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의 이어지는 이야기 : 태호의 Insight #30

의사결정 어떻게 하시나요? 몇 개월 전 저는 AI의 발전을 보며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웠습니다.

  1. 스마트폰은 이미 인간 장기 중 하나다.
  2. 인간은 AI에게 생각과 결정을 위임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생각과 결정을 AI에게 위임해 갈 것이다.
  3. 그 효용을 확인하기 위해 내 생각과 결정을 AI에게 부분적으로 또는 전부 위임해보는 미래를 살아보자.
  4. AI가 회사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듯 개인의 고민들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내가 지금 내리는 크고 작은 선택이 쌓여 내일을 만들어 갑니다. 내가 원하는 미래가 있다면 그에 맞춰 지금 내리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렇게 목적에 따라 의사결정의 질을 높여나가려 할 때 오늘에 집중하면서도 원하는 내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쉬운 결정은 쉽습니다. 어려운 결정도 원칙을 정해놓으면 쉬워집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고 고민되는 선택들도 남기 마련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AI를 적극 활용해봤습니다.


급하게 요청 온 미팅, 할까 말까?

예를 들어,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났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아마 전날밤 피자를 먹고 잤더니 수면의 질이 낮았나봅니다. 그런데 메일함에 캐나다에서 갑작스런 미팅 요청이 와있더라고요. 시차 때문에 미팅을 한다면 아침에 할 수 밖에 없는데 고민이 되기 시작하는거죠. 급작스럽기도 했고 제 컨디션을 고려해 거절해도 전혀 문제 없었겠지만 어떤게 더 나은 결정일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고민을 제 의사결정 AI에이전트에게 맡기고 결정해달라고 해봤습니다.

그러자 AI는 저의 몸상태, 제가 중요시 하는 가치들,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회와 비용들을 고려하여 미팅을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단 30분 상한으로 말이죠.

이 리포트를 보는 순간 이 미팅을 할까 말까 하던 고민이 단번에 사라졌습니다. 이 제안대로 하면 되겠다고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고민의 영역에 있던 의사결정이 해결의 형태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왜 이 제안을 보는 순간 바로 납득하고 고민하는 에너지 낭비 없이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을까요. 이 DAG의 노드와 엣지가 제 건강+일상+업무+주변 데이터와 N-of-1 실험들에서 도출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과관계 모듈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수면, 얼마나 언제 자야 가장 좋을까?

수면에서도 같은 접근을 해봤습니다. 몇 년 동안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쌓아온 데이터의 덕을 여기서 봅니다. 저는 제 업무강도와 운동강도를 고려했을 때 7시간30분에서 8시간30분은 자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특히 자정이 넘기 전에 잠에 들어야 회복과 퍼포먼스에 좋습니다.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한 시간대는?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님은 심박수, 혈당, 혈압 등 건강을 체크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때를 찾는다고 합니다. 생체실험을 통해 언제 의사결정을 하면 가장 좋을까를 봤고 몇가지 건강 수치가 나올 때의 의사결정이 가장 명료했다면서요. 대우증권 때도 그 수치가 왔을 때 3시간을 집중한 뒤 인수가격을 결정했다죠.

저도 비슷한 접근을 해봤습니다. 저의 신체 신호들과 생활 패턴을 봤을 때 오전 8시 부터 11시까지가 의사결정 하기 좋은 시간인데, 그중에서도 7시 30분에 커피 마시고 8시 부터 9시 30분 까지가 최고입니다.

제가 어떤 아침 루틴을 수행했을 때 이것이 극대화 되는지도 알려주고요.


퍼포먼스 저하 없는 체중 감량?

매일하는 운동이지만 저는 자전거를 더 잘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태어나길 경륜 선수처럼 짧고 굵은 스프린트에 강한 몸을 갖고 있지만, 남의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다고 업힐 클라이밍도 잘하고 싶거든요. 이를 위해서는 체중 감량이 필수적인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인과 위주로 도출된 나의 체중 감량 제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한 끼에 너무 큰 섭취를 하지 말 것.
  2. 충분한 단백질과 식이섬유 섭취. 당분 대비 식이섬유 섭취가 3배 이상 되도록.
  3. 지방과 탄수화물 조절. 파스타는 강한 라이딩 전후 연료로.
  4. 18시 전에 식사 마무리.

