 수 있었죠.

제 멘토가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스타트업 타이밍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요. 너무 이르거나, 적당히 이르거나, 아니면 너무 늦거나. 저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속으로 '제발 너무 이른 것만 아니길'하고 빌었죠.


3. 매각의 기술: PUSH에서 WHOOP으로

2021년, 라미는 자신이 키운 PUSH를 웨어러블 거대 기업인 WHOOP에 매각했어요. 많은 창업자가 고민하는 '매각 시점'에 대해 그는 처음부터 매각만을 목적으로 달리면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어요. 그는 B2C로의 확장, 기술 라이선싱 등 여러 옵션을 고려하다가 WHOOP과의 인수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죠.

무엇보다 매각을 결심한 개인적인 이유는 '배움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어요. 8년 동안 근력 측정 분야에 몰두하면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꼈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던 것이죠.

저는 8년 동안 PUSH를 운영하면서 이 분야와 산업에 대한 배움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도메인이지만 전혀 다른 문제들을 풀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배우고 탐구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도전을 원했습니다.


4. 하드웨어에서 AI 영양 관리(Alma)로의 전환

WHOOP을 떠난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지려 했던 라미는 AI의 거대한 파도를 거부할 수 없었어요. 처음에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측정 센서 같은 의료기기(MedTech) 창업을 고려했지만, FDA 규제 등의 장벽이 너무 높다는 것을 깨달았죠. 대신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영양 추적(Nutrition Tracking)' 분야의 문제점에 주목했어요.

기존의 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 같은 앱들은 다운로드 수는 많지만, 사용자가 2주 안에 그만두는 비율이 70~80%에 달해요. 가장 큰 이유는 "기록하는 게 너무 귀찮기 때문"이죠. 라미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하면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저는 이 AI의 파도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기존의 강자들은 기존 제품에 립스틱만 바르듯 AI를 얹으려 하겠지만, AI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다면 10배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5. 경쟁자는 영양 앱이 아니라 ChatGPT 🤖

라미는 Alma의 경쟁자가 기존의 영양 관리 앱이 아니라 ChatGPT라고 단언했어요. 샘 알트먼(OpenAI CEO)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슈퍼 앱'을 꿈꾸지만, 라미는 특정 분야에 깊이 파고든 '전문가형 AI'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ChatGPT는 범용적인 질문에는 강하지만, 개인의 식습관, 맛 선호도, 미량 영양소 상태 등을 고려한 맥락 있는 제안을 먼저(Proactive) 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Alma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용자가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순간에 개입하여 최적의 선택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저는 마이피트니스팔을 우리의 1위 경쟁자로 보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챗GPT(ChatGPT)가 우리의 1위 경쟁자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는 식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는 인터페이스가 되고자 합니다.


6. 오라(Oura)의 소송전과 나이키의 브랜딩 위기

인터뷰 후반부에는 업계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어요. 최근 오라(Oura) 링이 경쟁사들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라미는 "혁신보다는 소송에 시간을 쓴다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어요. 하드웨어 폼팩터(형태)는 누구나 모방할 수 있기에, 결국 알고리즘과 데이터 해석 능력 같은 소프트웨어적 혁신이 진짜 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또한, 나이키의 새로운 슬로건 "Why do it?"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어요. 세 사람 모두 나이키의 오랜 팬으로서, 최근 나이키가 혁신을 잃고 호카(Hoka)나 온(On) 같은 브랜드에 점유율을 뺏기는 상황을 안타까워했어요.

만약 당신이 특허 침해로 기업들을 고소하고 쫓아다니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면, 당신은 소송을 쫓기보다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할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7. 미래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있다 🏃‍♂️

라미는 앞으로 브랜드들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커뮤니티(IRL: In Real Life)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예측했어요. 인터넷상의 정보가 범람하고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시대가 오면서,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실제 만남과 활동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Alma가 피트니스 레이스인 하이록스(Hyrox)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 있죠.

저는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 앞으로 몇 년간 '온라인 활동을 줄이고, 현실 세계(In Real Life)에서 더 많이 활동하라'는 것이 더 확신을 주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람들은 온라인의 모든 것을 불신하기 시작할 것이고, 결국 오프라인으로 회귀하게 될 것입니다.


마무리

이번 에피소드는 기술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브랜드와 프로덕트가 나아가야 할 본질적인 방향에 대해 깊은 통찰을 주었어요. 호스트 모(Mo)는 "슬로건은 회사를 구하지 못한다. 제품이 구한다(Slogans don't save companies. Products do.)"라는 명언으로 인터뷰를 요약하며, 결국 AI 시대에도 '압도적인 제품력'만이 생존의 열쇠임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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