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화는 우버의 초기 투자 실패와 2017년의 위기, 그리고 트래비스 캘러닉이 8년 동안 비공개로 구축한 Atoms의 비전을 돌아보는 자리다. 핵심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제조·부동산·물류·로보틱스·광산·식품 생산이 결합된 물리적 세계의 디지털화다. 트래비스는 좋은 아이디어보다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면서도 해결할 수 있는 창업자와 팀의 역량이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1. 우버 시리즈 B에서 놓친 투자 기회
대화는 트래비스 캘러닉, 벤 호로위츠, 마크 앤드리슨의 관계를 농담 섞어 소개하며 시작한다. 진행자는 이를 "왕의 귀환" 또는 "돌아온 트래비스"라고 표현하고, 트래비스와 벤의 재회가 과거 우버 투자 논의에서 이어지지 못했던 인연의 복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트래비스는 2011년 우버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당시 이야기를 꺼낸다. 우버는 2010년 6월 시작했고, 당시 트래비스는 이미 시리즈 A를 마친 뒤 더 큰 투자를 유치하고 있었다. 그는 과거 창업 과정에서 워낙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우버가 잘되고 있던 때에도 "내일 당장 먹지 못할 것처럼" 극도로 치열하게 움직였다고 회상한다.
"우버에서 일이 잘되고 있었는데도, 나는 여전히 내일 먹을 게 없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어요."
트래비스는 투자 유치를 일반적인 협상 방식이 아니라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 먼저 주요 투자자를 정하고, 그 투자자가 가격을 제시하면 다른 투자자들이 따라오는 구조였다. 그는 투자자에게 정확한 목표 금액을 바로 말하지 않고, "최소한 이 정도는 된다"는 식으로 가격의 하한선을 계속 끌어올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우리는 이 거래가 올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거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전 라운드의 두 배는 될 겁니다."
한 투자자에게 이전 라운드의 두 배라고 말한 뒤, 다음 투자자에게는 세 배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경쟁을 붙인 결과,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우버에 약 3억 7,500만 달러의 기업가치 기준 투자 조건을 제시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다른 투자자인 유리는 거의 4억 달러까지 제안하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고, 트래비스는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거래가 성사됐다고 생각했다.
"3억 7,500만 달러에서 거래가 정리됐고,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이후 마크 앤드리슨에게서 저녁 식사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 트래비스는 먼저 투자 조건서를 보내달라고 답했지만, 마크는 계속해서 직접 만나자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시집에서 만난 자리에서 마크는 투자 조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파트너십에 가져가 봤는데, 그들은 3억 7,500만 달러가 적절한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2억 1,000만 달러입니다."
트래비스의 입장에서는 이미 경쟁 입찰을 끝내고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확정한 뒤, 갑자기 그 거래가 무너진 것이었다. 그는 다른 투자자들에게 다시 연락해 "이제 새로운 가격은 2억 1,000만 달러"라고 설명해야 했다. 신뢰와 협상력이 동시에 흔들리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거래가 정점까지 올라갔다가 바닥이 빠져버렸어요. 다시 모든 사람에게 연락해서 '2억 1,000만 달러가 새로운 숫자입니다'라고 말해야 했죠."
결국 셰르빈 피셰바르가 이끄는 메넬로 파크 벤처스가 투자자로 들어왔다. 셰르빈이 다른 경쟁자 없이 계속 조건을 올리자, 트래비스는 오히려 그에게 협상을 멈추라고 했다.
"형, 당신이 이겼어요. 이제 괜찮아요. 혼자서 계속 가격을 올릴 필요 없어요."
하지만 벤 호로위츠가 기억하는 상황은 조금 달랐다. 벤은 트래비스가 팀원도 없이 혼자 투자 설명을 하러 왔던 것을 기억했다. 당시 그 정도 규모의 거래에서 창업자 혼자 등장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지만, 트래비스의 발표는 강렬했다.
벤은 자신이 트래비스의 글을 이미 많이 읽었고, "이 거래를 반드시 따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다만 당시 벤은 소비자 인터넷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었고, 이미 무려 16개에 가까운 이사회 자리를 맡고 있었다. 그래서 마크 앤드리슨과 존 오패럴에게 거래를 넘겼다.
