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pe 공동창업자 패트릭 콜리슨은 AI가 코딩과 창업을 빠르게 바꾸고 있지만, 깊이 있는 지식·명확한 글쓰기·현실의 고객 문제에 대한 집착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Stripe가 '빨리 공개 출시하라'는 일반적 조언과 달리 약 2년간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AI 시대에는 오히려 더 크고 차별화된 문제에 도전할 여지가 커졌다고 본다. Stripe 데이터상으로도 2026년은 창업 수, 성장 속도, 매출 달성 가능성 면에서 회사를 시작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1. AI에게 맡길 수 있어도 배움은 여전히 중요하다
대화는 진행자 하르지 타가르가 패트릭을 약 20년 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당시 십 대였던 패트릭은 Lisp 언어의 방언인 Chroma를 만들 정도로 프로그래밍에 깊이 몰입해 있었다. 하르지는 이제 뛰어난 16세라면 Claude 같은 AI에게 프롬프트를 넣어 비슷한 언어를 만들게 할 수도 있다며, 그래도 직접 만들어 볼 가치가 있는지 묻는다.
패트릭은 과거에 사람이 직접 하던 저수준 작업들이 컴파일러로 넘어간 사례를 든다. 예전에는 어셈블리와 기계어를 손수 작성하고, 명령어를 최적화하며, 메모리 배치까지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컴파일러가 이를 대신하며, 사람들은 그 변화를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다. 같은 논리라면 언젠가 소스 코드 작성 자체도 AI에게 자연어로 지시하는 일로 대체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소스 코드를 아쉬워하지 말고, Claude에게 지시하는 차원으로 넘어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저는 그게 그립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이 AI 시대에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묻는 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 두는 일의 속도와 효용을 강조한다. 이를 컴퓨터의 캐시(cache)에 빗댄다. 외부 시스템이나 AI 에이전트에게 질문해 답을 가져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즉시 떠올리는 것은 훨씬 빠르다. CPU의 L1 캐시에서 데이터를 읽는 일이 RAM이나 네트워크에서 가져오는 일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것처럼, 사람의 뇌에도 '인지적 L1 캐시'가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트에게 뭔가를 계산하거나 찾아 달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인지적 L1 캐시에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느립니다."
AI와 대화하고, 음성 입력을 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에는 왕복 시간이 든다. 반면 기본 개념을 자기 머릿속에서 바로 꺼낼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사고의 반복과 연결을 할 수 있다. 패트릭은 모델의 역량을 최대한 인정하더라도, 앞으로 오랫동안은 이런 신경망적 조회, 즉 인간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즉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Stripe나 AI 연구소 같은 회사들이 실제로 무엇을 중요하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여전히 높은 인지 능력과 깊은 이해에 큰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AI가 등장했다고 해서 지적 역량을 기르는 일을 너무 이르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2. 글쓰기와 소통은 AI로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하르지는 패트릭이 CEO로서 AI가 꽤 잘할 수 있는 일 중에서도 일부러 직접 하는 일이 있는지 묻는다. 패트릭의 답은 명확하다. 그는 여전히 직접 글을 쓴다.
그는 철학적인 이유뿐 아니라 결과물의 질 자체 때문에 AI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AI가 수학의 어려운 문제를 풀 정도로 놀라운 능력을 보인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정말 설득한 LLM 작성 에세이는 아직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모델들은 야코비안 추측을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엄청난 일을 할 능력이 있죠. 그런데도 저는 아직 '정말 설득력 있다'고 느낀 LLM 에세이를 읽지 못했습니다."
그는 글쓰기와 대인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한 문장 생성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여러 차원을 합리적으로 파악하고 전달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AI가 문법적으로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 수는 있어도, 현실의 맥락·관계·의도·미묘한 판단을 충분히 담아내는 데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Gmail의 자동 완성 문구나 WhatsApp의 AI 답장 제안처럼, 각종 서비스가 미리 작성해 주는 문장을 한 번도 그대로 보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저는 그런 자동 제안 문장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낸 적이 없습니다."
