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4년) 7월 블룸버그는 OpenAI 내부 미팅 자료를 입수하여 그들의 AGI 로드맵을 보도했다. 챗봇 → 추론 → 에이전트 → 혁신 → 조직의 5단계 로드맵이었는데 일류 테크기업들이 어떻게 로드맵을 현실로 만들어내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나는 이 로드맵에 베팅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지난 1년간 이 다이어그램을 보며 항상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언제 AI-네이티브 조직이 출현하고 그 뒤로는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것인가’ 하고 말이다. 당시 strawberry에 r이 몇 개 있냐가 기술적 문제였는데 이후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우리는 챗봇과 추론을 넘어 에이전트와 과학적 혁신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목도하고 있다.
그러는동안 나의 몇몇 의문도 풀렸다. 예를 들어, ‘왜 꼭 AI가 과학적 발명과 발견의 4단계를 넘어야 전체 조직 운영이라는 5단계로 갈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었다. 현재 조직들의 일하는 방식을 워크플로우로 자동화하는 것은 3단계인 에이전트 레벨에서 이미 가능하다. AI-네이티브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성과를 내고 수익을 내는 방식에서 혁신적 발명이 우선되거나 함께여야 한다. 단순 워크플로우 자동화 만으로는 AI-네이티브 조직이 될 수 없음을 이해했다.
이번에 구글이 새로운 Gemini 3 Pro 모델과 함께 NanoBanana Pro, Antigravity 등 그 모델 성능을 등에 업은 라인업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몇 십 년 동안 지식노동자가 실무에서 해오던 대부분의 업무들은 이제 AI가 더 잘 또는 더 빠르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새 프론티어 모델 발표 때 마다 매번 해왔던 테스트는 다음과 같다.
- 롱블랙 테스트 - 롱블랙이라는 온라인 매체가 있는데 나는 그들의 글을 좋아한다. 롱블랙스러운 글을 LLM이 흉내낼 수 있는지는 항상 관심 테스트였다.
- 앱 UI/UX 테스트 - 웹 랜딩 페이지는 잘 만들었었지만 iOS 모바일 앱의 만족스러운 UI 디자인과 flow로 사용자 경험을 챙기지는 못했다. 이제 이게 된다.
- 광고 이미지 테스트 - 이제 좋은 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콘텐트 마케팅이 필수이기에 위화감 없는 광고 이미지 생성도 조직 자동화에 크리티컬 하다. 나노바나나 프로는 이 영역에서도 탁월함을 보인다.
- IR 테스트 - 투자자 앞에서 발표한 자료 넣고 NotebookLM 돌려봤더니 나보다 낫더라.
기존에는 코딩 정도에서 인간 실무자의 결과물과 겨룰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제품 개발을 넘어 하나의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많은 (또는 대부분의) 것들에서 대중 상대로는 인간 실무자와 결과물을 놓고 구별하기 어려운 정도로 뽑아주는, 기다렸으면서도 두려워하던 순간이 왔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업무에서 사람이 할 일은 당분간 두 가지로 좁혀져 갈 것이다.
- 평가하고 평가받기 - 모델과 조직을 평가하여 원하는 결과를 수준 높게 딜리버리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고객/사용자/상사라는 평가자에게 빠르게 피드백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직은 결과물과 세상의 접점이 인간이기에)
- 책임지기 - 모델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책임지는 것만 빼고. (나중엔 이것도 보험이라는 시스템으로 해결하겠지만 아직은 그렇다)
이외에는 의도적으로 모델에게 위임하거나 에이전트로 자동화를 먼저 시도해봄이 좋지 않을까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AI-네이티브 조직, 1인 (tiny팀) 유니콘이 되려면 지금 타이밍에 창업을 하면 좋지 않을까 이다. 사업에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창업가가 충분한 에너지와 의지로 짧지 않은 시간 공을 들여 풀어내고 싶은 문제가 더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타이밍 적으로 말이다. 지금이 아니면 더 큰 불확실성과 마주하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고.
모든 지식노동자는 자영업자가 될 것이며 자신만의 AI에이전트들을 부려 능력을 증강한 형태가 나의 역량으로 함께 인정받을 것이다. 그 에이전트들을 부리려면 돈이 필요할텐데 현금흐름 관리가 필수고 그리하여 고도로 발달한 지식노동자는 사업가와 구별할 수 없게 됨은 어쩔 수 없다. 이 방향으로 가기 전에 창업이라는 남이 아닌 내가 선택한 고통으로 나를 증명하고 나아가는 라이프스타일도 있음을 알려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