벤이 기억하는 핵심 쟁점은 직원 스톡옵션 풀과 관련된 협상이었다. 그는 자신이 거래가 당연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음에 알게 된 사실은 셰르빈이 거래를 가져갔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가 거래를 진행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음 순간 셰르빈이 그 거래를 가져갔다는 걸 알게 됐죠. '이런, 우리가 거래를 놓쳤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벤은 이 일을 오랫동안 후회했다고 말한다. 이후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스콧 와이스가 경쟁사인 리프트에 투자했고, 벤은 리프트가 어려움을 겪을 때 이사회에 들어가 회사를 돕게 됐다. 트래비스가 우버로 큰 성공을 거두는 동안 벤은 리프트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야 했고,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면서도 상당한 긴장감을 가진 관계가 됐다.
"트래비스는 계속 이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에게 그 사실을 듣게 하지 않을 리가 없었죠."
두 사람은 자신들의 관계를 농구의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에 비유한다.
"서로 싫어하지만, 동시에 상대가 우리 팀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관계였죠."
2. 우버 2017년 위기와 '해적이 해군이 되는 순간'
진행자는 우버가 2017년에 겪은 사태를 언급하며, 벤이나 마크가 우버 이사회에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벤도 즉시 동의한다.
"우버의 2017년은 벤이나 마크가 이사회에 있었다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을 겁니다."
벤은 두 사람이 이 기회를 놓친 것이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인정한다. 우버가 당시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크고 중요한 기업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특히 우버는 음식 배달 시장을 장악했을 것이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리더가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우버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고, 더 중요하고, 더 중심적인 회사가 되었을 겁니다."
트래비스도 당시 우버의 경쟁력이 엄청났다고 회상한다. 그가 회사를 떠날 당시 도어대시는 시장점유율이 약 5%에 불과했고, 우버는 작은 점유율 하락만으로도 심각한 위기처럼 받아들였다.
"일주일 만에 시장점유율이 0.1%만 떨어져도, 우리는 주말에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벤은 지나간 일을 단순히 "만약 그랬다면"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 성과이며, 도어대시의 창업자 토니 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를 버티고 성장시켰다.
"가장 중요한 건 가정이 아니라 실제 기록입니다. 그는 결국 무언가를 해냈어요."
트래비스는 우버 시절을 회고하며 2017년이 매우 힘들었지만, 그 회사와의 관계를 여전히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우버를 연인에 비유한다.
"다시 사랑에 빠지면 전 애인을 많이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그냥 '좋은 시간이었어. 마지막에 조금 미쳤을 뿐이야'라고 말할 수 있죠."
이후 대화는 스타트업이 커지면서 창업자의 행동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제로 이어진다. 트래비스는 우버 초기에 자신이 작고 공격적인 도전자, 즉 '해적'처럼 행동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업이 커져 시장의 지배자가 되면 같은 행동도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작은 도전자일 때는 거칠게 행동해도 됩니다. 하지만 가장 큰 회사가 된 뒤에도 그렇게 행동하면 괜찮지 않습니다."
벤은 이 현상을 "해적이 해군이 되는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작은 회사일 때는 규칙을 깨고 기존 질서에 맞서는 것이 장점이지만, 큰 회사가 되면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이 달라진다. 트래비스는 우버가 커지는 과정에서 이런 변화의 의미를 충분히 배우지 못했다고 인정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프트의 운전자들을 우버로 끌어오기 위해 만든 내부 프로그램이다. 우버는 이를 "Shoplifting", 즉 '상점 털기'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트래비스는 당시에는 공격적인 경쟁 전략으로 생각했지만, 구글 출신 이사 데이비드 드럼먼드는 그 이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트래비스, 그건 이름으로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이름을 바꿔야 해."
법무팀은 프로젝트 이름도 어린이 농구팀이 사용해도 될 정도로 적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Shoplifting'은 황당할 정도로 점잖은 이름인 NACS, 북미 챔피언십 시리즈로 바뀌었다.