'지방 감량 + 회복 + 성능'이라는 운영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나의 주효한 선택이 이 4가지라는 것인데 무릎을 탁 쳤습니다. 경험적으로 나는 이렇게 살았을 때 가장 에너지 넘치고 만족스러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것이 데이터로도 뒷받침되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물론 이런 경우 선택편향이 섞였을 수 있으니 적절한 실험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개인도 이제 모든 의사결정의 질을 높여보자

저는 요즘 저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모든 의사결정들을 이렇게 질문하고 분석하고 예측하고 실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미 인과 모듈이 구축된 부분에서는 굳이 그걸 다시 고민할 필요 없이 그 위에서 더 큰 단위의 고민을 이어나갈 수 있고, 내가 지금 내려야 하는 선택들에 대해 반사실에 근거하여 후회 최소화 및 기회 창출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폭이 넓어지더라고요.

이런 인과 DAG 기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는 원래 제가 다니던 회사들에서 쓰던 방식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서비스/제품의 가격이나 프로모션에 쓸 비용을 정한다고 해보죠. 실험플랫폼에서 확인된 크고 작은 인과들을 기반으로 DAG를 그려 여러 선택을 시뮬레이션하여 이를 결정합니다.

IT회사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지만 데이터를 모으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인프라와 인건비도 비쌌으며 데이터 과학에 대한 문해력도 요구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인 단위까지 널리 퍼지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이제 웨어러블 디바이스 + AI/LLM/에이전트가 이 어려운 지점들을 다 해결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애플워치를 차고 생활한지 5년 되었고 모든 먹는 것을 로깅한지 1년 되었습니다. 제가 들어가는 대다수의 미팅은 녹취 후 요약하고 있고,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업무는 Claude Code와 Codex로 수행되기에 그 업무 세션 정보들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이동과 운동과 제 고민과 가족 고민과 주변 고민 등 라이프 로그도 캘린더 일정에 데이터베이스처럼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개인의 의사결정 파이프라인 구축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라고 봅니다. 내가 고민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인과를 얻기 위해 어떻게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고 복리로 모듈화 할지 정도가 필요한데 이건 지난 10년 이상 저의 전문성이었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제가 돌아보니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변인통제 하듯 살고 있었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고요.


AI는 당신이 잘하는 것을 가속한다

이번 글을 쓰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AI는 이미 모든 것을 잘하고 있구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확실히 알면 그걸 가속할 수 있는 최고의 툴이구나' 라고요. 이걸 Capability Overhang 이라고 하던가요? 제가 AI를 통해 가장 잘하고 있는 일들은 이미 AI가 없었을 때도 제가 관심있고 잘하고 싶어하던 것들이더라고요.

저는 데이터를 통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쌓아가는 것에 관심과 업력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씬에 있으면서 깨달은게 있습니다. 잘되는 스타트업은 하루 아침에 큰 의사결정 하나 잘내려서 되는게 아니라, 나쁘지 않은 의사결정을 꾸준히 쌓아왔기에 된다는 것을요. 그게 작지만 점차 복리로 쌓이다가 어느 순간 운을 만나면 상승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꼭 하룻밤의 성공처럼 보인다는 걸요.

Wealth + Health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고 더 나은 삶은 살고 싶다면 성공하는 스타트업 처럼 살아보길 권해봅니다. 물론 저는 스타트업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은 사람이기에 확증편향이 있습니다. 제가 살아온 길이 맞는 길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사실 있기도 하거든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AI가 나온 지금, 개인 또는 회사 차원에서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좋은 의사결정을 쌓아나가고 싶다면 여기 댓글이나 DM 통해 연락주세요. 컨설팅 해드리러 갑니다. 서로 잘하는 것을 나누는 것도 좋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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