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블로그 글쓰기를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더 명확하게 생각하고 조사하며 관점을 바꾸는 학습 과정으로 본다. 모든 글은 논쟁 가능한 분명한 주장을 가져야 하며, 그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전문가인 분야에만 머물기보다, 아직 배우는 중인 주제를 정직하게 다루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 글쓰기와 학습 모두에 큰 가치를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1. 글 하나에는 적어도 두 가지 배움이 담긴다
글쓴이는 자신이 발행하는 모든 블로그 글이 최소한 두 가지 배움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나는 처음에 글을 쓰게 만든 문제나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글을 쓰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글을 쓰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했다면, 그 글은 발행할 만큼 흥미롭지 않다고 여긴다.
"글을 쓰는 동안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한다면, 그 글은 발행할 만큼 흥미롭지 않다."
실제로는 두 가지보다 훨씬 많이 배운다고 한다. 예를 들어 o3 모델의 지리 추측 능력에 관한 글은 처음에는 "대부분의 AI 프롬프트는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조사 끝에는 최신 OpenAI 모델들이 과거 o3가 보였던 지리 위치 추론 능력을 잃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C2PA에 관한 글도 처음에는 이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거의 모든 곳에서 채택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글을 쓰며 공개키 기반 구조(PKI), 기기 안에서 개인 키를 관리하는 방식, C2PA의 실제 작동 원리까지 폭넓게 익혔다. 러다이트 운동에 관해서도 처음에는 이 운동이 본질적으로 분산된 운동이었다는 점을 다루려 했지만, 조사하다 보니 대중적인 러다이트 서적이 묘사하는 것보다 당시 문화가 훨씬 엘리트주의적이고 여성혐오적이며 폭력적이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즉, 글쓴이에게 블로그는 이미 정리된 답을 꺼내 보이는 장소가 아니라, 질문을 붙들고 탐구하다가 예상치 못한 답에 도달하는 장소다. ✍️
2. 분명하고 논쟁 가능한 주장을 세워야 한다
이 방식이 작동하는 핵심 이유는 모든 글이 어떤 명확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편적인 생각을 흩어놓거나, 다른 글을 읽고 단순히 "나도 동의한다"고 말하는 글은 쓰지 않는다. 합리적인 사람이 반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당연한 초안이라면, 아예 버린다.
"내 블로그의 모든 글은 하나의 주장을 펼친다."
"합리적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초안을 썼다면, 나는 그 초안을 폐기한다."
글이 최소한 어느 정도 논쟁적이어야 한다는 기준은 글쓴이에게 일종의 강제 장치로 작용한다. 자신이 가진 입장 중 무엇이 가장 흥미로운지 생각하게 만들고, 예상 가능한 반론에 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조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단지 의견을 강하게 말하라는 뜻이 아니라, 애매한 감상에 머물지 말고 검토 가능한 주장과 근거를 제시하라는 의미다.
이는 블로그를 자유로운 자기표현의 장으로 보라는 흔한 조언과 대조된다. 글쓴이는 자유로운 자기표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블로그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쓸 수 있는 공간이므로, 그렇게 쓰고 싶다면 괜찮다고 인정한다. 다만 "그냥 느끼는 대로 쓰라"는 조언이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데에는 생각만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기술 업계에 들어가기 전 철학 대학원생이었고, 그보다 앞서서는 시인이었다. 시를 쓰면서 제약이 있을 때 오히려 쓰기가 쉬워진다는 사실을 배웠다. 시인은 매 순간 다음 단어를 골라야 하는데, 운율이나 각운 같은 형식이 있으면 가능한 단어의 범위가 크게 줄어든다. 아무 제약 없이 영어의 모든 단어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보다, 정해진 구조 안에서 고르는 편이 더 수월한 것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특정하고 잠재적으로 논쟁적인 한 가지 요점에 대해 써야 한다는 제약은 글쓰기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제를 정하고 글을 계속 생산하기 쉽게 만든다.
3. 글쓰기는 생각의 빈틈을 드러내는 도구다
글쓴이는 글쓰기가 어떤 주제를 명확히 생각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본다. 머릿속에서만 생각을 굴릴 때는 자신이 무언가를 잘 이해한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그것을 압축해 문장으로 써야 하면, 어디까지 이해하고 어디에서 막히는지가 정확히 드러난다.