"우리는 북미 챔피언십 시리즈를 반드시 우승시키기 위한 대규모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이 일화는 우버가 작은 스타트업에서 거대한 기업으로 변하면서, 말과 행동의 기준도 달라졌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3. 우버를 떠난 뒤, 클라우드키친스를 만나다
트래비스는 우버에서 물러난 뒤 약 7~8개월 동안 소송과 조사에 시달렸다고 말한다. 그는 우버에서 내린 결정을 여전히 지지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규칙의 경계에 너무 가까이 갔다는 점도 인정한다.
"나는 모든 결정이 옳았다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경계선 가까이 갔다는 말도 할 수 있죠."
그는 자신의 행동이 법적으로 완전히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있었지만, 그 증거가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로 미세했다고 비유한다.
"신발에 분필 자국이 없다는 걸 보여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전자기 스캐닝 현미경이 있어야 보일 정도였죠."
트래비스가 겪은 문제는 작은 스타트업의 공격적인 문화와 대기업의 책임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됐다. 그는 작은 회사에서 성공을 만든 방식이 회사가 커진 뒤에도 그대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규모가 커지면 사회적 규칙과 기대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던 중, 트래비스는 부동산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친구 디에고와 연결됐다. 디에고는 기술과 부동산을 결합할 기회를 찾고 있었고, 우버이츠의 초기 단계에서 등장한 다크 키친 개념에 관심을 보였다.
우버는 2015년 무렵 호주 멜버른에서 일반적인 식당이 아닌 상업용 주방들이 우버이츠에 등록된 모습을 발견했다. 식당 홀 없이 배달만 하는 주방들이었다.
디에고는 하나의 부동산에 여러 개의 소형 주방을 넣는 모델을 구상했다. 한 건물에 약 30개의 주방을 만들고, 각각을 배달 전문 식당에 임대하는 방식이었다.
"한 부동산에 30개의 주방을 만들고, 각각 약 200제곱피트 규모로 배달 전용 공간으로 임대하는 겁니다."
트래비스는 디에고가 "몇 개 더 만들어보겠다"고 말하자, 규모가 너무 작다고 느꼈다.
"몇 개 더 만든다고요? 몇 천 개를 말하는 거죠?"
결국 트래비스는 이 사업에 합류해 회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창업 기회는 두 가지 방식으로 찾아온다고 말한다. 직접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아이디어가 사람에게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내가 아이디어를 만들고, 가끔은 아이디어가 나에게 옵니다."
트래비스는 자신에게 맞는 사업을 발견하면 오래 검토하기보다 사랑에 빠지듯 뛰어든다고 설명한다. 복잡하고 겉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일수록 오히려 흥미를 느낀다고 한다.
"사람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는 매력적인 무언가를 볼 때가 있어요. '당신들은 아직 못 보지만, 내가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클라우드키친스는 단순한 음식 배달 회사가 아니었다. 부동산을 매입하고, 건물을 개조하고, 식당을 유치하고, 배달 전용 지점을 확장하도록 설득해야 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와 로봇 기술까지 결합하려 했다.
"우리는 부동산을 사고, 건설을 하고, 식당을 유치하고, 소프트웨어를 깔고, 동시에 로보틱스까지 시작하려 했습니다."
그가 중요하게 본 궁극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좋은 품질의 식사를 준비하고 배달하는 비용을 식료품점에 가는 비용에 가까울 정도로 낮출 수 있는가?"
만약 가능하다면, 그것은 우버가 자동차 산업을 바꾼 것처럼 주방을 바꾸는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우버가 자동차에 한 일을 주방에 하게 되는 겁니다."
4. 음식에서 시작한 '물리적 세계의 컴퓨터'
트래비스는 온라인 음식 배달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아마존식 물류창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반 물류창고와 달리, 음식을 보관하고 배송하는 것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음식을 생산해야 한다.
즉, 하나의 시설 안에 다음 기능이 함께 있어야 한다.
