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4년 등장하여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불교 크리에이티브 집단' 해탈컴퍼니의 성공 비결을 다룹니다. 특히 1995년생 주여진 대표가 불교를 놀이처럼 배운 성장 과정과,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불교 문화를 재해석하여 '힙불교'의 상징이 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해탈컴퍼니는 불교 밈 굿즈 제작, 불교 음악 밴드, 페스티벌 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비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로운 불교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1. 무감각의 시작
불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해탈컴퍼니는 2024년에 등장한 '불교 크리에이티브 집단'이에요. 이들은 불교를 주제로 다양한 재미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불교 밈(meme) 굿즈 제작부터 불교 음악 밴드, 그리고 페스티벌 기획까지, 그야말로 '재밌어 보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하고 있죠. 😮
특히 2024년 불교박람회에서는 "깨닫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로 엄청난 반응을 얻었고, 2026년 4월 불교박람회에서는 데님 승복바지로 '오픈런' 현상까지 만들어냈다고 해요. 👖 김민지 마인드디자인 대표님도 해탈컴퍼니가 "불교박람회가 '힙하다'는 반응을 얻게 한 공신"이라고 극찬하셨답니다. 이렇게 젊은 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해탈컴퍼니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데요, 1995년생 주여진 대표님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주여진 대표님은 인터뷰 시작부터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오늘 인터뷰 잘 부탁드려요!"라고 외치셨다고 해요.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차분한 불자(佛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게, 양 갈래로 땋은 머리에 해탈컴퍼니의 흰색 티셔츠를 입고 계셨대요. 그 티셔츠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죠.
"그냥 존재하는 님들아 오늘도 인생에 어떤 의미부여를 하지 마시고 그냥 살면서 즐건하루 보내세여"
이 문구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불교의 진리를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인생무상(人生無常)이니, 삶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을 이렇게 유쾌하게 표현한 거죠. 해탈컴퍼니의 활동은 모두 이런 식으로, 웃고 즐기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불교에 스며들게 하는 매력이 있답니다.
2. 스님이 된 아빠에게서, 불교를 놀이로 배우다
주여진 대표님은 어린 시절을 절에서 보냈다고 해요.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는 충북 음성의 작은 암자에서, 고등학생 때는 강원도 원주의 작은 법당이 있는 집에서 지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아버지인 태현 스님이셨기 때문이에요. 👨👧👦
아버지는 주 대표님이 8살, 남동생이 6살일 때 다시 출가(出家)하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출가란,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세속을 떠나 수행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말해요. 반대로 환속(還俗)은 승려의 신분을 벗고 다시 세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하죠.
태현 스님은 일반적인 스님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고 해요. "세속에서 수행하는 것이 '깨달음과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여기셨기에, 산속에서 수행하는 대신 결혼하고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을 택하셨죠.
"아버지는 '보통 스님'은 아니었어요. 세속에서 수행하는 게 '깨달음과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 여겼거든요. 그래서 산속에서 수행하지 않으시고, 결혼하고 가족과 함께 사는 걸 택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강요하지 않으셨다고 해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강요로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대신 주 대표님은 불교를 마치 놀이처럼 배웠답니다. 🎸 아버지가 경전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 기타를 치며 불러주시거나, 불교 용어를 활용한 유머를 자주 주고받으셨다고 해요.
예를 들어, "마하반야(摩訶般若)는 말하자면 '개 큰 지혜'라는 뜻"이라고 알려주시거나, 남매가 각자 할 일이 있을 때 "각각등보체(各各等保體)로 하세요"라고 말씀하셨죠. 여기서 각각등보체는 사찰에서 불공을 드릴 때 쓰는 말로, 저마다의 존재와 그 외 모든 존재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뜻이라고 해요.
"저희 아버지 스님이 정말 유쾌하고 재밌는 분이거든요. 평소에 심각한 얘기를 하지는 않으세요. 하지만 제가 고민이 있을 때면, 불교의 가르침을 섞어 해답을 주시곤 하죠. 반면에 수행할 땐 정말 '용맹정진(勇猛精進)'하세요. 아버지가 방에서 참선하실 땐 집이 아주 고요해져요. 그런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덕분에 어릴 적부터 저한테 불교란 '힙하고 재밌는 것'이었죠."
