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화는 Altos Ventures가 말하는 '고슴도치형 창업가'의 특징과 이들을 알아보는 방법을 돌아봅니다. 고슴도치형 창업가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에 오랫동안 몰입하면서도, 그 문제를 더 잘 풀기 위해 제품과 사업 방식은 계속 바꾸고 배워 나가는 사람입니다. 투자자들은 창업가의 진짜 성향이 시간이 흐르고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드러난다고 말하며, 장기적인 여정에 함께할 파트너가 되려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1. 고슴도치라는 생각이 시작된 배경
진행자 브리트니 하거스트는 Altos Ventures의 투자자 관계 업무를 맡고 있으며, 투자팀의 호 남, 딜런 크라스노고르, 캐시 앤더슨과 함께 고슴도치형 창업가에 관한 대화를 시작합니다. 호 남은 20년 전 고슴도치에 관한 블로그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합니다.
그 출발점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마하를 찾았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주주총회에 다닌 사람들을 만나고,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를 관찰하며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 살펴봤습니다. 특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을 만큼 성공한 버핏이 거의 70세가 되어서도 매일 출근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버핏은 25살 이후로 돈을 벌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었는데, 거의 70살이 되어서도 매일 일하러 가는 게 신나서 춤을 춘다고 말하잖아요. 도대체 무엇이 그에게 그렇게 큰 기쁨을 주는 걸까요?"
그 질문은 월마트를 만든 샘 월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호 남은 샘 월턴이 수십 년에 걸쳐 회사를 키우면서 무엇에서 기쁨을 얻었는지 생각했고, 그런 창업가들을 고슴도치형 창업가라고 부르며 실리콘밸리의 '여우와 고슴도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데 지쳐 결국 블로그 글로 정리했다고 하자, 동료들은 웃으며 "반복해서 말하기 싫어서 글을 썼다"는 설명을 받아넘깁니다.
2. 고슴도치형 창업가의 핵심 특성
딜런은 고슴도치형 창업가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통으로 눈에 띄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첫째는 어떤 문제를 자신의 삶의 일로 삼아 오랜 시간 붙들 수 있게 하는 깊은 동기입니다. 목적의식이나 집요한 관심, 열정이 있어야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장애물을 견딜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수십 년 동안 만들어서 삶의 일로 만들려는 깊은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마주칠 장애물을 지나가려면 그런 목적의식과 집념, 열정이 필요해요."
둘째는 창업가 자신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과 적응의 능력입니다. 시장과 기술, 사업 환경은 변하기 때문에 한 가지 사업을 오랫동안 이어가려면 창업가도 달라져야 합니다. 다만 적응은 방향을 잃은 채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캐시는 제품이나 수익 모델, 심지어 회사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창업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를 더 깊이 해결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입니다.
"제품은 바뀔 수 있고 수익 모델도 바뀔 수 있어요. 회사 전체가 달라질 수도 있죠. 하지만 시간이 쌓이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풀고 싶었던 문제와 제품을 더 깊이 발전시키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즉, 핵심 문제에 대한 헌신은 유지하되 해결 방법은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고슴도치형 창업가의 중요한 모습입니다.
3. 여우형과 고슴도치형을 가려내는 법
고슴도치와 대비되는 유형은 '여우'입니다. 캐시는 여우형 창업가가 투자자나 시장이 듣고 싶어 하는 말에 자신을 맞추기도 해서, 처음에는 진짜 성향을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말뿐 아니라 과거의 행동과 선택을 살펴봅니다. 힘든 시기에 회사를 떠나려 했는지, 혹은 유행하는 새 기회에 계속 관심을 옮겼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딜런은 또 다른 위험으로 단기적인 성장에 대한 산만한 집착을 듭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능 하나만 추가하면 매출이 크게 뛸 것이라는 기대에 빠져,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던 문제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고슴도치형 창업가는 눈앞의 성장 기회에 매번 끌려가기보다, 문제를 어떤 단계로 풀어가고 있는지 살핍니다.