- 부동산: 주방과 물류 시설이 들어갈 공간
- 제조: 음식을 실제로 조리하는 주방
- 물류: 주문을 분류하고 배달하는 시스템
- 자동화: 음식 조리 로봇
- 자율주행: 음식을 운반하는 로봇 배달 수단
트래비스는 이 구조를 "인터넷 푸드코트"라고 부른다.
"고품질의 음식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만들고, 식료품점에 가는 비용에 가까운 가격으로 집까지 배달하는 겁니다. 저는 이것을 '인터넷 푸드코트'라고 부릅니다."
그는 20년 뒤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여전히 직접 요리할지, 로봇이 더 높은 품질의 음식을 만들지 묻는다. 대부분은 로봇이 음식을 만들 것이라고 쉽게 동의한다. 그러면 질문은 "가능한가"가 아니라 "언제 가능한가"로 바뀐다.
"20년 뒤에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직접 요리하고 있을까요? 로봇이 우리보다 더 좋은 음식을 만들고 있을까요? 대부분은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말할 겁니다."
이후 10년, 7년, 5년으로 시간을 좁혀 가면 미래를 현재 쪽으로 끌어당기게 된다. 트래비스는 이것을 현실을 구부리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모두가 일어날 일이라고 동의한다면, 이제 남은 질문은 언제 일어나고 누가 할 것인가입니다. 그때 '가자'고 말하는 겁니다."
클라우드키친스는 처음에는 다소 이른 시기에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사업의 각 요소가 실제로 맞물리기 시작했다. 여러 국가에 수백 개의 시설을 구축했고, 식당에 안정적인 주문량을 보장해 입주 식당의 생존율을 높였다.
로봇 생산이 진행되면 음식 생산 비용을 약 50% 줄일 수 있고, 로봇 배달이 현실화되면 배달 비용을 한 건당 12달러에서 50센트~1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게 되면 음식과 부동산, 노동비용을 합친 전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로봇 배달이 가능해지면 한 끼의 배달 비용을 약 12달러에서 50센트나 1달러로 낮출 수 있습니다."
결국 6~10달러 정도의 음식이 집까지 배달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진행자가 "그럼 로봇 배달원은 빼앗을 수 없겠네요"라고 농담하자, 트래비스는 다시 'Shoplifting'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웃는다.
5. 8년간의 스텔스 운영
트래비스는 클라우드키친스와 관련된 회사를 약 8년 동안 비공개 상태로 운영했다. 그는 우버에서 물러난 뒤 하루에 150개에 가까운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고, 새 사업에 그 부정적인 여론을 가져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우버를 떠난 뒤에는 하루에 150개씩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 부정성을 새로운 조직 안으로 가져오고 싶지 않았어요."
그는 팀이 뉴욕타임스가 다음 날 무엇을 쓸지 걱정하지 않고 일하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스텔스 운영은 매우 어려웠다. 채용 공고에는 회사 이름도 제대로 공개할 수 없었고, 고객을 만날 때도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다.
"수천 명 규모의 회사인데도 링크드인에 '스텔스 기업'이라고만 적힌 채 사람을 채용해야 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방식이었죠."
오랜 기간 비공개 상태로 지내자 오히려 언론 보도가 어려워졌다. 과거 이야기와 현재 사이에 너무 큰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자 입장에서는 몇 년 동안의 공백을 설명하기 어렵고, 설령 누군가 정보를 흘려도 그 정보를 어디에 연결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스텔스 상태가 자기 강화적으로 변합니다. 누군가 유출해도 언론이 그걸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게 되죠."
회사는 국가별로 서로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 미국에서는 클라우드키친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카지노, 한국에서는 키친밸리, 중국에서는 여러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 런던에서는 푸드스타스, 중동에서는 키친파크 같은 이름이 쓰였다.
이렇게 회사의 흔적을 분산시킨 덕분에 외부에서는 서로 다른 사업들을 하나의 회사로 연결하기 어려웠다.
