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만, 여러분 대부분이 생각하는 디자이너와는 다릅니다. 나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했고, 비용 구조를 디자인했으며, 조직도를 디자인했습니다. 우리의 비즈니스, 일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디자인했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무언가의 외형이 아니라 그것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가 2023년 6월 22일 Figma Config 컨퍼런스에서 한 발언 중 하나로, 그의 철학과 에어비앤비의 변화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전통적인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 PM) 역할을 없애고 이를 마케팅과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조직 구조의 조정이 아니라, 디자인 중심의 사고방식을 조직 전반에 심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변화 배경

1. 에어비앤비만의 문제 해결

브라이언 체스키는 에어비앤비가 직면한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변화를 추진했습니다.

  • 문제의 맥락: 에어비앤비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학제적 인재들이 모여들면서 조직이 기능별, 부서별로 복잡하게 나뉘었습니다. 각 부서가 자체 로드맵을 운영하며 PM들이 이를 관리했지만, A/B 테스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정성적 데이터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핵심 제품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비용만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에는 150개 이상의 화면과 70개 이상의 사용자 정책이 존재했는데, 이는 사용자 경험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 문제의 촉발 요인: 팬데믹으로 인해 에어비앤비는 하룻밤 사이에 매출의 80%를 잃었습니다. 이 위기는 브라이언이 조직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그는 모든 로드맵을 검토해 80%를 제거하고, 중앙에서 로드맵과 의사결정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조직 구조를 재설계하며 PM과 마케팅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2. 디자인 중심의 조직

브라이언은 에어비앤비를 디자인 중심의 회사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제품의 외형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까지 포함한 총체적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디자인 중심화와 PM-마케팅 통합

1. 두 가지 아이디어의 결합

브라이언의 변화는 두 가지 아이디어를 결합한 것입니다:

  1. 디자인 중심화: 디자이너들이 조직의 중심에 서도록 함.
  2. PM과 마케팅 통합: PM 역할을 마케팅과 병합하여 단일 기능으로 축소.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제품과 사용자 중심의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을 거두었고, 구글과 페이스북은 엔지니어링 중심의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모든 회사에 적용되는 단일한 성공 공식은 없습니다.

2. PM 역할의 변화

PM과 마케팅을 통합하면서, 기존 PM들이 맡았던 역할은 다른 팀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는 역할의 불명확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PM들이 주로 담당했던 다음과 같은 업무들이 누락될 위험이 있습니다:

  • 사용자와의 정기적인 소통
  • 데이터 분석 및 경쟁사 분석
  • 시장 조사 및 새로운 기술 탐구
  • 제품 요구사항 문서(PRD) 업데이트
  • 버그 관리 및 릴리스 테스트
  • 팀 간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조율

이러한 업무가 명확한 담당자 없이 분산되면, 제품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에어비앤비는 디자인 중심화를 위해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브라이언은 약 30~40명으로 구성된 핵심 팀을 통해 에어비앤비의 전체 경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하지만 중앙집중식 모델은 팀의 자율성을 줄이고, 많은 의사결정이 중앙으로 몰릴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수집, 문서화, 협업 등의 작업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추가적인 프로그램 관리자, 데이터 과학자, 운영 관리자 등의 채용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총체적 디자인 역량의 중요성

브라이언이 강조한 것은 단순한 UX/UI 디자인이 아니라, 조직, 비즈니스, 프로세스까지 포함한 총체적 디자인 역량입니다. 그는 이러한 역량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PM, 엔지니어 등 모든 직군에서 요구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디자인 중심의 사고방식은 디자이너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엔지니어, PM, 디자이너 모두가 이러한 사고방식을 채택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을 가진 인재는 드물며, 이를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업계 전반에서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와 구조가 필요합니다.


결론: 에어비앤비의 실험과 그 의미

브라이언 체스키의 변화는 에어비앤비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정한 실험입니다. 이는 모든 회사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디자인 중심의 사고방식총체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숙박 공유 플랫폼을 넘어, 디자인 중심의 혁신적인 조직 모델을 제시하는 사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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