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디자인 임원인 앨런 다이(Alan Dye)가 메타(Meta)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로 이직하며, 그의 빈자리를 오랜 애플 디자이너 스티븐 르메이(Stephen Lemay)가 채우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앨런 다이의 지난 10년이 애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있어 끔찍한 시기였다고 평가하며, 겉치장보다 실제 작동 방식(인터랙션)을 중시하는 르메이의 승진을 애플에 있어 수십 년 만에 가장 좋은 인사 소식이라고 반깁니다. 이번 변화는 애플 경영진의 의도적인 개혁이라기보다는 메타의 인재 빼가기에 대응한 결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의 UI 디자인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1. 앨런 다이의 이직과 스티븐 르메이의 등장 👋

오늘 전해진 뉴스에 따르면, 애플의 디자인 임원인 앨런 다이(Alan Dye)가 회사를 떠나 메타(Meta)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합류한다고 합니다. 블룸버그 등 언론에서는 이를 메타가 애플의 거물급 인사를 영입한 '쿠데타'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저는 정반대로 생각합니다. 이건 애플에게 있어 수십 년 만에 들려온 최고의 인사 소식이에요. 🎉

앨런 다이가 애플의 소프트웨어 디자인 팀을 이끌었던 지난 10년은 전반적으로 끔찍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죠.

그의 후임으로는 오랫동안 애플에서 일해온 스티븐 르메이(Stephen Lemay)가 임명되었습니다. 르메이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애플 내부 관계자들은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 진정한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다이와 달리, 르메이는 커리어 내내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 디자인에 집중해 온 전문가입니다.
  • 장인 정신: 동료들은 그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과 장인 정신을 칭찬합니다. 이는 다이 시대에 뼈아프게 부족했던 부분이죠.

물론 르메이의 모든 작업물이 완벽했던 건 아닙니다(예: iPadOS 멀티태스킹의 일부 기능). 하지만 그와 함께 일해본 모든 사람이 이번 인사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르메이보다 더 나은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애플 내부의 반응과 숨겨진 배경 🔍

애플 내부 분위기는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직원들은 다이가 결코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을 거라고 체념하고 있었고, 그가 제 발로 나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사실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애플을 떠나서 갈 곳은 내리막길뿐입니다. 사람들이 간과한 건 앨런 다이가 실제로는 디자인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이죠.)

여기서 한 가지 모순이 발생합니다.

  1. 다이는 쫓겨난 게 아니라 스스로 메타로 이직했습니다.
  2. 애플은 다이의 후임으로 그와 정반대 성향인(비주얼 중심이 아닌 인터랙션 중심인) 르메이를 선택했습니다.

만약 애플 경영진이 다이의 리더십에 만족했다면 왜 그의 측근을 후임으로 세우지 않았을까요? 반대로 변화가 필요했다면 왜 진작 다이를 내보내지 않았을까요?

충성심이 핵심이다

제 생각에 르메이의 승진은 '디자인 방향성'보다는 '충성심' 때문입니다. 저커버그는 지금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인재를 빼가고 있습니다. 다이의 측근인 빌리 소렌티노(Billy Sorrentino)도 함께 메타로 떠난다는 보도가 있었죠. 애플 경영진 입장에선 다이의 측근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된 겁니다. 그래서 다이의 측근이 아니면서 오랫동안 애플을 지켜온 르메이가 안전한 선택지였던 셈이죠.