6. Atoms와 '물리적 세계를 위한 컴퓨터'
트래비스의 더 큰 비전은 우버에서 시작됐다. 우버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라는 물리적 자원을 호출하고 이동시키는 서비스였다. 과거에는 자동차가 실제 위치로 와서 사람을 태우는 일이 마치 공상과학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우버의 첫 경험은 모두에게 마법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화면을 누르면 자동차가 나에게 오고, 지도에서 그 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는 컴퓨터의 기본 구조를 물리적 세계에 대응시킨다.
- CPU가 비트를 처리하듯, 제조는 물질을 가공한다.
- 저장장치가 비트를 보관하듯, 부동산은 물질과 생산 시설을 담는다.
- 네트워크가 비트를 이동시키듯, 운송·물류는 물질을 이동시킨다.
"CPU는 비트를 처리합니다. 그렇다면 원자를 처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조입니다. 저장장치는 비트를 저장합니다. 원자를 저장하는 것은 부동산입니다. 네트워크가 비트를 옮긴다면 원자를 옮기는 것은 운송과 물류입니다."
이 구조를 트래비스는 Atoms-based computer, 즉 원자 기반 컴퓨터라고 부른다. 음식 시설 하나를 반도체나 컴퓨터 시스템에 비유하면, 여러 개의 주방은 프로세서 코어가 되고, 음식이 이동하는 통로는 데이터 버스가 된다. 냉장·냉동 보관 공간은 미리 계산해 둔 데이터를 저장하는 캐시처럼 기능한다. 배달원이나 배송 로봇은 네트워크 패킷과 같다.
"30개의 주방이 있는 시설은 30코어 프로세서와 같습니다. 음식이 이동하는 통로는 네트워크 버스이고, 배송 로봇은 TCP 패킷과 같습니다."
이 비유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구조를 물리적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회사는 주방의 수용 능력과 신뢰도에 따라 주문량을 분배하는 데 TCP와 유사한 개념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우버가 물리적 세계의 네트워크를 디지털화했다면, 다음 단계는 물리적 세계의 CPU와 저장장치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즉, 제조와 부동산을 소프트웨어와 AI로 혁신하는 일이 남아 있다.
"우버는 물리적 세계의 네트워크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물리적 세계의 CPU와 저장장치, 즉 디지털화된 제조와 부동산입니다."
7. 음식·자율주행·광산을 하나로 묶다
Atoms의 비전은 음식 사업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트래비스는 물리적 세계를 자동화하려면 제조 시설, 자동화된 생산, 자율주행 물류가 모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율주행 부리토'라는 표현으로 미래의 배송 로봇을 설명한다.
"온도를 유지하는 음식 상자를 실은 네 바퀴짜리 자율주행 로봇이 집까지 오는 시대가 올 겁니다. 20년 뒤에는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할 일이죠."
이를 위해 트래비스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기업들을 살펴봤고, 결국 식품 사업과는 별도의 자율주행 회사를 만들었다. 하나의 식품 회사 안에서 대규모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전문적인 기술 회사로 분리해 투자와 인재를 끌어오는 편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우버의 자율주행 사업을 이끌었던 에릭 마이호퍼가 음식 로보틱스 부문을 맡았고, 우버에서 자율주행을 담당했던 앤서니 레반도프스키가 이끌던 프론토(Pronto)를 인수했다. 프론토는 오프로드 자율주행, 특히 광산 현장에 특화된 기업이었다.
트래비스는 광산 자동화가 생산성과 안전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광산 현장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 곳이며, 자율주행 장비는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광산에는 매일 심각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안전 문제가 있습니다.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면 생산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도 크게 개선됩니다."
프론토의 목표는 단순히 차량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광산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어떤 작업을 어떤 순서로 수행해야 하는지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광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 기계가 움직이는가'가 아닙니다. 어떤 맥락에서, 어떤 작업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중요합니다."
프론토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인간의 생산성을 넘어서는 순간이 오자 사업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더 많은 장비와 더 빠른 도입을 요구했고, 회사는 아마존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국경 인근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장비를 설치해야 했다.
트래비스는 회사를 린 스타트업에서 근육질의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린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이제는 근육질 조직으로 가야 합니다."