이 대목의 핵심은 AI를 거부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AI가 매우 강력해진 시대일수록, 창업자와 리더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구조화하고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3. 대학 중퇴는 인생의 함정문이 아니다
패트릭은 자신이 "회사를 시작하려고 대학을 두 번 중퇴한 사람"이라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소개한다. 그는 처음 MIT 1학년을 마친 뒤 하르지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학교를 떠났다. 그 회사가 몇 년간 이어진 뒤 다시 MIT로 돌아가 1년을 더 다녔고, 이후 Stripe를 시작하기 위해 또 중퇴했다.
"중퇴는 완전히 되돌릴 수 없는 함정문은 아닙니다. 중퇴했다가 돌아갈 수도 있어요."
원래 그는 물리학을 좋아했고, 아일랜드에서 자라며 학자가 되는 삶을 상상했다. 파인먼의 책을 읽으며 물리학 연구를 꿈꿨지만, 미국에 와서 스타트업이라는 선택지를 현실적으로 접하게 됐다. 그가 대학을 떠날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은 지금처럼 캠퍼스에서 널리 알려진 진로가 아니었고, 주변 사람들은 그의 중퇴를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모든 학생에게 중퇴를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학 생활을 즐기고, 배우는 일이 흥미롭다면 졸업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은 당시 과도한 긴박감을 느꼈는데, 돌이켜 보면 꼭 그럴 필요는 없었다고 평가한다.
"대학이 즐겁다면 저는 사실 끝까지 마치는 데 아무 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꼈던 긴박감은, 돌아보면 조금 불필요했습니다."
반대로 대학이 자신에게 맞지 않고, 공부 내용이 정말로 흥미롭지 않으며 다른 일에 더 강하게 끌린다면 중퇴의 비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부모가 흔히 걱정하는 것처럼 평생 평판이 손상되는 일도, 그의 경험상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제가 보기에는 아무도 정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꼭 중퇴할 필요도 없지만, 중퇴의 비용은 아주 작습니다."
그가 당시 서둘렀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삶은 짧다"는 감각과 학교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습관이었다. 다른 하나는 실리콘밸리의 기회가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후자의 판단은 틀렸다고 본다. 실리콘밸리는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기회가 넘치는 곳이었다.
오늘날 학생들 사이에는 "지금 당장 창업해 돈을 벌지 않으면 영구적 하층 계급에 갇힐 수 있다"는 불안도 있다는 질문이 나온다. 패트릭은 인류가 늘 거대한 기술 변화 앞에서 사회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는 종말론적 서사를 좋아해 왔다고 답한다. 비행기의 발명도 엄청난 변화였지만, 당시 열광적인 사람들이 상상했던 수준의 사회적 재편을 모두 만들지는 않았다.
"저는 지금이 회사를 시작할 수 있는 마지막 몇 년이라는 주장에는 반대쪽에 베팅하겠습니다."
즉, AI 시대의 기회는 크지만 '지금 아니면 영원히 끝'이라는 공포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4. Stripe는 왜 가능해 보이면서도 터무니없는 아이디어였나
Stripe의 출발점은 매우 구체적인 고객 문제였다. 패트릭과 존 콜리슨 형제는 인터넷에서 돈을 받거나 결제 시스템을 붙이는 일이 너무 번거롭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기존 방식은 인기가 없고 낡았으며, 복잡한 서류를 작성하고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그는 당시 서류가 "라틴어로 쓰인 것 같았다"고 농담한다.
YC에서 배운 핵심 교훈도 바로 이런 것이었다. 창업자는 머릿속으로 그럴듯한 문제를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실제로 고통을 느끼고 돈을 내서 해결하고 싶어 하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
"사람이 돈을 내고 싶어 할 만큼 생생하게 느끼는 문제가 아닌데도, 고객 문제가 있다고 환상에 빠지기는 아주 쉽습니다."
Stripe는 한편으로는 너무나 명백한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인터넷은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며, 인터넷에서 돈을 움직이는 방식은 엉망이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아무 금융 경력도 없는 젊은 두 사람이 금융 서비스 회사를 만들겠다는 일 자체가 황당해 보였다. 당시에는 핀테크(fintech)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 널리 존재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마치 트렌치코트를 입고 진짜 사업가나 어른인 척하는 다람쥐들 같았습니다."