"글쓰기는 어떤 주제를 명확하게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을 쓰다가 방금 적은 문장을 보고 멈춰 서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한다.
"잠깐, 이건 실제로 맞을 리가 없는데?"
"이게 정말 사실인가?"
이런 순간이 바로 글쓰기의 가치다. 막연히 알고 있다고 여겼던 내용을 문장으로 만들면서, 전제의 오류나 근거 부족을 발견하게 된다. 보통 글을 끝까지 쓸 즈음에는 주제를 처음보다 훨씬 선명하게 이해하게 되므로, 결론 문단이 도입 문단보다 훨씬 좋아진다.
그래서 글쓴이는 초안을 쓰는 과정에서 글의 첫 문단으로 돌아가 즉시 다시 쓰는 습관을 들였다. 어차피 끝까지 쓰고 나면 처음의 문제의식이나 설명 방식이 더 나은 형태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는 도입부를 완벽하게 만든 뒤에야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일단 끝까지 생각해 본 뒤, 새롭게 얻은 이해를 바탕으로 처음을 고쳐도 된다.
4. 조사하다가 입장을 바꾸는 것은 좋은 신호다
글쓴이는 글을 쓰는 도중 자신의 생각을 자주 바꾼다. 실제로 우주 데이터센터 냉각, 예측시장과 내부자 거래, 이른바 "그냥 안 된다고 말하는 엔지니어", LLM에 성격 부여하기, AI 탐지, Tempo, AI 영향 연구, AI 해석 가능성 등을 다룬 여러 글은 처음 가졌던 입장과 정반대의 결론으로 끝났다.
그는 이를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신호라고 본다.
"이것은 좋은 징후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절대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고 생각한다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때문에 기존 생각이 바뀌는 일이 자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결론을 정한 뒤 거기에 맞는 근거만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조사 결과에 따라 결론을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글쓴이는 자신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알고 싶은 주제를 의도적으로 선택한다. 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LLM의 스티어링 벡터와 모델 행동 제어
- Stripe의 Tempo 블록체인
- C2PA와 AI 콘텐츠 워터마킹
- 우주 환경에서의 데이터센터 냉각
- 사용자와 시스템의 상호작용 모델
- LLM 추론의 내부 작동 방식
이런 주제를 쓰는 일은 글쓴이 자신에게는 분명히 좋다. 많이 배우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아직 배우는 중인 사람이 그 주제를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독자에게도 좋은 일인가 하는 문제다.
5. 배우기 위해 쓰는 일은 무책임한가
글쓴이는 자신이 이미 잘 아는 기술 기업의 조직 역학이나 대규모 코드베이스에서 일하는 방식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한다. 러다이트 운동은 역사학자에게, 블록체인은 Web3 엔지니어에게 맡기는 편이 맞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 배우고 있는 주제를 다루는 일이 괜찮다고 보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초보자는 입문 설명을 더 잘할 수 있다
첫째, 전문가보다 초보자가 어떤 분야의 입문 설명을 더 잘할 때가 있다. 전문가는 일반 대중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과대평가하기 쉽고, 자기 분야가 왜 중요한지를 너무 깊이 체화한 탓에 오히려 쉽게 풀어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
글쓴이는 자신의 설명형 글이 가치 있는 이유로, 기술적 해결책을 설명하기 전에 언제나 "원래 해결하려던 문제가 무엇인가"부터 설명한다는 점을 든다. 독자가 기술 이름이나 세부 구조를 알기 전에, 왜 그것이 필요해졌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통념이 틀렸다면 작은 조사도 의미가 있다
둘째, 어떤 주제에서는 대중적 합의 자체가 명백히 틀려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약간의 조사만으로도 왜 그것이 잘못됐는지 보여 줄 수 있다.
글쓴이가 특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글들에는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포함된다.