이는 조직을 불필요하게 비대하게 만들자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프로세스와 제조·공급망 역량을 갖추되, 속도와 민첩성을 잃지 말자는 의미다.
8. 여러 회사를 Atoms로 통합한 이유
트래비스는 원래 음식, 광산, 운송 사업을 각각 운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벤 호로위츠는 트래비스가 여러 사업을 따로 투자받으려는 모습을 보고, 각 사업 중 하나만 선택하기보다 전체 구조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래비스는 당시 자신을 여러 시계를 꺼내 보여주는 사람에 비유했다.
"내가 트렌치코트 안에 시계를 스무 개쯤 숨겨놓고, '어느 시계를 원하세요?'라고 묻는 사람 같았어요."
벤의 대답은 명확했다.
"나는 시계 하나가 아니라 트렌치코트 전체를 원합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파트너가 되고 싶어요."
이것이 여러 사업을 하나의 지주회사 구조인 Atoms로 통합하게 된 계기였다. 각 사업에는 별도의 법인과 운영 조직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지분 구조와 방향성을 공유한다. 이는 직원들에게도 더 나은 보상과 소속감을 제공하고, 트래비스가 여러 회사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줄여준다.
9. 위대한 기업은 위대한 창업자에게서 시작된다
벤 호로위츠는 기업의 성공을 설명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아이디어 중심으로 전해진다고 지적한다. 페이스북, 구글, 테슬라, 아마존이 모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수없이 많았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로 실제 회사를 만든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테슬라의 경우에도 전기차의 필요성을 말한 사람은 많았지만, 자동차 산업과 거대 기업, 정부의 저항을 뚫고 실제로 산업을 바꾼 사람은 일론 머스크였다.
"테슬라를 만들 수 있었던 사람은 왜 한 명뿐이었을까요? 그 방정식에는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아주 희귀한 사람이 한 명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벤은 아마존의 AWS도 비슷한 사례라고 본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만든 것은 단순히 "클라우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이 아니다. 아마존은 대규모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과 고객의 문제를 직접 이해하고 있었고, 제프 베이조스는 그 지식을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마존의 성공은 온라인 서점이라는 아이디어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대규모로 시스템을 운영한 지식과 그것을 확장할 수 있는 경영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래비스 역시 우버에서 차량 호출을 시작한 뒤 음식 배달, 자율주행, 화물 운송, AI 연구로 확장했다. 하나의 거점이 성공하면 창업자의 상상력과 조직의 역량이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시작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시작점에서 얻은 지식과 경영 역량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입니다."
트래비스는 자신이 큰 부를 얻은 뒤에도 다시 작은 회사에서 시작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편안하게 사는 것보다 경기장 안에서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나는 경기장 안에서 싸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버에서 마지막으로 맡았던 전체회의에는 2만 명이 참석했지만, 클라우드키친스에 처음 합류했을 때 회사의 직원은 단 6명이었다. 그는 작은 회의실 앞에 서서 우버 시절과 똑같이 팀을 독려했다.
"마지막 우버 전체회의에는 2만 명이 있었어요. 다음 회사의 전체회의에는 6명뿐이었죠. 저는 똑같이 앞에 서서 '가자, 여러분. 해봅시다'라고 말했습니다."
직원들은 갑자기 우버 창업자가 자신들의 CEO가 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했지만, 트래비스에게는 다시 바닥에서 건물을 쌓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벤은 많은 창업자가 성공한 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 작은 팀에서 시작하는 것은 거부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꼭대기에서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건물의 기초부터 직접 다시 쌓으려 하지는 않죠. 그렇게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10. 스텔스 문화와 외부 인정의 위험
스텔스 운영은 회사가 외부의 평가보다 내부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직원들은 유명해지거나 언론에 주목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만족을 얻었다.
"회사가 외부의 지위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황이 됩니다."
트래비스는 이를 외부의 인정이 아니라 내부의 정확성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문화라고 말한다.
"외부의 인정이 아니라 내부의 올바름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스텔스의 장점입니다."
다만 스텔스에는 대가도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가족과 사회가 자랑스럽게 여겨주기를 바라는데, 비공개 조직에서는 그런 인정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
"스텔스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말할 기회를 빼앗깁니다."