이렇게 아버지를 통해 불교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접하며 자란 주 대표님에게는, 불교가 늘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3. 아무것도 하지 않음도, 쓸모 있다
'유쾌한 스님'을 아버지로 둔 삶이 늘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었대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상처받을 때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 "스님이 왜 결혼을 해?", "무슨 스님이 자식이 있어?" 같은 질문들을 받으며 밖에선 아버지를 아버지라 마음껏 부르지 못하고 홍길동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아버지가 주 대표님을 '수양딸'로 소개한 적도 있었다고 하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스님이 왜 결혼을 해?', '무슨 스님이 자식이 있어?' 같은 질문을 받곤 했어요. 그래서 밖에선 아버지를 아버지라 마음껏 부르지 못하고, 마치 홍길동처럼 지냈죠. 한번은 아버지가 저를 '수양딸'로 소개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 상처받았죠."
이러한 독특한 정체성 때문에 오히려 자랄수록 소심해지고 '튀지 않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고 해요. 심지어 수업 중에 궁금한 게 생겨도 질문하지 않고, 친구들과 메뉴를 정할 때도 늘 선택권을 남에게 넘길 정도였다니, 얼마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2019년 대학 졸업 무렵, 주 대표님은 큰 혼란에 빠졌어요. "남들 눈치만 보다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죠. 졸업 직후 6개월 계약직으로 회사에 들어갔지만, 이때 "사무직이 너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퇴사 후에는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나는 왜 남들처럼 살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부끄러워 방 밖으로 나가지 못 하게 됐어요. 제가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꼈죠."
무려 2년간 거의 "침대에 누워 잠만 자던" 주여진 대표님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도 바로 아버지였다고 해요. 어느 날 스님께서 주 대표님에게 "연구자"라고 부르셨고, 무슨 말씀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자 "오늘도 침대 연구 많이 하셨어요?"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
"하루는 스님이 저한테 '연구자'라고 하시는 거예요. 무슨 말씀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자 '오늘도 침대 연구 많이 하셨어요?'라고 하셨죠. 그 말이 웃기면서도 묘하게 위로가 되는 거예요. '잉여 인간'이 된 것 같아 자책스러웠는데, 어쨌든 이것도 뭔가를 '연구'하는 일이라고 해주신 거잖아요. 그게 제 생각을 전환시켰죠."
이 한마디가 주 대표님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 거죠. '잉여 인간'이 된 것 같아 자책했던 마음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면서 큰 위로를 얻었다고 해요.
불교 티셔츠에서 재능을 발견하다
스님의 유머러스한 위로 덕분에 주여진 대표님은 '내가 만들어낸 생각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되었어요. 불교에서는 이를 '깨달음'이라고 하죠. 이때 처음으로 깨달음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
"사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었어요. '뭘 하든 간에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했던 거죠. '나는 완벽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단 그냥 뭐든 해보자'라는 마음을 품게 됐어요."
그렇게 '일단 그냥 뭐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불교박람회 부스 기획이었어요. 2023년 3월, 아버지를 도와 실담범자연구회 소속으로 불교박람회에 참여하여 범어(梵語, 산스크리트어)의 가치를 알리는 부스를 꾸미게 됩니다.
주 대표님은 범어를 말로 설명하는 대신, 티셔츠에 옮겨 보여주기로 했어요. 원데이 클래스로 실크스크린(실크 망사 틀 위에 잉크를 붓고 밀대로 밀어내어 모양을 찍어내는 수공예 인쇄 기법) 기법을 배우고, 지혜를 뜻하는 범어 '반야' 손 글씨를 티셔츠 위에 직접 찍어냈죠. 🎨
"사람들은 범어를 '어려운 글자'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 눈엔 멋진 문양처럼 보였죠. 이걸 티셔츠에 찍어낸다면, 범어가 '힙한 디자인'으로 느껴질 것 같았어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제가 만든 티셔츠를 신기해하며 구매했어요. 이때 처음 알았어요.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걸, 함께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비로소 내 집을 찾은 것 같더라고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여기에 있겠다' 싶었죠."