은행이나 파트너를 만나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사람들은 대놓고 웃지는 않아도 책상 아래의 보안 호출 버튼을 찾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한다. 그만큼 Stripe가 성공할 법한 회사로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Stripe가 살아남은 이유는 아이디어가 추상적 비전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절실하게 겪는 문제에 기반했기 때문이라고 패트릭은 말한다.
"사람들이 정말 원한다는 점에서는 명백하게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나쁜 아이디어였습니다. 결국 우리를 살린 것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용자 문제에 뿌리내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5. '쉽겠지'로 시작한 Stripe와 긴 비공개 구축 과정
패트릭과 존이 Stripe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순간은 2009년 버클리에서 열린 Startup School 행사 직후였다.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난 뒤 포트레로 힐에서 초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이전부터 생각하던 온라인 결제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해 보기로 했다. 패트릭은 그 길의 정확한 위치와 당시 나눈 말까지 기억한다고 한다.
"그래, 그냥 해 보자. 아마 그렇게 어렵진 않을 테니까."
이 말은 결과적으로 매우 큰 오산이었다. 두 사람은 대학을 다니면서 몇 달 정도 병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Stripe는 거의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거대한 사업이 됐다.
"이런 궁극적인 '야크 셰이빙'은 조심하세요. 우리는 대학 다니면서 몇 달 만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야크 셰이빙(yak shaving)은 원래 하려던 일 하나를 해결하려다, 예상 못 한 선행 과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거대한 일이 되는 상황을 뜻한다. Stripe는 단순히 카드 결제 API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은행 파트너십, 보안, 자금 이동, 신뢰성, 규제와 인프라까지 함께 해결해야 했다.
Stripe는 Startup School 다음 주부터 작업을 시작했고, 2010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전일제 개발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개 출시는 2011년 9월이었다. 첫 코드가 작성된 시점부터 거의 2년 뒤였다. 일반적인 YC 조언인 "빨리 출시하고, 빨리 반복하라"와는 다소 다른 길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고객 없이 비밀리에 제품만 만든 경우가 아니었다. Stripe는 시작한 지 약 두 달 뒤인 2010년 1월에 이미 첫 실사용 고객을 확보했다. 초기 고객은 당시 Twilio에 있던 로스 부셰였고, 처음 Stripe가 할 수 있는 일은 카드 결제 처리뿐이었다.
고객의 요구는 매우 현실적으로 제품을 확장시켰다.
"카드를 결제한 다음에 로스가 '제 결제 내역은 어떻게 보죠?'라고 물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요청이어서 대시보드를 만들었죠."
"'결제를 환불하고 싶어요.'라고 하면 환불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주 후에는 '그럼 제 돈은 언제 받나요?'라고 묻더군요. 그것도 당연한 요청이었습니다."
이처럼 Stripe는 실제 고객의 행동과 요구에 맞춰 적시 개발(just-in-time development)을 했다. 공개 출시는 늦었지만, 비공개 베타 동안 고객 수는 매달 늘었고, 팀은 매주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았다. 따라서 '시장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말이 '현실과 단절돼 있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우리는 머릿속에서 가정하거나 추정한 제품이 아니라, 현실에서 배우고 있었습니다."
패트릭의 결론은 균형 잡혀 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오래 기다리는 것이 잘못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처럼 실패 비용이 높고, 신뢰·보안·기반 인프라가 제품의 일부인 분야라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개 출시의 날짜 자체가 아니라, 실제 고객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현실에 의해 방향을 교정받고 있는가다.