트래비스는 이런 결핍이 오히려 조직에 강한 감정적 지능과 내적 결속을 길러줬다고 본다. 이제 Atoms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외부의 관심과 내부의 올바른 방향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
11. 출발점보다 중요한 것은 '왜 시작하는가'
진행자는 아마존에서 책이 출발점이었던 것처럼, Atoms에서는 음식이 출발점이었다고 말한다. 트래비스는 음식이 단순한 첫 사업이 아니라, 자신이 구상하던 디지털 제조와 디지털 부동산을 실험할 수 있는 적절한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한다.
회사의 공식 이름은 한동안 City Storage Systems였다. 스텔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지루하고 의미가 모호한 이름을 선택했다.
"City Storage Systems라는 이름은 일부러 지루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20분 뒤면 그 이름을 잊어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트래비스에게 이 회사는 단순히 식당용 주방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었다. 물리적 저장 공간과 제조 시설을 컴퓨터처럼 활용하는 실험이었다.
"내가 본 것은 디지털화된 제조와 부동산이었습니다. 물리적 세계를 위한 저장장치이자, 음식 컴퓨터였죠."
그는 처음부터 전체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한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 1%도 알지 못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만나게 될지 거의 아무것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진행하며 얻은 지식을 다른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좋은 창업자는 경험을 한 분야에만 묶어두지 않고, 여러 분야에 확장한다.
"가장 뛰어난 창업자는 배운 것을 가져와 적용 범위를 넓히고,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트래비스에게는 "어디서 시작하는가"보다 "왜 시작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어디서 시작하는지가 전부가 아닙니다. 왜 시작하는지가 중요합니다."
12.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서 문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Atoms는 앞으로 식품·광산·운송을 기반으로 더 많은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트래비스는 무작정 사업을 늘리지 않는다. 먼저 현재의 사업이 충분히 안정되고, 조직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하나의 교두보를 찾고, 그것을 번성하게 만들고, 문제의 98%를 해결할 수 있는 관리 역량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다음 새로운 일을 할 여지가 생깁니다."
그는 스스로를 문제 해결자이자 문제 창조자라고 표현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일부러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우버를 중국에서 하자"는 결정은 거대한 문제를 창조하는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중국에서 우버를 해보자'고 말하는 순간, 엄청난 문제가 하나 생기는 거죠."
그러나 문제를 만드는 속도가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보다 빠르면 조직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트래비스는 이를 수식처럼 표현한다.
"문제 창조의 증가율은 문제 해결의 증가율보다 작거나 같아야 합니다."
문제를 너무 많이 만들면 조직은 물속에 잠긴다. 이때는 새로운 사업을 멈추고 기존 문제를 해결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한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다시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문제를 너무 많이 만들면 물에 잠깁니다. 그럴 때는 문제를 더 만들지 말고, 먼저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의 역량뿐 아니라 트래비스 개인의 역량이다. 창업자가 새로운 사업에 몰입하려면 기존 사업이 자신 없이도 운영되어야 한다.
"새로운 큰 문제를 만든다면, 기존 사업에 예전만큼 세세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그 사업이 돌아가야 합니다."
13. 산업 AI와 제2차 산업혁명의 귀환
트래비스는 Atoms가 속한 새로운 분야를 산업 AI(Industrial AI)라고 부른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나 휴머노이드 로봇만을 뜻하지 않는다. 특정 산업 전체를 자동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센서, 로봇, 기계, 부동산, 물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산업 AI는 소프트웨어, 센서, 로보틱스, 기계를 결합해 하나의 산업을 자동화하는 스택입니다."
그는 '물리적 AI'라는 철학적 개념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산업별로 접근하려 한다. 음식, 광산, 운송은 각각 독립적인 산업이지만, 모두 물질을 만들고 보관하고 이동시키는 공통 구조를 갖는다.
"우리는 산업을 하나씩 선택해 자동화하고, 그 산업 자체를 완전히 바꾸려 합니다."