- LLM 프롬프트 하나가 물 500ml를 쓴다는 널리 퍼진 수치는 터무니없다는 주장
- Apple의 「Illusion of Thinking」 논문이 추론 능력 자체보다 지속성(persistence) 을 측정하고 있었다는 주장
- GPU의 실제 수명은 흔히 말하는 3년보다 길다는 주장
- AI 기업들이 추론 서비스에서 상당한 이윤율을 낼 수 있다는 주장
이런 글의 가치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널리 받아들여진 숫자나 해석이라도, 근거를 다시 확인하고 공개적으로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자신의 정체성과 한계를 투명하게 밝힌다
셋째, 글쓴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를 블로그에서 분명히 공개하려 한다. 글마다 일일이 전문성의 한계를 설명하지 않더라도, 실명과 이력은 소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주의 깊은 독자가 자신을 19세기 영국사, 우주 물리학, LLM 경제학 등의 전문가로 쉽게 오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 원칙의 핵심은 전문가인 척하지 않는 정직성이다. 배우는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신의 지식 수준과 배경을 흐리게 해 독자를 속여서는 안 된다.
6. 피드백은 공개 글쓰기의 강력한 보상이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라도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하지만 글쓰기가 훌륭한 학습 도구인 또 다른 이유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훌륭한 학습 도구인 또 하나의 큰 이유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공개적으로 글을 쓴다면 어느 정도 두꺼운 피부, 즉 악의적 반응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터넷에서는 사람들끼리 가장 날카로운 비판이나 가장 가혹한 조롱을 내놓으려 경쟁하듯 행동할 때가 있다. 특히 아직 배우는 주제에 대해 분명하고 논쟁적인 주장을 하면 더 강한 반발을 받을 수 있다.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잔인하게 굴면 하루 전체가 망가지는 사람이라면, 블로그를 비공개로 유지하거나 친구들에게만 공유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비공개 글쓰기라고 해서 피드백을 전혀 못 받는 것은 아니다. 글쓴이는 LLM에게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제안한다. LLM 역시 사람처럼 엉뚱하거나 쓸모없는 피드백을 줄 수 있다. 특히 OpenAI 모델들은 주장 강도를 낮추고, 단서를 추가하고, 표현을 완화하라고 반복해서 권해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만들 때가 있다고 지적한다. 때로는 비판 자체가 틀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기술적 주제에 대해서 LLM은 자신이 정말로 오해한 부분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며, 평균적인 Lobsters나 Hacker News 댓글 작성자보다 훨씬 친절하다고 평가한다. 또한 정교한 검토 프롬프트를 만드는 데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인다. 글쓴이의 경험상 다음처럼 간단히 요청해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검토해 주세요:"라고 쓴 뒤 글을 붙여 넣는 것만으로도, 세심하게 만든 '리뷰 프롬프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7. 좋은 글쓰기 학습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준
글쓴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즐겨 읽어 주는 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가 전혀 없던 때조차 블로그는 자신에게 큰 가치를 주었다. 글쓰기는 더 명확히 생각하기 위한 방법이었고, 배우고 싶은 주제를 조사할 구실이었으며, 다른 사람이나 LLM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통로였다.
그는 이 방법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 두 가지 점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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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동안 생각이 자주 바뀌는가
전혀 바뀌지 않는다면 조사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조사란 단순히 원래 믿던 것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찾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전제를 시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첫 초안의 결론이 도입보다 더 정확하고 표현력이 좋은가
결론이 처음보다 더 단단하고 선명해지지 않았다면, 글쓰기 과정에서 실제로 배운 것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초안은 과감히 버려도 된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많이 바꾸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 조사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첫 초안의 결론은 도입부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표현력이 있어야 한다."
8. 마무리: 이해한 것을 쓰는 데서, 이해하기 위해 쓰는 데로
이 글은 블로그를 권위 있는 답변을 전시하는 공간으로만 보지 말라고 제안한다. 오히려 아직 잘 모르는 것을 정직하게 파고들고, 논쟁 가능한 주장을 세운 뒤, 조사와 글쓰기 속에서 자기 생각을 수정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핵심은 무턱대고 아는 척하며 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근거를 확인하고, 반론과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글을 끝낸 뒤 처음보다 더 나은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다. 공개하지 않더라도 이 연습은 충분히 가치 있으며, 특히 2026년에는 LLM을 활용해 기술적 글에 대한 친절하고 빠른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다.
글 끝에는 관련 글의 미리보기로, "당연한 말을 하는 것"도 의외로 유용하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많은 지식을 의식하지 못한 채 지니고 있으며, 명백해 보이는 문장이 자신이 어떤 것을 싫어하는 이유나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를 더 또렷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