6. AI 시대에는 린 스타트업 방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하르지는 코딩 에이전트 덕분에 소프트웨어를 더 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면, 창업자들이 처음 출시하는 제품부터 더 크고 야심 차게 만들어야 하는지 묻는다. 아니면 여전히 좁고 선명한 문제에서 출발해 고객 반응을 보며 확장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패트릭은 전통적인 린 스타트업 방식, 즉 작은 틈새 문제를 찾고 최소한의 제품으로 검증한 뒤 확장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그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20년 전보다 훨씬 커졌고, 작은 틈새를 찾는 전략은 경쟁자들에 의해 더 빠르게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는 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상관관계가 낮아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남들과 같은 틈새에서 더 빨리 경쟁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아직 점유하지 않은 출발점을 더 과감하게 찾으라는 뜻이다. 패트릭은 지난 10년간 크게 성공한 회사들 중 상당수가 전형적인 린 스타트업식 회사와 거리가 있었다고 언급한다. AI 연구소들, 방위산업 기업 Anduril 등이 그 예다.
과거에는 자본과 인력의 제약 때문에 작고 좁게 시작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AI는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초기 실행력을 크게 넓힌다. 그래서 이제는 시작부터 더 복잡하고 야심 찬 사업을 만들 여지가 생겼다.
"20년 전에는 자본의 제약 때문에 린 스타트업식 접근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처음부터 더 공격적이고 야심 찬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고객 검증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다. Stripe의 사례가 보여 주듯, 큰 목표를 세우더라도 고객의 현실적인 문제와 피드백에 깊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
7. 실패만 걱정하지 말고 성공한 뒤의 삶도 생각하라
패트릭은 Stripe가 흔히 말하는 '슐렙 블라인드니스(schlep blindness)'의 사례처럼 보인다는 질문을 받는다. 이는 많은 사람이 귀찮고 복잡하며 고된 일을 피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기꺼이 해결하는 창업자에게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금융 서비스에는 급여 설정, 규제 준수, 복잡한 운영 등 지루하고 번거로운 일이 많다.
그는 회사에는 당연히 재미없고 보상감이 적은 일들이 있다고 인정한다.
"급여 시스템을 설정하려고 회사를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창업자가 투자금을 크게 유치하기 전에 던져야 할 질문은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만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업이 잘됐을 때의 삶을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걱정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반대 질문도 해야 합니다. '성공하면 어떻게 하지?'"
회사가 성공하면 고객과 직원, 투자자, 운영 책임이 생긴다. 그러면 창업자는 그 일을 10년, 17년, 혹은 30년 동안 계속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지 유망해 보이는 시장인지가 아니라, 성공했을 때도 자신이 그 일을 오래 좋아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10년, 17년, 30년 동안 그 일을 하고 싶을까요?"
Stripe에서 패트릭이 얻는 지적 보상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Stripe Atlas를 통해 설립되는 미국 델라웨어 법인의 약 25%가 Stripe로 시작하며, Stripe는 초기 창업팀부터 Shopify나 OpenAI 같은 대형 성공 기업으로 성장하는 전 과정에서 이들과 함께한다.
"저는 Stripe 고객을 만나고 '이 사업은 지루하네'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는 모든 사업을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응용 이론이라고 본다. 기업은 시장, 기술, 인간 행동에 관한 가설을 실제로 시험하는 존재다. 그래서 개별 업무에 번거로운 부분이 있더라도, 사업 전체를 바라보면 매우 지적인 탐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Startup School 참가자들에게 Stripe Atlas 법인 설립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안내하며, 저녁 식사 자리에서 창업 욕구가 생긴 사람이라면 연락하라고 농담 섞인 초대를 건넨다. 🍣
8. AI가 스타트업을 죽일까, 아니면 더 많은 회사를 만들까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 중 하나는 "대형 AI 연구소가 내 아이디어를 그대로 해 버리면 어떡하지?"라는 것이다. 패트릭은 이 질문을 두 갈래로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모델 능력 자체가 특정 업무나 산업을 없앨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OpenAI 같은 연구소가 직접 모든 시장에 진출해 스타트업을 밀어낼 가능성이다.
그는 후자의 공포는 역사적으로 과장된 경우가 많았다고 본다. 20년 전에도 창업자들은 "Google이 이걸 하면 어떡하지?"를 끊임없이 걱정했다. Google은 뛰어난 인재, 자본, 서버 인프라를 사실상 무한정 보유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회사라도 100개의 우선순위를 모두 완벽히 밀어붙일 수는 없다. 조직은 복잡하고, 내부의 충돌과 집중력 부족이 발생한다.