"무엇이 창업가를 산만하게 만드는지 봅니다. 매출을 두 배로 만들어 줄 기능 하나에만 몰두하며 단기 성장에 매달리는지, 아니면 문제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하는지 말이죠."
호 남은 이 철학을 창업가에게 억지로 설득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Altos가 어떤 투자자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그 관점에 공감하는 창업가와 그렇지 않은 창업가가 자연스럽게 나뉜다는 것입니다. 딜런도 어떤 창업가에게는 설명이 전혀 와닿지 않지만, 어떤 창업가는 블로그 글을 읽고 "마치 내 언어를 쓰는 사람을 만난 것 같다"고 반응한다고 덧붙입니다.
4. 시간이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
호 남은 링컨의 말을 빌려, 일부 사람을 한동안 속일 수는 있어도 언제까지나 모두를 속일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진짜 성격과 기준이 드러납니다. 창업가가 자신의 삶의 일이라고 여기는 것을 추구하는 과정은 단지 사업을 세우는 여정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영적인 여정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큰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동시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발견해 가는 여정입니다. 사람은 그 과정에서 시험을 받고, 결국 자신이 진짜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됩니다."
오늘날 창업가들은 더 젊은 나이에 시작하고, 회사의 성장과 투자 유치도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딜런은 이런 속도 변화가 있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투자자는 창업가와 1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여정에 함께하고 싶은지 판단해야 하며, 충분한 가능성과 확신이 있다면 먼저 관계를 맺고 그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지는지 시간을 두고 살펴야 합니다.
특히 젊은 창업가가 이미 무엇을 평생의 일로 삼을지 확실히 알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투자팀은 그동안 오랫동안 몰입해 본 경험이나, 한 가지 일에 꾸준히 매달린 흔적, 독특한 성취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그렇더라도 세 번째 만남만으로 누군가를 완성된 고슴도치형 창업가라고 단정하지 않고, 앞으로 그 특성을 보여줄 '고슴도치 잠재력'이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처음부터 누군가가 정말 그런 사람인지 알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고슴도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앞으로 10년 동안 그 잠재력을 펼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를 찾습니다."
5. 첫 만남에서 살펴보는 신호와 어려운 시기의 선택
캐시는 창업가를 처음 만났을 때 주의 깊게 보는 신호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는 창업가가 얼마나 사소하고 지루해 보이는 세부 사항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입니다. 고객이 직접 말로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고객의 작업 흐름을 깊이 이해해 필요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여우형 창업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능할 수 있지만, 고슴도치형 창업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작아 보이는 한 가지 문제를 한 시간 동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지나쳐 버리는 것을 무엇으로 알아차리는지가 중요해요. 고슴도치형 창업가는 모두가 너무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오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진심 어린 관심과 배려입니다. 호 남의 옛 블로그 표현을 빌리면, 어떤 문제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즉 '진심으로 신경 쓰는 법'을 익히는 태도입니다. 이런 마음은 고객 지원, 영업, 운영, 재무 등 조직 곳곳에 퍼질 수 있습니다. 캐시는 진정한 관심은 조직이 커져도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신호라고 봅니다.
셋째는 일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지입니다. 시장이나 시점 같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만 탓하는지, 아니면 자신이 배우고 바꿀 수 있는 부분부터 살피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는 Altos의 또 다른 글에서 강조하는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기'와도 연결됩니다.
투자팀은 창업가가 힘든 시기를 겪는 것을 무조건 나쁜 신호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움이 한 번도 없었다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사람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흔들렸더라도 창업가가 그 시기를 버텨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기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더 잘 알게 됩니다.
과거의 의사결정 역시 중요한 평가 자료입니다. 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채용했는지, 그 선택이 단기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려는 것이었는지를 살펴봅니다. 창업자 겸 CEO가 내린 결정들이 모여 회사의 방향을 만들기 때문에, 투자자는 창업가가 선택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언어와 사고방식까지도 주의 깊게 듣습니다.