이 과정은 과거의 제2차 산업혁명과 닮아 있다. 카네기, 록펠러, 프릭, 포드 같은 산업가들은 철강, 석유, 자동차를 대규모로 생산하며 사회를 바꿨다. 이들은 엄청난 정치적·사회적 저항에 부딪혔고, 때로는 개인의 안전까지 위협받았다.
벤은 철강 산업가 프릭이 사무실에서 총격을 당하고도 목을 꿰맨 뒤 다시 일하러 갔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시 산업가들이 어떤 수준의 위험과 적대에 노출됐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제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데이터센터와 제조 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오랫동안 걱정했지만, 실제로 제조업이 다시 돌아오자 이번에는 데이터센터와 공장 건설을 반대하기도 한다.
"모두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몇 년 동안 말했는데, 이제 일자리가 돌아오니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트래비스는 이를 변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설명한다. 가치 있는 미지의 진실을 발견할수록 변화가 빨라지고, 변화가 빨라질수록 기존 질서는 더 강하게 저항한다.
"가치 있는 미지의 진실을 잘 찾아내면 변화가 생깁니다. 변화가 빠를수록 자연스럽게 저항도 커집니다."
따라서 기업은 혁신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신뢰를 구축하고 지지자를 늘려야 한다.
"큰 진보로 변화에 대한 저항을 압도해야 하지만, 동시에 최대한 신뢰를 쌓아 적보다 지지자가 많아지도록 해야 합니다."
14. 창업의 다음 단계는 사람과 팀이다
대화의 마지막에서 트래비스는 Atoms가 음식, 광산, 운송이라는 세 개의 거대한 산업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각각이 수조 달러 규모의 기회이기 때문에, 이제는 뛰어난 인재를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해졌다.
그가 찾는 인재는 단순히 업무를 수행하는 관리자가 아니다. 팀을 만들고, 사람을 고무시키고, 복잡한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창업자형 리더다.
"어떤 단계의 창업자든 결국 인재 확보가 게임의 핵심입니다."
그는 우버 시절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에밀 마이클과 같은 인재, 즉 전략적 거래와 사업 개발을 주도하고 훌륭한 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법무 책임자, 광산 사업 CEO, 자율주행과 고도 로보틱스 분야의 기술 리더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양한 창업자형 리더에게 자율성을 주되, 회사 전체의 전략과 문화에 맞춰 정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권한 부여는 정렬에서 시작합니다."
트래비스가 말하는 조직 운영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앞에서는 정렬하고, 뒤에서는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빌더들이 만들게 해야 합니다."
각 사업의 리더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되, 목표·전략·문화에 대해서는 일치해야 한다. 자율성을 줬다고 해서 회사 전체의 문화가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자율성을 줬다고 해서 문화가 희석되면 안 됩니다."
그는 우버가 여러 국가로 확장할 때 단순히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 그 회사의 문화와 평판도 함께 들어온다. 기술과 제품 역시 그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서로 다른 조직을 통합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제품과 기술은 문화의 반영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회사를 합치면 제품과 기술도 함께 융합해야 하고,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Atoms가 앞으로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는 기준도 결국 교두보와 관리 역량이다. 먼저 기존 사업을 안정시키고, 조직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든 뒤, 그 여유를 활용해 새로운 분야로 나아간다는 전략이다.
마무리
이 대화에서 트래비스 캘러닉은 우버 이후에도 다시 바닥에서 시작해 클라우드키친스와 Atoms를 구축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가 바라보는 다음 시대는 소프트웨어만의 시대가 아니라, AI·로봇·제조·부동산·물류가 결합해 물리적 세계 전체를 자동화하는 시대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핵심은 세 가지다.
- 어디서 시작하는지보다 왜 시작하는지가 중요하다.
- 좋은 아이디어보다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창업자와 팀이 중요하다.
-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는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
결국 Atoms의 목표는 단순히 음식이나 광산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트래비스는 제조와 물류, 부동산과 로보틱스를 하나의 컴퓨터처럼 연결해 산업 전체를 바꾸려 한다.
"우리는 산업을 하나씩 자동화하고, 그것을 완전히 변화시키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