사람들은 범어가 새겨진 티셔츠에 신기해하며 구매했고, 이때 주 대표님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비로소 자신의 재능과 길이 어디에 있는지 찾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해요.
4. 말장난 속 '깨달음'을 넣어, 중생들의 마음을 얻다
불교의 단어를 힙하게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반응한다는 것을 깨달은 주여진 대표님은, 2024년 4월 더욱 파격적인 시도를 합니다. 바로 불교의 가르침을 '말장난'으로 번역하여 티셔츠에 담는 것이었죠. 👕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렵기만 한 게 아니라, 재밌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풀어내면 재밌겠다 싶었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깨닫다!" 티셔츠예요. 2018년부터 유행하던 '즐겁다' 밈을 활용한 것이죠. 돋움체로 '즐겁다'가 적힌 빨간 타원이, 안 즐거워 보이는 소년의 얼굴 위에 놓여 유행한 밈인데, 이를 불교식으로 재해석한 거예요.
얼핏 보면 대충 만든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허를 찌릅니다. 타원 대신 뾰족뾰족한 강조형 말풍선을 사용해 '깨달음의 충격'을 표현했고, 느낌표는 말풍선 바깥으로 살짝 튀어나오게 해 "틀을 깨뜨리고 나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죠.
"고정관념이 깨질 때, 우리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요. 즉,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하죠. 이걸 표현하기 위해 글자의 위치를 말풍선 중앙이 아닌 살짝 옆쪽으로 놓았어요. 느낌표는 튀어 나가게 했고요. 말풍선의 모습도, 만화 속에서 무언가 깨질 때 보여지는 효과가 떠오르게끔 했어요."
또한, '중생(衆生)'이라는 불교 단어를 밈으로 만들기도 했어요. 하트 모양 속에 "중생아 사랑해"라는 문구를 새겨, 마치 연예인의 팬이 플래카드에 'OO아 사랑해'라고 적는 것처럼 표현했죠. 이 문구에는 주 대표님의 깊은 해석이 담겨 있어요. 사실 '중생'이라는 표현은 불교에서 '깨닫지 못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가 많았거든요.
"절에 다니는 어르신들한테 '중생'이라고 하면 되게 싫어하실 거예요. 그런데 사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일컫는 말이 '중생'이기도 하거든요. 요즘 스스로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는 중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불교에서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살생(殺生)과도 같다'고 가르치거든요."
이러한 진심이 담긴 티셔츠는 2024년 불교박람회에서 대히트를 쳤어요. X(구 트위터)에서 "불교박람회의 힙한 옷"이라며 바이럴이 되었고, 준비해 둔 티셔츠는 첫날부터 동이 났죠. 200여 명의 사람들이 예약 주문을 걸고 갈 정도였다고 해요.
"주문을 처리하려고 불교박람회 나흘 내내 밤을 새웠어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했죠. 이때 알게 됐어요. '내 적성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있다'는 걸. 불교엔 '연기설(緣起說)'이란 있어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므로 저것이 생겨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죠. 즉, 모든 게 연결돼 있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때, 저 또한 행복해질 수 있는 거죠."
불교박람회가 끝난 직후, 주 대표님은 '중생들의 해탈(解脫)을 목표로 하는 회사'이자 '함께 해탈을 향해 나아가는 동료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해탈컴퍼니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당시 그의 나이 30살이었죠. 🚀
5. '21세기형 부처님'을 떠올리며, 경험을 설계하다
해탈컴퍼니는 순식간에 '힙불교'의 중심이 되었고, 주여진 대표님은 불교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번뇌 닦이는 수건', '번뇌삭제' 키캡 키링 등 다양한 불교 굿즈를 쏟아냈죠.