"인간 조직은 복잡합니다. 100가지 우선순위를 모두 공격적으로 실행하고, 그 사이의 간섭을 관리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Google은 많은 영역에서 대단히 잘했지만,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대형 연구소가 모든 스타트업의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지나치게 부풀려졌을 수 있다.
다만 모델 능력 자체가 특정 수직 산업이나 업무를 대체하는 일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패트릭은 이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는 이미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Stripe의 데이터는 전체적으로 더 낙관적인 방향을 가리킨다.
Stripe에서 관찰한 2026년의 지표는 매우 강력하다.
- Stripe에서 새로 시작되는 사업 수는 전년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이 증가율은 Stripe가 관찰한 연간 변화 중 가장 큰 수준이다.
- 단순히 가볍게 AI로 만든 제품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라, 중앙값 기준 기업의 성과도 전년보다 좋아졌다.
- 기업이 매출 100만 달러, 500만 달러, 1,000만 달러 같은 기준에 도달할 확률도 개선되고 있다.
- Stripe Atlas를 통해 설립된 회사들은 매출 발생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지금은 사업을 시작하기에 역대 가장 좋은 시기로 보입니다."
그는 2026년 7월 기준으로 말하자면 Stripe 데이터는 "이보다 더 좋은 창업 시기는 없었다"고 시사한다고 정리한다. 물론 5년 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모른다는 단서는 붙인다.
YC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보인다. 과거에는 연 매출 100만 달러에 도달하는 기업이 업계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큰 성취였다. 지금도 물론 과장해서는 안 되지만, 초기 스타트업이 훨씬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 계약을 따내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기업 고객들이 스타트업의 제품을 더 빠르게 구매하는 변화가 중요하다. 과거 대기업의 CIO나 CTO는 신생 스타트업을 보며 "2년 뒤에도 이 회사가 존재할까?"라고 의심했고, 검증되지 않은 제품 도입을 꺼렸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위험도 매우 커졌다. 기업들은 낡은 방식에 뒤처질까 봐 두려워하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더 열려 있다.
"이제 사람들은 현상 유지의 위험도 굉장히 높다는 걸 압니다."
"스타트업이 제품을 팔고, 시작부터 꽤 의미 있는 규모로 채택되게 만들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었습니다."
소비자 역시 AI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 데이터센터나 개인정보 문제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AI 제품 자체에는 강한 호기심을 보이며 실험할 의지가 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새 기술을 시도하려는 심리적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9. AI 경제는 소수 독점보다 다수의 승자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르지는 Stripe의 데이터가 지난 12개월간 AI에 대한 패트릭의 생각을 바꾼 부분이 있는지 묻는다. 많은 사람이 AI를 소수 거대 기업이 경제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중앙집중적 힘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AI 최전선의 기업들은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Stripe가 관찰한 현실은 조금 다르다. 새로운 회사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기존 회사들도 AI 기능을 활용하도록 재정비하고 있다. 이런 활발한 움직임을 보면, 소수 기업이 모든 가치를 독점할 것이라는 걱정이 이전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저는 수천, 수만 개의 승자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패트릭은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단정적인 예언은 피한다. 그럼에도 현재의 추세선은 AI가 오히려 더 많은 기업과 더 넓은 번영을 낳는, 더 분산된 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추세에 따르면, 더 분산된 세계와 더 폭넓은 번영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패트릭 콜리슨의 메시지는 AI가 모든 것을 쉽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단순한 낙관론도, 대기업과 AI가 스타트업을 모두 없앨 것이라는 비관론도 아니다. 직접 생각하고 배우는 힘, 고객의 실제 고통에 닿는 문제 선택, 성공한 뒤에도 오래 하고 싶은 일인지 점검하는 태도가 여전히 창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Stripe가 "아마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해 수년간의 복잡한 기반 작업을 거쳐 성장했듯, 좋은 창업은 빠른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AI가 낮춘 실행 비용과 시장의 변화 덕분에,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문제를 풀 기회를 얻고 있다는 것이 그의 가장 중요한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