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litude의 CEO 스펜서 스케이트가 Y Combinator 팟캐스트에 출연하여, 상장 기업이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겪었던 조직 개편과 마인드셋의 변화를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그는 과거의 성공 방식이었던 SaaS 개발 루틴을 버리고 AI 네이티브(AI Native)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단행했던 과감한 결정들과 내부적인 갈등을 솔직하게 공개합니다. 또한, 실무를 직접 챙기는 '창업가 모드'에서 벗어나 거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기업 경영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과 통찰을 공유합니다.


1. AI 회의론자에서 AI 전도사가 되기까지의 여정 🚀

영상 초반, 스펜서는 자신과 Amplitude 팀이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AI에 대해 꽤나 회의적이었다고 고백합니다. 2022년과 2023년 초만 해도, AI 붐이 일고 있었지만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사회 회의에서의 에피소드가 꽤 재미있는데, 투자자와 재무 담당자들은 "AI가 뜨고 있는데 우리 전략은 뭐냐?"라고 묻고, 정작 실무진은 답답해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우리 임원 중 한 명이 저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스펜서, 우리의 AI 전략은 뭡니까?'라고요. 저는 그건 우리가 하는 일을 생각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답했죠. '만약 당신들이 그게 뭔지 알 것 같으면 직접 해보시죠'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그의 공동 창업자인 제프리(Jeffrey)는 AI 업계에 만연한 '거품(Grifting)'에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제로 유용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년 말부터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AI가 가져온 엄청난 생산성 향상(특히 Cursor 같은 도구)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AI 모델들의 능력은 매우 들쭉날쭉(jagged)해요. 어떤 건 기가 막히게 잘하는데, 어떤 건 형편없죠. (...) 하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AI가 미친 변혁적인 효과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개발자들이 이 도구들을 쓰면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게 명백해졌으니까요."

이후 Amplitude는 2024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태세를 전환하여,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엔지니어링 리더인 웨이드 체임버스(Wade Chambers)를 영입하고 YC 출신 스타트업인 Command AI를 인수하면서 변화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2. 기존의 성공 방식을 버려야 AI 네이티브가 된다 💡

스펜서는 '기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과 'AI 제품 개발 방식'의 결정적인 차이를 설명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Amplitude를 성공으로 이끈 방식은 고객에게 원하는 것을 묻고, 그것을 만들어 제공하는 반복적인 루틴이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SaaS는 역사상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이자 제품 전달 시스템입니다. 고객에게 가서 뭘 원하는지 묻고, 우선순위를 정해 만들고, 배포하고, 이걸 반복하죠. 하지만 AI의 능력은 아직 불완전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가서 '뭐가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봤자 그들은 가능한 게 뭔지조차 모릅니다."

마치 헨리 포드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었다면 더 빠른 말을 원했을 것"이라고 했던 것처럼, 고객은 AI로 무엇이 가능한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Technology First)를 먼저 파악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Amplitude는 'AI 주간(AI Week)'을 만들어 전사적인 훈련을 감행했습니다.

"우리는 '배수진을 친다(burning the boats)'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제 돌아갈 곳은 없다는 뜻이죠. (...) 첫 번째 단계는 단순히 AI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팀이 AI 도구를 사용하여 그 성능을 믿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AI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던 일부 리더들과는 작별해야 했고, 대신 AI에 열정적인 내부 엔지니어들이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예: AI Visibility, Ask AI 등)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3. 대기업도 피해 갈 수 없는 'SaaS의 죽음'과 기회 📉

최근 업계의 화두인 "AI가 SaaS를 죽일 것인가?"에 대한 논쟁에서 스펜서는 AI가 가져올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B2B 영역에서는 여전히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비즈니스 워크플로우에서는 높은 수준의 성능 보장이 필수적입니다. CRM에 데이터를 넣었는데 '80% 확률로 저장되었습니다'라고 할 순 없잖아요? (...) 그래서 완전히 자동화된 에이전트보다는, 사용자가 수정하고 검토할 수 있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게 핵심 과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단순한 기능(Feature) 수준의 서비스들은 AI로 인해 빠르게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예를 들어, Amplitude가 최근 무료로 푼 'AI Visibility' 기능처럼, 과거에는 돈을 받고 팔았던 기능들이 AI 덕분에 너무 쉽게 구현되면서 무료화되거나 상품성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구글(Google) 같은 거대 기업이 B2B 시장에서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얼마나 큰 기회가 있는지를 재미있게 언급합니다. 😂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구글이 하려는 모든 분야가 기회입니다. 구글은 역사상 최악의 B2B 기업이거든요. (...) 구글 닥스(Docs)나 워크스페이스 같은 분야는 혁신이 너무 느리고 보수적입니다. 노션(Notion) 같은 기업들이 하는 걸 보면 정말 흥미진진하죠."


4. 창업가 모드 vs 대기업 경영진 모드 👔

이 영상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창업가(Founder)'에서 '경영진(Executive)'으로의 변신입니다. 스펜서는 회사가 커지면서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했다고 말합니다.

"창업가로서의 임무는 항상 비즈니스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달려가 앞장서서 이끄는 것입니다. (...) 하지만 대기업 경영진이 되면 그렇게 모든 곳에서 앞장설 수 없습니다. 시간 관리에 훨씬 더 엄격해야 하고, 대부분의 일에 '아니오'라고 말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깨달음은, 자신이 과거에 그토록 싫어했던 '대기업 임원'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되어버린 걸 깨닫게 됩니다. 옛날에는 직접 일은 안 하고 남의 일만 평가하는 대기업 임원들을 비웃곤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거죠. 그 역할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그는 조직의 계층 구조(Hierarchy)가 왜 필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수평적으로 할 수는 없으며, 책임과 권한을 가진 리더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대기업 경영진이 되는 게 훨씬 쉽습니다. 자원이 많고, 지렛대(leverage) 효과를 낼 수 있고, 실제로 일은 덜 하게 되니까요. (...) 하지만 창업가 때와는 완전히 다른 도구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 전환 과정이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5. 결론: "힘들어도 버티는 힘"과 분석의 미래

마지막으로 스펜서는 창업을 꿈꾸거나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돈이나 명예를 쫓아서는 끝까지 버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1년이나 2년 쯤 됐을 때 그만두는 게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그 최상위 목표(top node)를 명확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Amplitude는 이제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AI를 통해 분석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려고 합니다. 그는 앞으로 2년 안에 '분석 업계의 Cursor 모먼트'가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분석(Analytics) 분야의 재발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그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마치며

이 영상은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이야기를 넘어, 성장하는 기업의 리더가 겪어야 할 필연적인 변화와 고통을 다루고 있습니다.

  • 개발자라면: AI가 코딩과 제품 개발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주목하세요.
  • 창업가라면: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을 확실히 하고, 회사가 커짐에 따라 자신의 역할도 바뀌어야 함을 받아들이세요.
  • 경영진이라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새로운 기술 시대에 족쇄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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