하지만 해탈컴퍼니가 단순한 굿즈 회사로만 머물렀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졌을지도 몰라요. 주 대표님은 3년째 그 기세를 더욱 키워오고 있는데, 그 비결은 굿즈를 넘어서는 경험 설계에 있답니다. 💡
① 업보세탁소: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불교를 보여주다
요즘 불교가 2030세대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를 품는 종교'이기 때문이에요. 해탈컴퍼니는 이 점을 정확히 파고들어, '요즘 20대가 관심 갖는 사회 이슈'와 불교 철학을 연결했어요.
대표적인 예가 2024년 7월에 열었던 팝업 스토어 '업보세탁소'예요. 홍대선원(홍대의 템플스테이형 게스트하우스)의 세탁방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기후위기 시대에 쌓은 업보를 청산해 주겠다"는 컨셉을 내세웠죠. ♻️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샀다가 잘 안 입게 되는 옷들을 가져와 '불교 코어'로 변신시켰어요. '수행중', '부처가되', '야, 너두 불자 될 수 있어' 같은 문구가 적힌 와펜을 골라 옷 위에 붙였죠. 여기서 '부처가되'는 덕심을 표현한 밈인 '엄마가되'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부러 맞춤법을 틀리게 쓰는 방식이에요.
"누구나 환경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은 거죠. 새 옷을 사면서 어쩔 수 없이 '환경적 업보'를 짓게 되고요. 저는 이렇게 쌓은 죄책감을 세탁시켜 주고 싶었어요. 잘 입지 않는 옷을 버리기보단 리폼하면? 그 과정에서 '선업(善業)'을 쌓는다는 감각도 얻을 수 있을 거라 봤죠."
버려질 옷을 리폼하며 '선업'(불교에서 착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를 뜻하는 말)을 쌓는다는 감각을 제공함으로써, 환경 문제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고 긍정적인 경험을 선물한 것이죠.
② 팝업 스토어: 대형 쇼핑몰 한복판의 '너저분한 바자회'
'불교' 하면 떠오르는 풍경은 보통 깊은 산속, 고즈넉한 산사, 목탁 소리, 은은한 향냄새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해탈컴퍼니는 2026년 1월, 정반대의 풍경을 설계했어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누구나 편하게 놀러 올 수 있는 시끌시끌한 팝업'을 연 거죠. 🛍️ (불교 브랜드 '아미울'과 함께 열었다고 합니다.)
행사장은 마치 '너저분한 바자회' 같았어요. 흰 직사각형 테이블 위에 키링과 스티커 같은 굿즈가 놓여있고, 우유 박스로 만든 선반엔 수건과 티셔츠가 편하게 올려져 있었죠. 가격표마저 슈퍼에서 할인 표시할 때 쓰는 뾰족한 말풍선 종이에 매직으로 손수 가격을 적어넣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심지어 태현 스님께서 '2026 대박 기원 캐리커처'를 그려주시던 체험형 부스는 '버려진 택배 상자'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상자를 집 모양으로 이어 붙이고 가운데 하트 모양의 구멍을 내서, 스님과 손님들이 그 구멍을 통해 서로 마주 보며 소통하게 했죠. 💬
이렇게 기획된 팝업 스토어는 8일간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어요. 도심 한복판에서 '시장통' 같은 불교 팝업을 만든 이유에 대해 주 대표님은 "그게 가장 불교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2600년 전에 오신 부처님은 화려한 '왕자'의 신분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다양한 사람들과 허물없이 어울리셨거든요. 저는 그 모습이 '힙하다'고 생각해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간 거잖아요. 만약 저희가 큰 규모의 팝업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갖춰진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 재미없었을 거예요. 불교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면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고요. 그래서 일부러 힘을 빼고, 따로 출입구나 가림막 같은 것도 만들지 않았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교 팝업'이어도 부담 없이 들렀다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 거죠. 이런 저희만의 '날것의 감성'을 보고, 사람들은 '힙하다'고 반응했죠."