비록 경영진이 디자인 개혁의 필요성을 깨달아서 한 인사는 아닐지라도, 르메이의 리더십 하에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스티브 잡스 사망과 스콧 포스톨 축출 이후 애플의 HI(Human Interface) 디자인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3. 앨런 다이 시대의 문제점 📉

앨런 다이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책임자로 앉힌 건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 배경의 불일치: 다이는 UI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그는 패션 브랜드(케이트 스페이드)와 광고 에이전시(오길비)에서 브랜딩과 인쇄 광고를 하던 사람입니다.
  • 애플 워치와 패션: 2015년 애플 워치 출시 당시 패션업계 출신을 영입한 건 말이 됐을지 몰라도, 나머지 애플 플랫폼 전체를 맡긴 건 실수였습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작동하느냐의 문제다"

올해 9월 아이폰 이벤트에서 가장 화가 났던 장면은, 스티브 잡스의 명언인 "디자인은 단지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느냐가 아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작동하느냐(how it works)이다"라는 문구를 인용한 순간이었습니다.

다이 시대의 문제는 철저히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했다는 점입니다. 앱 아이콘 같은 시각적 요소도 나빠졌지만, 더 심각한 건 "작동 방식"이 망가졌다는 것입니다. 다이야말로 잡스가 비판했던 "디자인을 껍데기(veneer)로만 생각하는 사람"의 전형입니다.


4. '리퀴드 글래스'와 맥OS의 몰락 🖥️

저는 현재의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 디자인 언어를 무조건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iOS 26은 꽤 괜찮아요. 하지만 macOS 26 타호(Tahoe)는 시각적으로 엉망진창입니다.

  • 맥락 없는 디자인: 맥은 더 큰 화면, 여러 개의 창, 복잡한 작업을 다루는 플랫폼입니다. 여기엔 깊이감(depth), 레이어링, 입력 초점에 대한 명확한 표시가 필요합니다.
  • 가벼움의 문제: 2010년에 제가 썼던 글처럼, "맥의 무거움(진중함)이 iOS를 가볍게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리퀴드 글래스는 너무 가볍고 얄팍해서 맥이 짊어져야 할 복잡성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특히 OS 26.1 버전에 추가된 '투명/틴트(clear/tinted)' 설정은 다이가 진작 해고되었어야 함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텍스트 가독성 같은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걱정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접근성 메뉴가 아닌 일반 설정에 이런 옵션이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죠.

5. 인재 유출과 문화적 단절 🚪

다이의 재임 기간 동안 수많은 유능한 디자이너들이 애플을 떠나 LoveFrom, OpenAI, 그리고 샘 알트만과 조니 아이브의 합작사인 io 등으로 이직했습니다. 그들이 떠난 이유는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더 이상 애플에서는 위대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잡스와의 언어 단절

애플 디자인의 근본적인 문제는 언어의 단절에서도 드러납니다. 스티브 잡스는 2000년 아쿠아(Aqua) UI를 소개할 때 '라디오 버튼', '키 윈도우(key window)' 같은 기술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했습니다.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같은 언어를 썼다는 뜻이죠. 하지만 다이의 팀은 이런 용어를 쓰는 디자이너를 "개발자처럼 말한다"며 무시했다고 합니다.

맹세하건대, 제가 '키 윈도우'라는 말을 꺼냈을 때 아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전직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

이는 마치 영화 촬영 감독이 카메라 팀에게 "조리개 값(f-stop) 같은 너드 같은 소리 하지 마"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어 있었던 겁니다.


6. 마무리: 앞으로의 전망 🔮

스티븐 르메이 체제에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그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기본 원칙을 모두 이해하는 인물이니까요. 최소한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은 멈출 것이고, 품질과 인재 유출 문제도 진정될 것입니다.

앨런 다이는 재능이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그의 재능은 디자인이 아니라 사내 정치에 있었습니다. 그는 경영진을 기쁘게 하는 법을 알았고, 그래서 그토록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죠. 그는 메타에서도 잘해낼지 모릅니다. 디자인 실력 때문이 아니라, 메타는 원래 디자인보다 '저커버그가 원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곳이니까요.

오늘 뉴스에 대한 가장 마음에 드는 반응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두 회사의 평균 IQ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참고: 본문 내의 연도 표기(iOS 26, macOS 26 Tahoe 등)는 원문의 2025년 시점을 그대로 반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