6. 투자자가 제공하는 가치와 장기적 동행
호 남은 고슴도치형 창업가가 반드시 Altos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창업가는 투자자의 도움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다만 이들이 Altos에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일관성입니다. Altos는 장기적인 관점과 사명에 머무르는 일을 고집스럽고 끈질기게 강조합니다.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른 조언을 반복해서 전하기도 하고, 그 조언이 창업가가 자신의 판단을 믿도록 돕기를 바랍니다.
딜런은 Altos의 '딜 챔피언' 역할을 회사의 성공을 자기 공으로 돌리는 자리로 이해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잘될 때 성과를 자랑하는 것보다, 회사가 힘든 시기에 창업가 곁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회사가 잘될 때 얼마나 도움을 줬는지를 내세우기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창업가 곁에 있어 주는 것.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챔피언의 역할입니다."
창업 여정에는 어려움이 필연적으로 따르므로, 투자자는 사업 조언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창업가가 기대고 싶을 때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7. 오래 이어지는 창업가와 고슴도치형의 사례
20년 동안 이 철학에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묻자, 호 남은 고슴도치형 창업가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합니다. 그는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을 예로 들며, 젠슨 황이 33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왔고 과거에도 고슴도치였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말합니다. 엔비디아 이사회에서 오랫동안 함께해 온 핀치 콕스와 마크 스티븐스 역시 같은 장기적 여정에 참여한 고슴도치형 투자자의 사례로 언급합니다.
호 남이 가장 좋아하는 본보기는 샘 월턴입니다. 그는 샘 월턴을 위대한 기업가일 뿐 아니라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아간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가족이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을 만큼, 그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해냈습니다.
Altos 포트폴리오 안에서는 로블록스 창업자 데이비드 바주키를 대표 사례로 꼽습니다. Altos는 그와 18년 동안 함께해 왔습니다. 호 남은 2006년에 고슴도치에 관한 블로그 글을 게시했고, 2008년에야 그에게 투자했지만, 그를 만났을 때는 이미 글에서 묘사했던 인물과 만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합니다.
딜런은 캐나다의 '카바나'라고 할 수 있는 중고차 기업 클러치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사이블을 고슴도치가 되어 가는 사람으로 소개합니다. 사이블은 25살에 회사를 시작해 직접 개인 고객의 집을 찾아가 중고차를 판매했습니다. 회사는 여러 차례 오르내림을 겪었지만, 그는 창업 9년이 지난 뒤에도 "아직 초반"이라며 앞으로 만들 것이 많다고 말합니다. 딜런은 성공하려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오랫동안 계속 게임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그에게서 배웠다고 합니다.
캐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슈퍼앱 토스를 만든 창업자 겸 CEO 이승건을 이야기합니다. 이승건에게서 배운 점은 고슴도치의 집념이 단순한 고집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구분하며, 필요하면 계속 변화해야 합니다. 토스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바꾸어 왔지만, 이승건은 10년이 지난 뒤에도 "왜 돈을 관리하는 일처럼 기본적인 것이 이렇게 어려워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놓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건 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무엇을 붙들고 무엇을 바꾸며 무엇을 계속 바꿔야 할지 아는 거예요."
8. 고슴도치형 창업가에게 남기는 말
마지막으로 호 남은 고슴도치형 창업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를 꼽습니다. 창업가는 자신이 미친 사람처럼 느껴지거나, 세상이 모두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동안 혼자만 기회를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많은 돈을 모으고 남들처럼 행동하라고 해도, 자신의 본능이 그 길이 맞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호 남은 그런 창업가들에게 자신의 판단을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하라고 권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자신의 직감을 따르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계속하세요."
대화는 앞으로도 또 20년 동안 고슴도치형 창업가를 찾아 나가자는 말로 마무리됩니다. 이 영상이 강조하는 핵심은 오래 지킬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은 계속 바꾸며, 진짜 성향은 시간과 어려움 속에서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