부처님이 왕자의 신분을 내려놓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렸던 모습처럼, 해탈컴퍼니도 꾸밈없는 '날것의 감성'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고, 이것이 오히려 '힙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죠.
6. 불교 브랜드가 '선 넘는' 장난치는 이유
해탈컴퍼니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편하게 놀러 올 수 있는 불교 경험'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해요.
오는 5월 30일에 열릴 불교 페스티벌, '부처님 오신 날 애프터 파티' 기획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요. 서울 종로 법륜사에 불교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을 모아 마켓을 열고 밴드 공연도 올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불(灌佛, 아기 부처님상을 깨끗한 물로 씻기는 의식) 등의 불교 문화도 체험하게 할 계획이죠. 🥳
이 파티의 이름은 무려 "불~나좋아 페스티벌"이에요.
"처음에 생각했던 이름은 '부처님 가지 마 페스티벌', 줄여서 '부가페'였어요. 그런데 사실 부처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거든요. '가지 마'라고 하니 왜인지 슬픈 느낌도 들고요. 그래서 신나고 기분 좋은 이름을 떠올려봤어요. 그러다 나온 게 '불~나좋아 페스티벌'이에요. 누구나 마음속엔 부처님이 계시거든요. '내 안에 있던 부처님이 나올 정도로 좋고 행복하다'는 뜻을 담았죠."
비속어가 연상되는 이름에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도, 이런 '선 넘는 장난'을 불교계 어르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졌어요. 주 대표님은 놀랍게도 "사실 그 이름은 태현 스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답니다!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건 마음이 지어내요. 우리는 쓰는 언어대로 생각하게 되거든요. 비속어나 욕설을 좀 더 긍정적인 느낌으로 바꿔봤을 때, 달라지는 마음가짐이 있을 거라 봤어요. 그래서 스님께서 '앞으로 뭔가를 강조할 땐 불나라는 단어를 써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거기에서 얻은 아이디어죠."
주 대표님은 나아가 "불교 브랜드가 오히려 선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선을 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메시지가 타인에게 침투하기 위해선, 암묵적으로 지키고 있던 선을 넘고 틀을 깨야 해요. '진지한 종교'였던 불교를 밈으로 풀어내며, 다양한 사람들과 가까워진 것처럼요. 사실 선을 지키는 것보다 넘는 게 더 어려워요. 저 또한 제 안에 있던 부처님에 대한 고정관념을 계속 깨야 하니까요. 제게도 매번 수행이죠."
선을 넘는 것이 곧 변화와 소통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며, 이것 또한 자신에게는 매번 새로운 수행이라고 말하는 주 대표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다
'불~나좋아 페스티벌'을 앞두고 해탈컴퍼니 팀원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또 있어요. 바로 '불교 록밴드'인데요, 원효대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해골물 밴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
재미있는 점은, 다섯 명의 구성원 중 악기 전공자는 단 한 명뿐이라는 거예요! 그럼에도 이들은 용감하게 5월 30일 데뷔를 앞두고 있으며, 해탈컴퍼니에서 수행시키고 있는 'AI 보살'이 만든 '관세음보살'이라는 곡을 들고 무대에 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
"당연하게도 그런 우리의 모습이 완벽하진 않을 거예요. 부족하고 빈틈이 많겠죠.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해요. '불완전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저희를 보며 '저렇게 얼렁뚱땅했는데 괜찮네, 이게 되네'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거 아니에요? 사람들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무기력해지지 말고, 어설프더라도 도전하며 인생에서 재밌는 시간을 쌓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 모습이 부끄러워 방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20대의 저 자신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주 대표님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도전하는 모습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처럼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어요. 이는 20대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
마무리
처음에는 해탈컴퍼니가 단순히 '웃기고 힙한 브랜드'라고 생각했지만, 주여진 대표님과의 3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제 마음속에 남은 단어는 바로 '자비'였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기다려주고, "있는 모습 그대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바로 자비가 아닐까요? 💖 롱블랙 피플 여러분, 오늘은 자기 자신에게 자비로운 하루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면 이 노트를 공유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